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환율 전망대> 한 풀 꺾인 인플레 공포와 달러화 약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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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호 자본시장부 부장
입력 2021-05-31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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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원∙달러 환율에 하락 우호적인 여건이 만들어지고 있다. 올해 들어 환율에 강한 상승 압력을 가했던 미국발 인플레이션 우려가 주춤거리는 가운데 국제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약세 분위기가 공고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 경제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충격에서 벗어나고 있는 가운데 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경기 회복세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물가 상승 압력도 거세지고 있다. 연준이 금리 정상화에 앞서 그동안의 양적완화정책을 되돌리는 이른바 `테이퍼링’을 실시할 것이라는 관측에 금융시장이 긴장하면서 미국 국채 금리 상승이나 위험회피 현상 등 원∙달러 환율이 오를만한 분위기가 나타나곤 했다. 다만 금융시장이 아직까지는 `발작’ 수준의 반응은 보이지 않고 있으며 어느 정도의 내성도 형성되는 모양새다. 지난 주말 발표된 미국의 4월 PCE 가격지수가 예상치를 웃돌면서 물가 상승 압력을 다시 확인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크지 않았다.

외환시장에서는 달러화 약세가 진행중이다. 미국 국채 금리 급등세를 따라 동반 상승했던 달러인덱스는 이제 90선 아래로 내려와 올해 초 기록한 연중 최저치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는 인플레 우려에도 연준이 완화적인 스탠스를 유지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이런 가운데 특히나 중국 위안화 환율의 하락세가 두드러지면서 원∙달러 환율에 전해지는 영향력이 크다. 몇 년 전부터 중국 위안화와 한국 원화 사이의 커플링 현상이 공고해지고 있다. 한국과 중국 경제의 밀접한 연관성과 외환시장 투자자들이 중국 위안화에 대한 프록시 통화로 원화를 이용하고 있다는 점 등의 이유가 그 배경이다. 이번 코로나19 사태 이전 한 때 달러당 7위안을 돌파하기도 했던 위안화 환율은 현재 6.4위안 아래로까지 내려선 상황이다.

원∙달러 환율에 하락 우호적인 요인은 또 있다. 국내 증시에서 5월 들어 대규모 순매도에 나섰던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매 패턴에 변화가 감지됐기 때문이다. 외국인들의 국내 주식 매도세는 달러 환전으로 이어지면서 원∙달러 환율의 상승 요인이 된다. 5월 중 9조원 가량의 누적 순매도를 기록한 외국인들은 지난주 순매도세가 한 풀 꺾였다.

이 같은 요인들을 감안하면 최근 2주 연속으로 하락하면서 1110원대로 내려선 원∙달러 환율이 이번 주에도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환율은 31일 오전 거래에서 지난주 금요일 서울 외환시장 종가인 1115.50원 부근에서 움직이고 있다.

다만 환율이 추가 하락하는데 몇 가지 걸림돌도 있다. 우선은 현재 환율이 레벨을 조금 더 낮추게 되면 1100원이라는 빅피겨를 마주치게 되는데 이에 따른 부담에 환율은 이미 최근 1100~1110원 사이에서 만만치 않은 저항력을 확인한 바 있다. 이번에도 환율이 1110원 아래로 하락하면 수입 업체들의 결제 수요 등이 우위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 또한 외환시장에서는 달러화가 연저점 부근에서 추가 하락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이번 주 국내외 외환시장은 주 후반 발표되는 미국의 5월 고용지표를 주시할 전망이다. 지난 4월 고용지표가 예상치를 크게 밑돌면서 연준의 테이퍼링 이슈를 가라앉히는 역할을 한 가운데 이번에는 미국의 고용시장이 회복되고 있다는 확실한 신호를 보여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럴 경우 금융시장이 어느 정도의 반응을 보이느냐에 따라 원∙달러 환율에도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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