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vs LG 배터리 전쟁 '2차전', 이번엔 `소재 내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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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범 기자
입력 2021-05-26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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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와 LG 사이의 배터리 소송전은 종결됐지만, 아직 배터리 전쟁 자체는 끝나지 않았다. 이번에는 소재 내재화 전쟁이다.
 

[사진=백승룡기자]


25일 투자은행(IB) 업계와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대주전자재료와 영풍그룹의 계열사 켐코에 지분 투자와 조인트벤처(JV)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이 대주전자재료에 경영권 인수 여부를 타진하기도 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한 후 나온 후속 조치로 풀이된다. 또한 LG화학이 10% 지분을 보유 중인 영풍그룹 계열사 켐코의 지분 확대도 검토 중이다.

대주전자재료는 실리콘 음극재 선두 기업이고, 켐코는 양극재 핵심 원재료 중 하나인 황산니켈을 생산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중국 배터리 기업 EVE에너지, 소재 전문 기업 BTR 등과 공동 투자해 양극재 생산 JV를 설립하기로 했다. 코스모신소재와 같은 양극재 회사의 인수도 검토 중이다.

이같이 양사가 소재 내재화에 심혈을 기울이는 까닭은 앞으로 배터리 양산 과정에서 안정적으로 소재를 공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324만대가 팔렸던 전기차는 2025년 1019만대가 팔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점점 늘어날 생산량을 맞추기 위해서는 소재의 안정적인 공급이 필수적이다. 2019년 한·일 갈등으로 일본이 반도체 소재 수출을 규제하자,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소재 국산화로 빠르게 대응했던 것과 유사하다.

또한 배터리 소재 업체들이 한정적인 터라 소재 확보 과정에서 삼성SDI, SK이노베이션, LG에너지솔루션 등은 공급처가 겹칠 가능성이 농후하다. 만약 소재업체에서 배터리 3사 중 한 곳과 독점적으로 거래를 한다면, 다른 배터리 기업들은 수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최근 SK이노베이션이 양극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우려가 불거졌다. 양극재 소재 대표기업인 에코프로비엠은 삼성SDI에 주로 납품하고 있고, 포스코케미칼은 LG에너지솔루션에 양극재를 100% 납품하고 있다. 결국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엘앤에프와 1조2000억원 규모의 NCM(니켈·코발트·망간) 양극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중국 양극재 기업과의 JV도 이와 무관치 않다.

소송전은 합의에 이르렀지만, 배터리 전쟁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는 모습이다. 이 가운데 국내 소재 기업들의 몸값은 자연스레 높아지고 있다.

배터리와 관련해 증권사 연구원은 "배터리 업계는 소재 전쟁 중"이라면서 "LG와 SK 모두 인수하려고 경쟁에 나서다 보니 소재 업체들이 오히려 갑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시장규모가 커지기에 5년 뒤에 팔아도 지금 가격보다 3~4배는 더 비싸게 팔 수 있을 것이란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소재 기업을 인수하는 것이 최고의 옵션이지만, 그것이 안 된다면 지분 10% 정도 갖고 JV를 통해 독점적인 공급처를 확보하는 것이 차순위"라면서 "작은 회사 입장에서는 JV 등을 통해 투자비를 확보해 5~10년 동안 안정적인 경영이 가능하기에 윈·윈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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