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불확실성에 믿을건 AI…중국 '로보어드바이저 시대' 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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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중국본부 팀장
입력 2021-05-24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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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람 대신 400대 로봇이 딥러닝 통해 투자"

  • 'AI' 무장한 월가공룡에 맞서···中펀드매니저 '디지털화'

  • '744조원' 中 로보어드바이저 시장···규제 리스크도

중국 베이징 시내 한 증권사 객장에서 투자자들이 주식을 확인하고 있다.[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에도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중국에서도 인공지능(AI) 로봇이 사람 대신 투자 컨설팅해주는 '로보어드바이저' 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로봇을 의미하는 로보(Robo)와 자문전문가를 의미하는 어드바이저(Advisor)의 합성어다. 객관적인 데이터 분석과 머신러닝,딥러닝 기술로 무장한 투자 알고리즘 전략을 바탕으로 안정적 운용을 추구하는 특징이 있다.

특히 그간 제조, 유통업 분야에서 널리 쓰이던 AI가 중국이 디지털경제로 빠르게 전환하는 가운데 금융 투자 업계에도 속속 도입되고 있는 모습이다. 
 
◆ "사람 대신 400대 로봇이 딥러닝 통해 투자"

중국 저상펀드는 지난 14일 사람 대신 AI 로봇이 직접 종목을 선택해 운용하는 주식·채권 혼합형 펀드를 새로 출시했다.

저상펀드가 로보어드바이저 상품을 내놓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9년 9월 출시한 '저상 스마트업종 선호 하이브리드 펀드'가 최초다. 로이터에 따르면 해당 펀드는 출시 후 지난 1분기까지 누적수익률은 68.34%에 달한다. 같은기간 주식·채권 벤치마크 지수 증가율(21.64%)을 웃도는 수준이다. 

저상펀드는 로보어드바이저 상품 운용을 위해 약 400대 로봇을 동원하고 있다. 이들은 3000여개 업종의 과거 펀더멘털 데이터와 80여명의 시장 상위 50% 펀드매니저, 500여개 증권사 애널리스트 데이터를 기반으로 딥러닝(심화학습)하고 끊임없는 시행착오를 통해 진화하며 투자를 결정한다. 

중국 또 다른 대형 펀드사 화샤펀드도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위해 얼마 전 캐나다 소재 AI기업 부스티드닷에이아이(Boosted.ai)와 제휴를 맺었다.

천이신 화샤펀드 데이터최고책임자(CDO)는 로이터를 통해 "모든 주요 업체들이 AI 솔루션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며 최근 시장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AI 도입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고 진단했다. 
 
​◆'AI' 무장한 월가공룡에 맞서···中펀드매니저 '디지털화'

특히 지난해 코로나19로 중국 경제가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면서 자산운용 업계에도 AI 도입이 대세로 자리잡았다.

또 중국 당국의 주식시장 개혁으로 상장기업 수가 늘어나면서 데이터는 더 방대하고 복잡해졌고, 이는 로보어드바이저 수요 급증세로 이어졌다.

아울러 최근 중국 금융시장 빗장이 열리면서 외국계 기업들이 3조4000억 달러(약 3831조원)가 넘는 중국 공모펀드 시장에 속속 진출하면서 경쟁도 치열해졌다. 'AI'로 무장한 블랙록 같은 '월가 공룡'에 맞서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선 중국 펀드매니저들도 AI를 적극 활용할 수 밖에 없게 됐다. 

실제 올 들어 중국 주식시장에 변동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 로보어드바이저도 인기몰이 중이다. 

미국 자산운용사 뱅가드가 지난해 4월 중국 알리바바 산하 금융회사인 앤트그룹과 합작해 출시한 로보어드바이저 플랫폼 '방니터우(幫你投)' 서비스 이용자 수는 지난해말 50만명에서 올해 3월 100만명을 돌파하며 석달 새 갑절로 늘었다. 운용자산은 2월말 기준 69억 위안(약 1조2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천이신 CDO는 "미국 블랙록 같은 회사들은 매우 선진적 기술을 가지고 있다"며 "최소 몇년간 그들은 AI 분야에서 우리를 앞설 것"이라고 진단했다. 

사실 중국에 로보어드바이저가 처음 도입된 건 2015년으로 미국 등 금융 선진국보다 많이 늦다. 하지만 발전 속도는 매우 가파르다. 

글로벌 데이터 조사업체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2017년말 중국 로보어드바이저가 운용하는 자산 규모는 289억 달러로, 전년 대비 3.6배 급증했다. 중국 로보어드바이저 시장은 오는 2022년 6600억 달러(744조원)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같은 기간 글로벌 로보어드바이저 시장(1조3530억 달러)의 절반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로보어드바이저 이용자 수도 1억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됐다. 
 

중국 2016~2022년 로보어드바이저 시장 성장세[자료=스태티스타]

 
​◆'744조원' 中 로보어드바이저 시장···규제 리스크도
다만 전문가들은 최근 중국 당국이 금융 핀테크 업종에 규제 고삐를 조이고 있는 것이 향후 중국 로보어드바이저 시장 발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AI가 자동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짜는 과정에서 보고서를 작성하는 등 수 많은 규제 절차를 준수해야 하는 데, 이같은 AI 투자 알고리즘 모델은 '블랙박스' 같아서 설명하기가 매우 힘들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말이다. 

실제로 천이신 CDO도 "우리가 직면한 주요 장애물 중 하나는 강도높은 규제"라며 "투자 상품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져야하고, 만약 손실이 날 경우엔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로이터는 다만 주식·채권 투자 방면서 딥러닝 알고리즘이 보급되면서 중국 자산운용 업계도 규제 당국과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표준 설계를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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