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나라 일본 나라] 점점 더 '미움'받는 나라...'일본 싫다' 2년째 급격히 늘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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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1-05-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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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년 일본 호감도 조사, 10개국 중 9곳서 "일본 싫다" 비호감도 급증

  • 아베의 관광 외교 성과 "일본이 좋다"...코로나19 사태에 한 순간 물거품

  • 소프트파워는 美·中도 넘어선 압도적 1위...향후 주변국 반감 키울 수도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를 기점으로 '일본이 싫다'고 느끼는 국가들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세를 막기 위한 봉쇄 조치로 해외여행이 중단된 데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내 국가간 이해관계가 첨예해진 여파로 풀이된다.

지난달 27일 일본 경영 컨설팅 업체 아운컨설팅은 10개 국가의 일본에 대한 국가 호감도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아운컨설팅은 지난 2001년부터 매년 해외 국가들의 일본 호감도인 '친일도'를 조사해 발표하며, 대상 국가는 일본 해외 관광객이 많은 국가들을 중심으로 매년 일부 변화를 보인다.

올해 조사는 한국·중국·대만·홍콩·태국·인도·인도네시아·미국·영국·호주 등 10개국의 18세 이상 시민을 대상으로 지난 3월 1일부터 4월 5일까지 실시한 내용이다. 국가별로 수집된 표본 수에 따라 전체 응답 수가 100을 넘거나 못 미칠 수도 있다.
 

일본에 대한 비호감도 변화 추이.[자료=아주경제 DB]


아운컨설팅은 올해 조사를 두고 "인도네시아를 제외한 9개 국가들에서 '일본이 싫다'는 응답이 증가 추세에 있으며, 전체적으로도 일본에 대한 호감도가 감소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전년 조사와 비교했을 때, 태국과 미국, 호주 등에서 '일본이 좋다'는 응답률은 각각 27.6%, 20.5%, 12.2%나 감소하며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국가별로는 일본과 역사 문제와 역내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우리나라와 중국에서 비호감도가 높은 편이다.

올해 조사에서 우리나라의 경우 '일본이 매우 좋다', '좋다'고 응답한 경우는 각각 27.7%와 44.6%로 전체의 72.3%였으며, '싫다'와 '매우 싫다'고 응답한 경우는 각각 1.49%와 12.9%로 전체의 27.8%에 달했다.

중국에서 호감도를 표시한 응답률은 전체의 78.2%(매우 좋다 39.6%, 좋다 38.6%)였으며, 비호감도는 21.8%(싫다 13.9%, 매우 싫다 7.9%) 수준이었다.

이는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양국에서 일본에 대한 비호감도가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중국에서 '일본이 싫다' 혹은 '매우 싫다'고 응답한 경우는 각각 7.2%와 1.8%로 전체의 9%에 불과했지만, 1년 새 두 배도 넘게 증가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해와 올해 '매우 싫다'의 비율은 각각 13.1%와 12.9%로 서로 엇비슷한 수준이었지만, '싫다'고 응답한 경우는 7.5%에서 14.9%로 늘어나면서 두 배 가까이 불어났다.

한편, 태국을 중심으로 동남아시아 국가들 사이에서도 일본에 대한 비호감도는 증가 추세에 있다.

지난해 태국에선 '일본이 매우 싫다'는 응답이 전혀 없었으며 '싫다'는 응답자는 전체 2.1%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해 두 가지 응답은 각각 6.1%씩으로 늘어나며 일본에 대한 비호감도는 12.2%로 전년 대비 6배나 불어났다.

이와 함께 매년 일본에 대한 비호감도가 전체의 1~2%에 불과했던 홍콩과 대만에서도 '일본이 싫다'는 응답은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지난해 홍콩의 경우, '일본이 싫다'는 응답만 1.9%에 불과했지만, 올해 해당 응답률은 3.6%로 늘어났다. 대만에선 지난해 전체의 1.8%가 '일본이 싫다'고 응답했는데, 올해는 해당 비율이 각각 '싫다' 1.1%와 '매우 싫다' 0.9%로 분화하면서 전반적인 비호감도가 악화한 모양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사진=AFP·연합뉴스]

매년 1~3%에 불과했던 미국과 영국, 호주 등 서양 국가에서의 비호감도도 올해 이례적으로 늘어났다.

지난해 미국과 영국에서 '일본이 싫다'는 대답은 각각 2%와 3.8%에 불과했지만, 올해 각각 7.3%와 8.1%로 불어났다. 영국에서는 전체의 2.7%가 '일본이 매우 싫다'고도 응답했다.

호주의 경우 2020년 비호감 응답이 전혀 없었지만, 올해의 경우 '싫다'와 '매우 싫다'가 각각 6.9%와 1.4%로 불어났다.

이에 따라 일본인에 대한 호감도도 일년 사이 크게 악화한 모양새다. 이는 특히 중국과 홍콩, 미국 등지에서 비호감도가 크게 증가했다.

올해 '일본인이 싫다'와 '매우 싫다'고 응답한 중국인의 비율은 각각 20.8%와 10.4% 수준이었는데, 이는 지난해 각각 13%와 1.9%에서 대폭 늘어난 수치다.

이 여파로 홍콩 내 일본인 호감도도 덩달아 악화했는데, 지난해 전체의 3.8%가 '싫다'고 응답한 것에서 올해 5.4%와 1.8%가 각각 '싫다'와 '매우 싫다'고 응답했다.

2020년 미국에선 '일본인이 싫다'는 응답만이 3% 수준에 머물렀는데, 올해에는 4.5%로 늘어났으며 '매우 싫다'는 응답 역시 0.9%로 증가했다. 이는 과거 미국의 비호감도가 1~3% 선을 벗어나지 않았던 것을 고려했을 때 1년 사이 급격하게 증가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싫다'와 '매우 싫다'의 응답률은 지난해 각각 12.3%와 4.7%, 올해 13.9%와 4%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일본이 좋다" 아베의 관광 외교 성과...코로나19 사태에 한 순간 물거품 

일본에 대한 해외 국가들의 호감도는 지난 2019년까지 크게 개선하는 모양새였다.

일본에 대한 비호감도가 가장 강한 우리나라와 중국에서조차도 2017년에는 각각 '싫다'와 '매우 싫다'는 응답률이 11%와 2%, 8%와 5%까지 줄었으며, 2018~2019년 사이에는 비호감도의 전체 응답률이 각각 28%에서 17%로, 15%에서 7%로 크게 줄기도 했다.

아울러 2018년 홍콩, 태국, 베트남 등 3개국에서의 비호감도 응답률은 0%였으며, 2019년도에는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호주 등 5개국에서는 호감도 응답률이 크게 증가하는 추이를 보이기도 했다.

2017~2019년 사이의 이와 같은 추세는 일본 정부의 외국인 관광객 유치 전략이 최고조에 달했던 영향으로 풀이된다.

아베 신조 당시 일본 총리는 2012년 말 2차 내각을 발족하면서 일본 엔화 가치를 낮게 유지하는 한편, 외국인 관광객의 비자 요건을 완화해 적극적으로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는 전략을 펼쳤다.

그 결과, 지난 2019년 한 해 동안 일본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수는 2012년보다 3.8배나 급증한 3188만명에 달하기도 했다.

특히, 아베 내각은 당초 2020년 7월 개최 예정이던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을 계기로 2020년 4000만명의 외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코로나19 확산세로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일본 정부가 처음으로 코로나19 긴급사태를 발효했을 당시인 지난해 4월 일본의 외국인 관광객 추정치는 2900명을 기록해 전년 동월(292만6685명) 대비 99.9% 감소했다.

해외 코로나19 감염자 유입 방지를 위해 1년 내내 항공편의 일본 입국을 막은 여파로 지난해 전체의 일본 외국인 관광객 수는 99% 줄어든 상태다.

일본 리소나종합연구소는 지난해 2~12월 외국인 관광객 감소에 따른 일본 내 소비 감소 규모를 4조682억엔(약 42조1396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기도 했는데, 이는 2019년 기준 일본 여행 산업 전체 수입(약 27조9000억엔)의 15%에 달하는 수치다.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왼쪽)와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사진=AP·연합뉴스]

 
소프트파워는 美·中도 넘어선 압도적 1위...주변국 반감 키울 수도

한편, 국제 사회 내 일본의 정확한 영향력과 역량을 가늠해볼 수 있는 지표로는 호주 로위연구소가 매년 발표하는 '아시아 파워 지수'를 참고해볼 수 있다.

이는 매년 아태 지역 국가의 국력을 8개 부문으로 세분해 측정하는 종합 지표인데, 로위연구소는 외교·경제·문화적 영향력인 '소프트파워'가 아태 지역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로 일본을 꼽고 있다.

일본은 종합 지표에 있어서 매년 40점 초반대의 점수(2018~2020년까지 각각 42.8, 42.5, 41)로 역내 3위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1위는 80점대 초중반(84.6, 84.5, 81.6)을 기록하는 미국이며, 2위는 70점대 중반(74.5, 75.9, 76.1)의 중국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8~2019년에는 각각 32.7점으로 6위, 지난해에는 31.6점으로 7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각 국가의 역내 영향력과 실제 역량의 차이를 측정하는 '파워갭 지수'에서 일본은 매년 11점대를 기록하며 다른 국가들을 제치고 독보적인 역내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일본의 파워갭 지수는 올해(2020~2021년) 11.4를 기록했는데, 실제 국가 역량은 29.6인 데 반해, 역내 영향력은 41에 달한다. 반면, 세계 주요 2개국(G2)으로 꼽히는 미국과 중국의 파워갭은 각각 -4.2(실제 국가 역량 84·역내 영향력 81.6)와 -0.6(76.6·76.6)을 기록해 전체 26개국 중 12위와 17위를 차지했다.

파워갭 지수가 높을수록 실제 역량보다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기에 소프트파워가 더 크고, 지수의 차이가 거의 없을 경우(0)에는 균형 잡혀있으며 지나치게 낮을 경우에는 실제 국가 역량보다 제한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2019~2020년 5.9를 기록해 역내 2위 국가로 올라섰지만, 2020~2021년에는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5.2로 소폭 하락하면서 전체 4위로 내려왔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파워갭 순위 변화.[자료=아주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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