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머스크 입방정'에 테슬라, 암호화폐 관련 주가 '우르르'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정혜인 기자
입력 2021-05-18 10:54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테슬라, 마이클 버리 '숏옵션' 매수 소식에 급락

  • 주당 1000달러 '천슬라' 옛말…올해만 18.26%↓

  • 규제크레딧 매출 등 미래 성장 불확실성 확대돼

  • 머스크 CEO, 돌연 비트코인 반대론자로 돌아서

  • 코인베이스·마이크로스트래티지 등 관련주 하락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입방정'이 테슬라 주가도 흔들고 있다. 시장은 전통 자동차업체의 전기차 시장 진출 본격화 등으로 테슬라의 미래성장 가치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가상(암호)화폐를 둘러싼 머스크 CEO의 예측 불가능한 행보가 테슬라 주가에 악재가 되고 있다고 판단한 듯하다.

17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는 지난 2008년 국제 금융위기를 앞두고 미국 주택시장 붕괴 '서브프라임 사태'를 예고했던 유명 투자자 마이클 버리 사이온자산운용 설립자가 테슬라 주가 하락에 투자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버리 설립자는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자료에서 1분기 말까지 5억3400만 달러(약 6071억460만원) 규모의 테슬라 '숏(매도)옵션' 80만100주를 매수했다고 밝혔다. 풋옵션은 주가 하락을 예상할 때 투자하는 파생상품으로, 테슬라 주가가 하락한다는 것에 돈을 걸었다는 의미다.

CNBC는 "SEC 제출자료에 따르면 3월 31일 현재 버리 설립자는 8001개의 풋옵션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다만 그가 보유한 풋옵션의 가격, 만기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이날 테슬라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19% 하락한 주당 576.83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시간 외 거래에서도 오후 7시 59분 현재 0.90%가 빠진 571.66달러에서 거래되고 있다.

CNBC에 따르면 테슬라 주가는 이날 장 초반 4% 이상의 하락세로, 장중 561.20달러까지 밀리며 200일 이동평균선을 밑돌았다. 그러다 장 막판 하락폭을 축소하며 570달러 선은 유지했다.

하지만 과거 주당 1000달러 이른바 '천슬라'로 불리던 테슬라의 모습은 이제 찾아볼 수 없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테슬라 주가는 올해 초부터 이날까지 18.26%가 빠졌다. 연중 최고치였던 900.13달러와 비교해선 35.9%가 추락했다. 테슬라는 지난해 743.40%의 폭등세를 기록한 바 있다.
 

올해 초부터 17일(현지시간)까지의 테슬라 주가 변동 추이.[사진=CNBC 누리집 갈무리]


테슬라의 주가 하락은 머스크 CEO의 부호 순위도 변화시켰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이날 세계 부호 2위 자리를 르나르 아르노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회장에게 내줬다. 머스크 CEO의 재산은 지난 1월 최고치 대비 24% 줄어든 1606억 달러로 평가되면서 세계 부호 3위 자리로 내려앉았다.

버리 설립자는 지난해 12월 테슬라에 공매도를 걸었다는 사실을 밝히며 테슬라에 대한 비판적인 견해를 계속해서 드러낸 바 있다. 당시 그는 테슬라의 성장성이 불확실하다는 것을 이유로 들며 테슬라의 주가에 거품이 끼었다고 비판했었다.

특히 그는 테슬라가 수익 창출을 위해 '규제 크레딧(탄소배출권)'에 의존하는 것을 위험신호로 해석한다는 트위터를 올렸다가 삭제하기도 했다. '규제 크레딧'이란 환경 문제 해소에 기여한 기업에 정부가 제공하는 일종의 포인트(점수)제도다.

미국 행정부는 테슬라와 같은 전기차 업체 등 환경문제를 해결하거나 일으키지 않는 기업을 대상으로 규제크레딧을 제공하고, 이를 받은 기업은 정부가 정한 기준을 초과하는 규모의 배기가스를 배출한 기업에 받은 규제크레딧을 판매해 이익을 얻는다.

지난 1분기 테슬라의 규제크레딧 매출은 5억1800만 달러에 달했고, 지난해 4분기에는 4억 달러 이상의 규제크레딧 매출을 통해 2억7000만 달러의 영업이익을 얻었다.

CNBC는 "테슬라는 지금까지 약 16억 달러 규모의 규제크레딧 매출을 올렸고, 이로 인해 4개 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할 수 있었다"면서 "현재 자동차업체의 전기차 투자 열풍이 본격화됨에 따라 앞을 규제크레딧 구매 필요성이 사라질 수도 있고, 이는 테슬라의 규제크레딧 매출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테슬라의 고급형 세단인 모델S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모델X의 신형 출시 및 생산이 지연되고 있고, 전기트럭 세미(Semi)와 전기 픽업트럭 사이버트럭(Cybertruck) 사용을 위해 맞춤 설계된 '4680' 배터리 셀의 생산도 연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미국과 중국 당국으로부터 안전, 허위광고 등과 관련된 조사와 규제를 받는 것도 테슬라의 미래성장 기대를 낮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사진=AFP통신]


CNBC는 또 최근 암호화폐에 대한 머스크 CEO의 트윗도 테슬라 주가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자신을 비트코인 지지자로 소개했던 머스크 CEO는 지난 12일 돌연 비트코인 비판론자로 돌아섰다. 그는 지난 12일 비트코인 채굴이 환경을 오염시킨다는 이유로 테슬라의 비트코인 결제를 돌연 중단하고, 테슬라가 투자했던 비트코인을 매도했음을 시사하는 트윗을 남겨 시장에 충격을 줬다. 이후에는 "테슬라는 비트코인을 하나도 팔지 않았다"고 남기며 시장의 혼란을 가중했다.

한편 비트코인을 향한 머스크 CEO의 비판 발언은 암호화폐와 관련된 기업의 주가 하락으로도 이어졌다. 비트코인을 대량 매집 중인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6.9%가 급락했고,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는 3.9%가 하락했다. 캐나다 증시에 상장된 갤럭시디지털홀딩스의 주가는 10%가 폭락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