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의 해원…광주 이어 제주서 “4‧3 폄훼 반복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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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형 기자
입력 2021-06-04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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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일을 준비하는 대한민국은 호남과 제주를 빼놓지 않아야 한다”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이준석 후보가 4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에서 나선 이준석 후보가 전국을 돌며 보수정당의 과오를 사과하고 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제주4·3사건 등 보수정권 집권 당시 국가폭력, 강성 보수 표심을 의식한 흠집내기 발언 등에 대한 해원(解冤)에 나섰다는 평가다.

이 후보는 4일 제주도를 찾아 제주 4·3사건과 관련, “제가 당 대표가 된다면 이념과 역사의 문제로 우리가 지키고자 하는 보수와 자유와 경쟁의 가치가 퇴색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코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지금까지 때로는 다른 총선 일정 때문이라는 핑계로, 때로는 이념을 기반으로 선거를 치러야 하는데 다른 소수의견이 있다고 해서 4·3사건에 대해 정확한 입장을 내지 못하고 선거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아픔을 줬던 이력들이 있다”며 “다시는 그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 후보는 지난달 30일 광주에서 진행된 호남권 합동연설회에선 “제게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은 단 한 번도 광주사태였던 적이 없고, 폭동이었던 적이 없다”며 “오롯이 대한민국의 민주화 역사 속에서 가장 상징적이고 처절했던 시민들의 저항으로 각인돼 있다”고 했다.

이 후보는 “41년전 당시 광주의 누구도 그날이 닥치기 전까지는 스스로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비장하고도 구슬픈 투쟁의 선봉에 서게 될 줄은 몰랐을 것”이라며 “민주주의는 불행하게도, 가장 평범하면서도 선량한 사람들의 투쟁을 강요하고 그들의 희생을 딛고 일어서기도 한다”고 했다.

이 후보는 2019년 홍콩 민주화운동에 참여했던 경험을 거론, “곤봉과 방패를 들고 다가오는 진압경찰 앞에서 한국의 정치인임을 밝히고 페이스북을 켜서 그들의 폭력적인 행위를 전 세계에 중계하겠다는 제 용기의 상당 부분은 1980년 광주의 아픔을 배워 다시는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저에게 각인된 저항의식 덕분이었다”고 했다. 1985년 생인 이 후보가 1980년의 광주를 기리는 방식인 셈이다.

4‧3사건과 5‧18 운동 모두 국가권력에 의해 민주주의가 짓밟힌 사건이다. 진압 주체가 각각 이승만 정권과 전두환 정권인 만큼, 보수정당 내에서 이를 폄훼하려는 시도가 많았다. 지난 2018년 당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4‧3사건을 “건국 과정에서 김달삼을 중심으로 한 남로당 좌익폭동에 희생된 제주 양민들의 넋을 기리기 위한 행사”라고 표현해 논란이 일었다. 북한군 개입설을 비롯, 5·18 유공자에 대한 막말 등은 보수정당의 중도 외연 확장을 가로막는 장애물이었다.

이 후보는 보수정당의 과오에서 자유롭다. 태어나기도 전에 일어났던 5·18 운동과 4·3사건에 대해 이 후보의 책임을 물을 수는 없는 일이다. 이 후보는 호남에서 지지받지 못하는 이유와 관련, “그 동안 왜 배척받았나, 그 역시 비겁함 때문이다. 당내 큰 선거를 앞두고 일부 강경보수층이 목소리가 크다는 이유로 두려워하며 그들이 주장하는 음모론과 지역 비하와 차별을 여과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고 했다.

그는 “이제 적극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며 “내일을 준비하는 대한민국은 호남과 제주를 빼놓지 말아야 한다. 제가 꼭 해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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