[아주 정확한 팩트체크] ​노르웨이 '코로나 사태 종식' 선언, 정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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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1-06-07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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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역 책임자급 인사 '트위터'로 떠들썩..."잔불에도 큰불은 잡았단 의미"

  • 노르웨이 정부, 아직 입·출국 제한 중...전 세계 확산세 잡아야 완전 종식

북유럽 국가인 노르웨이에서 자국의 코로나19 사태가 종식했다는 발언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노르웨이에서 코로나19 사태 대응을 주도하는 보건 책임자 중 하나인 프레벤 아비스트랜드가 이날 아침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노르웨이에서 코로나19가 끝났다"는 말을 남겼다고 전했다. 

아비스트랜드는 노르웨이 보건복지부 소속 '노르웨이 공중보건연구소(NIPH·노르웨이어로는 FHI)'의 감염통제·환경건강본부 소속 수석 의사다.
 

6일(현지시간) 프레벤 아비스트랜드의 트위터. [사진=트위터]


이날 아비스트랜드는 트위터에 2020년 9월 이후 노르웨이의 코로나19 감염증으로 인한 입원자 추이를 나타낸 그래프를 첨부하고 "이것이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유행)이었다"면서 아래에는 노르웨이의 일간지 'VG'와의 대담 기사를 첨부했다.

같은 날 보도된 VG에서 아비스트랜드는 "(트위터에선) 약간 강하게 말하긴 했지만, 노르웨이에서 코로나19 확산세는 마지막 단계에 와 있다"면서 "이제 노르웨이의 코로나19 사태가 거의 끝났다는 것은 코로나19의 위험성이 우리 삶에서 비중을 거의 차지하지 않는 '일상생활'을 곧 준비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FHI는 지역 발병이 여전히 발생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우리는 이제 더 큰 확산세를 막을 방법을 알고 있기에 이를 주요 위협으로 여기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산불 진화 과정에 비유해 '산불은 진압됐고 인명과 재산 피해가 발생할 우려는 끝났지만, 일부 잔불이 남아 있으며 우리(소방 당국)는 이를 밤새 통제하고 있다'고 소방서장이 발표하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이어 "제가 할 수 있는 조언은 당신이 살고 있는 지역 당국이 발효한 방역 규칙을 잘 따르라는 것뿐"이라면서 "우리가 모두 그렇게 한다면, 미래에는 결국 전염병(코로나19 감염증)은 사라질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6일(현지시간) VG에 화상으로 출연한 프레벤 아비스트랜드 노르웨이 공중보건연구소(FHI) 감염통제·환경건강본부 수석 의사. [사진=VG 영상 갈무리]


다만, 노르웨이 내부에선 아비스트랜드의 이와 같은 선언이 섣부른 판단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실제 트위터에선 "(전염병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또 감염이 생겼다"는 반론 성격의 답글에 대해 그는 "오랫동안 이런 상태에 있긴 하겠지만, 전염병은 (점차) 영원히 사라지고 있다"고 답변했고, 델타 변이(인도에서 발생한 이중 변이·B.1.167.2)의 유행을 우려하는 답글엔 "나는 그것이 곧 괜찮아질 것으로 믿는다"면서 낙관적 의견을 밝혔다.

VG는 아비스트랜드의 입장이 노르웨이 보건 당국의 공식적 입장은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에스펜 낙스타 노르웨이 보건부 부국장은 신문에서 "나는 '전염병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믿고 있다"면서 "백신 접종으로 감염률이 낮아지고 입원자 수는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지만, 현재 상황이 올바른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 모든 사람에게 (낙관적인) 동기를 부여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특히 낙스타 부국장은 "최근 영국에서 델타 변이가 확산한 상황으로 모든 노르웨이인이 백신 2차 접종을 마치는 오는 8~9월까진 노르웨이 역시 상황을 낙관할 수 없다"면서 "장기적으론 전 세계 모든 국가에서 (확산 상황이) 끝날 때까진 노르웨이에서도 전염병 사태가 완전히 끝나지 않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아비스트랜드는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대유행이 통제되기까지 몇 년이 걸릴 수 있다는 점에는 동의하면서 "모두를 위해서는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확산세를 제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에서 부유한 지역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선 몇 년 동안이나 확산이 지속하고 수백만 명의 목숨을 앗아갈 것"이라면서 "FIH 차원에서 그간 누적한 경험과 전문성을 활용해 다른 지역 협력 국가들을 도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노르웨이 보건부는 자국의 코로나19 상황을 종료하지 못한 상태다. 노르웨이 당국은 아직 노르웨이 거주 외국인과 자국민을 제외한 입국을 제한하고 있으며, 자국민의 해외여행 제한 기간 역시 오는 7월 1일까지 연장한 상태다.
 


세계 통계 사이트인 월드오미터스에 따르면, 지난 5일까지 노르웨이에서는 총 12만6817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 785명이 사망했다.

지난 4월 9일 하루 최고 확진자 1218명을 기록한 후 지난달부터 200~400명대를 오가고 있다. 5일 하루 확진자 수는 168명까지 줄었지만, 7일 평균 일일 확진자는 291명 수준이다.

국제보건기구(WHO)는 국제적인 전염병 확산세를 1~6단계로 나누고 '최대 확산 후 시기(Post Peak Period·전염병이 최고점을 찍고 점차 누그러지는 시기)', '2차 유행(Possible New Wave)', '팬데믹 이후 시기(Post Pandemic Period)' 등으로 국제 보건 위기에 대응하고 있다.

WHO는 이 중 최고 6단계(2개 대륙 이상에서 전염 확산)를 세계적 대유행 상황인 팬데믹으로 규정했으며, 1948년 국제연합(UN·유엔) 산하 기구로 설립된 이후 1968년 홍콩독감과 2009년 신종플루, 2020년 코로나19 등 3번의 팬데믹 상황을 선포했다.
 

노르웨이의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발생 추이. [자료=월드오미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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