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마감] '기술주 전쟁' 다우 2월 이후 최대 낙폭…국채금리 '들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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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21-05-12 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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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욕 3대 지수, 기술주 등락에 요동쳐…다우, 1.36%↓

  • S&P500 0.87%↓…나스닥, 기술주 반등에 낙폭 축소

  • 미국 10년물 국채금리 상승…1.6% 웃돌며 지수 압박

11일(이하 현지시간) 미국과 유럽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두 시장 모두 경기 회복세에 따른 물가상승(인플레이션) 우려에 흔들렸다.

12일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물가상승 속도에 대한 공포가 시장을 다시 압박하고 있다. 전날 미국과 달리 오름세를 보였던 유럽증시도 1% 이상의 하락폭을 기록하는 약세장을 연출했다.

미국 경제전문매체 CNBC는 뉴욕증시가 이날 기술주와의 전쟁을 치르며 올해 가장 힘든 날을 보냈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73.66포인트(1.36%) 추락한 3만4269.16으로 마감, 지난 2월 26일 이후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1개 중 10개 영역이 손실을 기록하면서 전 거래일 대비 36.33포인트(0.87%) 떨어진 4152.10으로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장 초반 공격적인 매도 물결에 2%대 하락세를 나타냈지만, 장 후반 갑자기 등장한 매수 움직임에 전일 대비 12.43포인트(0.09%) 소폭 하락한 1만3389.43을 기록했다.

CNBC는 "물가상승, 높은 평가가치(밸류에이션) 등에 대한 우려가 기술주를 강타했고, 이 여파는 시장 전체로 퍼졌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오후 거래에서 투자자들이 아마존과 넷플릭스 같은 기술주로 돌아오기 시작하면서 기술주가가 상승으로 전환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로 인해 나스닥 지수는 장 후반 하락폭을 축소했다. 하지만 다우 지수는 은행, 산업 종목이 회복하지 못하면서 2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애플은 이날 장중 3% 이상 급락했다가 장 후반 하락폭을 줄여 0.74% 하락으로 마감했다. 아마존은 장중 2% 하락에서 1% 상승 전환했다. 전날 5%대 급락세로 연중 최저치로 떨어졌던 아크인베스트의 아크 이노베이션 상장지수펀드(ETF)도 이날 2% 이상 뛰며 전날의 손실을 줄였다.

CNBC에 따르면 세븐 포인츠 캐피털의 마이클 카츠 담당자는 "시장의 약세는 인플레이션 우려 확대와 연준이 금리 인상 압박을 받을 가능성 때문"이라면서 "처음에는 숏커버링이 일어났지만, 시장은 다시 하락 추세를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S&P500지수의 11개 분야는 공업원료(0.35%)를 제외하고 일제히 하락했다. 특히 에너지 분야는 2.56%의 큰 하락세를 기록했고, 이외 △임의소비재(-0.92%) △필수소비재(-0.87%) △금융(-1.67%) △헬스케어(-0.98%) △산업(-1.44%) △부동산(-1.12%) △기술(-0.24%) △커뮤니케이션 서비스(-0.53%) △유틸리티(-0.19%) 등도 하락을 나타냈다.

유럽의 주요 증시도 물가상승 공포로 등장한 매도 물결에 1% 이상의 하락을 기록했다.

범유럽지수인 유로 Stoxx50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77.29포인트(1.92%) 추락한 3946.06으로 마감, 4000선이 또 무너졌다. 런던 FTSE100지수는 175.69포인트(2.47%) 급락한 6947.99로 7000선 아래로 추락한 동시에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지수는 118.60포인트(1.86%) 떨어진 6267.39를,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30지수는 280.66포인트(1.82%) 빠진 1만5119.75로 마감했다.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나스닥 지수 추이. [사진=인베스팅닷컴 갈무리]

 
◆물가상승 우려가 또···다우, 2월 이후 최대 낙폭
올해 초 시장을 지배했던 물가상승 우려가 다시 지수를 압박했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물가상승 대비가 가능하고, 자산매입축소(테이퍼링)·기준금리 인상 등 통화긴축정책 조기 논의는 없을 것이라고 재차 강조함에도 시장은 흔들리고 있다.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는 이날 고용이 계속 늘고, 물가상승 압력이 계속 높아질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란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브레이너드 이사는 "경제가 완전히 재개되고 회복이 탄력을 받게 됨에 따라 우리 지침인 완전 고용과 인플레이션 결과를 달성하는 데 인내심을 갖고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와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도 비슷한 발언을 했다.

그러나 이날 그동안 잠잠했던 미국 10년물 국채수익률(시장금리)이 1.6%대로 뛰면서 시장이 연준을 믿지 못하고 물가상승 압력에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5분 현재 미국 10년물 국채수익률은 1.23% 뛴 1.622%에서 움직이고 있다.

시장 투자자들은 연준이 주목하는 고용지표 개선에도 주목했다. 미국 노동부는 이날 지난 3월 채용공고가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고 밝혔다. 3월 채용공고는 전월 대비 725만6000명이 증가한 812만3000명을 기록했다. 채용공고가 800만명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공포가 사라지고 경제활동이 재개되면서 기업들의 채용규모도 크게 확대된 것이다. 하지만 실제 고용률은 현저하게 낮았다. CNBC에 따르면 고용자 수는 전월 대비 21만5000명이 증가한 600만명을 소폭 넘어서며 기업의 채용규모보다 낮은 수준을 보였다. 

푸르덴셜파이낸셜의 퀸시 크로스비(Quincy Krosby) 수석 시장전략가는 "어제와 오늘의 매도세를 감안하더라도, 밸류에이션이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시장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강력한 일자리 개방이 노동력의 가용성과 이를 위한 임금인상 필요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할 것이고, (연준)의 최저금리 약속은 사라지게 될 것"이라며 CNBC에 전했다.

CNBC는 시장의 공포척도인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가 장중 23.73까지 치솟았다며 시장의 변동성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CBOE의 VIX는 전일 대비 2.18포인트(11.09%) 오른 21.84를, 3월 중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제유가는 상승했다. 미국 최대 송유관 운영사인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의 송유관 시설 가동이 이번 주말경 재개돼 우려했던 심각한 공급 부족 사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란 기대가 시장에 유입된 영향이다. 달러 약세도 유가 상승에 한몫했다.

뉴욕상업거래소의 6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0.36달러(0.6%) 오른 배럴당 65.28달러를 기록했다. 런던ICE 선물거래소에서 7월물 브렌트유는 오히려 0.15달러(0.2%) 상승한 68.69달러를 나타냈다.

유로, 엔 등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미국 달러지수(DXY)는 이날 오후 5시 25분 현재 0.04% 빠진 90.18에서 움직이고 있다. 달러지수는 최근 5일 동안 1.22%, 한 달 사이에는 1.82%가 빠지면서 달러 약세를 나타냈다.

다만 국제 금값은 물가상승 우려에 5거래일 만에 하락 전환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물 금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1.50달러(0.1%) 빠진 온스당 1836.10달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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