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훈의 투어웨이] '깨끗한 KPGA'로 거듭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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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기자
입력 2021-05-14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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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KPGA 로고]

2013년,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 투어의 표어는 '다시 뛰는 KPGA'와 '다이내믹 코리안 투어'였다. 이 기획력은 KPGA의 한 협력사 대표의 머리에서 나왔다. 대회의 흥행을 위해서다. 더욱 역동적인 경기력을 선사해 구름 관중을 불러 모으자는 의도를 내포했다.

당시 대회장에서는 태극 무늬에 표어가 적힌 배지와 청색과 분홍색 고무 팔찌를 배포했다. 선수, 갤러리, 관계자 너나 할 것 없이 달고, 차며 역동적인 흥행을 염원했다.

최근 강남역에서 골프 업계에서 근무하는 지인을 만났다. 그는 8년이 지난 지금도 표어가 적힌 분홍색 팔찌를 끼고 있다. 기자는 "왜 아직도 남자가 분홍색 팔찌를 차고 있는지"를 묻자, 그는 "예쁘고, 의도가 좋았으니까"라며 웃었다.

2013년 '다시 뛰는 KPGA', '다이내믹 코리안 투어'에서 올해까지 KPGA의 수장은 두 번 바뀌었다. 황성하 제16대 회장과 양휘부 제17대 회장을 거쳤다. 집행부는 바뀌었지만, 내홍은 끊이지 않고 있다.

양손을 펼쳐 손가락을 접어도 모자랄 정도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임기를 시작하며 역대급 고난을 견뎌내고 있는 구자철 제18대 회장도 내홍의 연속이다.

제17대에 이어 제18대의 과제는 '정화'다. 지금까지의 악습과 폐습을 끊고, 정화를 거쳐 '깨끗한 KPGA'로 거듭나야 할 때다.

깨끗함은 비단 KPGA 집행부만의 몫은 아니다. 선수, 직원, 경기위원, 협력사, 언론 등 코리안 투어를 구성하는 모든 이들의 노력이 필요하다.

코리안 투어가 흔들린다면 직원과 경기위원은 대회가 없는 아시안 투어처럼 인원 감축과 기약 없는 재택근무를 감내해야 한다.

협력사는 일이, 언론은 취잿거리가 줄어든다. 코리안 투어가 '삶의 터전'인 선수들의 고초는 불 보듯 뻔하다.

경각심을 느껴야 한다. '다시 뛰는 KPGA', '다이내믹 코리안 투어' 때는 역동을 나누었지만, 이제는 깨끗한 신뢰를 나눌 때다.

2018년 12월 12일 발행된 '한국프로골프협회 50년사'의 136쪽과 147쪽 사이에는 '반백 년 역사 미래 50년을 말하다'라는 제목의 좌담회를 소개했다.

이 좌담회에는 선수, 언론인, 전문가, 협력사 직원 등이 참석했고, 이들은 KPGA의 미래 50년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오랜만에 책을 집어 든 기자는 소제목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한국 남자 골프는 1980년 이후 2000년대까지 고도성장과 발전을 거듭했지만, 2010년 이후 '과도기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더 읽어 보았다. 몇 쪽을 넘기자, 이번엔 이러한 글귀가 눈에 들어왔다. "그러나 아쉽게도 KPGA 코리안 투어는 이때를 놓치지 않았나 싶다."
 

[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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