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국내여행 활성화 정책 펴는 세계 각국…우리는 눈치만 보다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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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수정 문화팀 팀장
입력 2021-05-17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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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기사와 무관함 [사진=기수정 기자]

세계 각국이 국내 관광 활성화 정책을 펼치며 '내수 잡기'에 주력하고 있다. 백신 접종이 보편화하면서 해외여행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코로나19 장기화에 무너진 관광시장을 활성화하는 데 무엇보다 국내 관광 활성화가 시급하단 판단에서다. 우리 역시 6월 한 달을 '여행 가는 달'로 정하고, 홍보 활동을 펼칠 계획이었지만, 결국 시기를 미뤘다. 600~700명대로 확진자 수가 지속하는 것이 이유다. 업계는 "이미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하는 만큼 여행을 죄악시하며 무조건 제한만 하기보다 좀 더 안전하게 여행 하는 법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내수를 살려라! 100억 규모 국내여행 캠페인 선보인 나라

올해도 세계 각국은 국내여행 활성화에 열을 올리는 모양새다.

우선 호주를 비롯해 영국 런던은 100억원 규모의 국내여행 활성화 활동을 펴고 있다.

호주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올해엔 여기서 휴가를(Holiday Here This Year)'이라는 주제로 홍보 활동을 전개한다. 이번 홍보 활동에는 총 900만 달러(1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한다. 호주는 주요 여행사와 협업해 호텔과 리조트, 여행 묶음 상품을 할인해주고, 주기적 국내 관광 촉진 홍보와 온라인 퀴즈 행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영국 런던은 600만파운드(약 100억원)의 자금을 투입하고 '런던 하자(Let's Do London)' 홍보를 대대적으로 펼친다. 

재선에 성공한 사디크 칸 런던 시장은 최근 셰익스피어 극장에서 취임식을 하면서 관광 런던 역사상 최대 내국인 대상 관광업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공표했다. 시 예산 외에 여행업계에서도 100만파운드(10억원) 이상을 지원했다. 

런던은 거리 예술 행사를 시작으로 계절별 관광 활성화를 위한 행사를 다양하게 추진할 예정이다. 

마카오도 내수 살리기에 발 벗고 나섰다. 오는 12월 31일까지 내국인 관광 홍보활동 '머물고, 맛보고, 새롭게 발견하는 마카오(Stay, Dine and See Macao)'를 통해 마카오 거주 시민과 장기 체류 외국인을 대상으로 여섯 가지 현지 여행을 진행한다.

◆6월 여행 가는 달 추진할 예정인 정부 

우리도 국내 관광 활성화를 위해 '6월 여행 가는 달'을 추진할 계획을 세웠다가 결국 '잠정 연기'했다. 당초 봄, 여름 등 계절별 여행주간을 추진했던 정부는 아예 6월 한 달을 여행 가는 달로 지정해 국내 여행 할인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기로 했다. 하지만 '단서'를 달았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돼야 계획대로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6월 여행가는 달'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관광공사와 한국관광협회중앙회가 주관하는 사업이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폭발할 국민 여행 욕구를 해소하고 침체한 관광산업에도 활기를 불어넣겠다는 목적에서 준비한 만큼 추진 계획이 알려졌을 당시 업계의 기대감은 높았다.

특히 지난해까지 매년 봄과 가을 두 차례에 걸쳐 진행했던 '여행주간'을 확대해 진행하기로 한 정부는 이 사업을 통해 '여행과 함께 하는 새로운 일상', 그리고 '안전한 여행' 메시지를 제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에 한국관광공사는 6월 여행가는 달에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특별 홍보활동을 전개할 민간 사업체를 오는 21일까지 모집 중이었다. 모집이 완료되면 여행의 달 누리집 속에 '여행업계 특별관'을 만들어 집중 홍보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문체부는 결국 '잠정 연기' 사실을 알렸다. 국내 여행 활성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홍보 활동임에도 꺾이지 않는 코로나19 확산세를 이유로 추진 시기를 미룬 것이다. 

업계는 "확산세가 언제 잡힐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여행 가는 달 잠정 연기는 사실상 '취소'나 다름없다"며 "무너진 관광산업 활성화와 국민의 지친 심리를 회복하는 것보다 수치상의 '확진자 수'에 연연하며 방역당국의 눈치만 보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꼬집었다. 

◆눈치만 보는 정부...코로나 시대에 발맞춘 여행 독려 필요

관광 활성화를 책임져야 할 정부부처가 방역당국과 국민의 눈치만 살피는 것은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지난해 국내 관광 활성화 차원에서 추진했던 '숙박할인쿠폰' 100만장 배포 사업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8월 처음 추진했던 숙박할인쿠폰 사업은 쿠폰 발행 일주일 만에 잠정 중단됐다. 거세진 확산세가 이유였다. 그러다 가을께인 11월 조심스럽게 재개했지만, 이마저도 확산세를 이유로 또다시 중단했다. 

문체부는 100만장을 더 늘린 200만장 규모의 숙박할인권 사업을 올해 다시 추진하고, 근로자 휴가지원 대상도 확대해 여행 수요를 늘리겠다고 발표했지만,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된 3차 대유행 여파가 지금까지 지속하면서 사업을 진행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담당 사업 관계자는 "코로나 확산세가 꺾이면 관계기관과 협의해 진행한다"는 답변만 내놓을 뿐이었다.

업계는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지친 이들은 이미 여행을 떠난다"며 "단순히 코로나 확진자 수에 따라 사업 진행 여부를 결정한다면 올해도 사업 추진은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코로나 시대에 발맞춘 여행 정책이 필요하단 얘기다. 

실제로 내국인 여행심리는 회복세로 돌아섰다. 올해 5월 황금연휴에 속했던 1일부터 5일까지 제주를 찾은 내국인 여행객 수는 일일 3만6000여명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2만4000여명에 그쳤던 것보다 확연히 수요가 늘었음을 알 수 있다. 코로나19 상황은 지난해보다 더 악화했음에도 여행객 수요는 지난해보다 47%나 늘었다. 

여행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에서 방역을 위해 불필요한 모임과 여행은 자제하라고 한다. 여행을 죄악시하는 것이다. 우리는 오랫동안 여행 욕구를 억눌러왔다. 업계도 정부 방침에 최대한 맞추려고 노력했다"며 "이제는 더는 힘들다. 무작정 막기보다는 업계도 돕고 안전한 여행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수립했으면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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