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업계, 명품 이어 "2030 골린이 잡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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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21-06-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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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플렉스 인증' 문화 즐기는 2030 골린이들

  • 초고가 브랜드 구매 늘자 백화점 라인업 강화

백화점업계가 명품, 가전에 이어 3대 효자로 떠오른 '골프' 수요 잡기에 나섰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소수가 참여하는 실외 운동인 골프의 인기가 급부상한 데다가, 2030 '골린이'들이 초고가 골프복에 앞다퉈 지갑을 열면서다.

코로나19로 해외 여행길이 막히자 20·30대들은 골프채를 들고 필드로 향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골프 인구는 약 470만명으로, 이 가운데 2030세대 비중은 85만4000명 정도다. 올해는 약 115만명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올해 이들의 소비로 국내 골프웨어 시장 규모는 지난해보다 10% 성장한 5조6800억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플렉스' 문화를 즐기며, 소비력을 지닌 2030 골프인구는 타이틀리스트, PXG, 마크앤로나, 제이린드버그 등의 고가 브랜드를 선호한다. 해당 브랜드들의 골프용 바람막이 한 벌은 통상 70만원에 육박하는 것은 물론 풀착장을 할 경우 300만원을 훌쩍 넘기는 경우는 부지기수다. 그런데, 2030 골퍼들의 사랑에 힘입어 날개 돋친 듯 팔린다. '골프장 인증샷'을 남기는 유행도 한몫했다. 

코오롱Fnc '지포어'. [사진=롯데백화점 제공]

트렌드에 민감한 백화점업계가 '노나는 장사'를 놓칠리 없다. 백화점업계는 골프 관련 사업의 규모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고, 곧장 경쟁력 강화를 위해 차별화 전략을 내놓았다. 

2일 롯데백화점은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한 서울 명동 본점 리뉴얼의 첫 결과물로 '골프 매장' 오픈 소식을 알렸다. 롯데백화점은 6층 골프 매장을 기존보다 30% 늘린 1400㎡(약 420평) 규모로 확대하고, 젊은 골퍼들에게 인기 있는 골프 브랜드를 유치했다. 코오롱Fnc의 지포어, 해골 모양 심벌로 유명한 어메이징크리, 고급 골프복 브랜드 세인트앤드류스 등이다. 

​롯데백화점은 젊은 골퍼들을 겨냥해 지난 24일에는 온라인 쇼핑몰 롯데온 롯데백화점몰에 2040세대 영 골퍼를 위한 골프 종합 편집숍 '골프 와이 클럽(Golf.y.club)'을 열기도 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백화점을 찾는 고객이 많을 것으로 예상돼 매장을 속속 새단장하고 있다"며 "오는 7월에는 남성 해외 명품 매장, 오는 9월에는 남성 컨템퍼러리 매장을 오픈하고, 명품 매장도 새로 꾸밀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일찌감치 지난 3월 '상반기 골프대전'을 열었다. 이때 신세계 본점 신관 1층에서는 '마제스티 특별 팝업'을 펼쳤는데, 여성 골프 고객을 타깃으로 한 '허 마제스티' 골프 클럽 세트 가격은 2000만원에 달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업계 최초로 여성 골퍼들을 위한 의류 편집숍 '에스타일 골프(S.tyle Golf)'를 선보이기도 했다. 밀레니얼 세대(1980∼2000년생) 세대 여성 골퍼를 겨냥, 트렌디한 캐주얼 골프복이 주력 상품으로 한 달 만에 목표 매출 대비 60%를 초과 달성했다. 인기에 힘입어 올해는 남성 라인도 판매할 예정이다.

최문열 신세계백화점 패션담당 상무는 "골프에 관심 있는 젊은 고객들이 많아지며 골프용품과 의류 모두 좋은 실적을 보이고 있다"며 "골프를 즐기는 전 연령층에 맞춰 단독 상품과 함께 특별한 마케팅을 선보이는 등 고객들의 라이프 스타일을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백화점업계의 발빠른 움직임은 2030 소비 수요를 그대로 흡수하고 있다. 실제 2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올 1분기 골프 관련 매출은 전년보다 55% 늘었다. 젊은 층의 매출 증가율은 이보다 더 높다. 올해 1~4월 2030세대의 골프 상품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62%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올 3월들어 골프숍과 골프웨어 장르 매출이 93.0%와 177.2%까지 뛰었다. 2030 고객 매출은 155%까지 급증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된 이후 보복 소비가 줄어들고, 해외 여행 바람이 불면서 골프의 인기도 곧 시들해질 것이란 시각도 내놓는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우리나라 골프는 이미 본격적인 성장 구간에 진입했다"고 입을 모은다. 노령화가 진행된 일본 골프 산업은 2030 영골퍼의 유입이 없어 반짝 성장했다 쇠퇴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엔 2030세대가 받쳐주기 때문이다. 

이해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베이비부머 연령인 4050 골퍼의 유입 여력이 존재하고, 2030 영골퍼의 시장 진입이 가시화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는 골프 열풍을 지속시킬 수 있는 대중 골프장, 스크린골프 등 인프라가 풍부하고 한국선수가 세계골프랭킹 상위권에 포진해 있는 등 '골프 인구 락업'을 지지해주는 요소가 많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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