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주간전망] '5월 조정 장세론' 솔솔...다시 떠오르는 '인플레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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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1-05-0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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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업 실적·고용' 강한 반등세, 되레 인플레이션 압박 키워

  • 여름휴가 앞둔 5월 약세장...고평가 주가, 숨고르기 가능성

이번 주(3~7일) 뉴욕증시는 다시금 고개를 드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감과 4월 미국 고용 지표 상황에 따라 등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주(4월 26~30일) 다우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0.48%와 0.39% 빠졌고, S&P500지수는 0.02% 올랐다. S&P500지수는 1주 만에 보합권에서 소폭 반등한 반면, 다우와 나스닥지수는 2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기업의 1분기 실적이 사상 최고 수준을 이어가는 호재에도 주식 시장은 좀처럼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변동성만 높아진 모양새다. 다만, 4월 월간으로는 오름폭이 크다. S&P500과 나스닥지수는 각각 5.24%와 5.4%나 상승했으며, 다우지수 역시 2.72% 올랐다.
 

지난 4월 나스닥지수 등락 추이. [자료=시황페이지]


올 1분기 기업들의 강한 실적 반등세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레피니티브 IBES 데이터는 현재까지 1분기 실적을 발표한 S&P500지수 편입 기업의 87%가 분석가들의 주당 순이익 추정치를 앞선 것으로 집계했는데, 이는 레피니티브가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94년 이후 가장 높은 기록이다.

크레딧스위스는 올해 남은 기간 비슷한 속도로 미국 경기가 반등한다는 조건에서 연말 S&P500지수 목표치를 종전 4300p(포인트)에서 4600p로 상향 조정했다. 10%가량 추가 상승 여력이 있을 것으로 본 것이다.

반면, 올해 기업들의 실적 개선세를 선반영하며 주가 수준이 투자자들에 부담을 줄 정도로 고평가 상태라는 진단도 나온다. 애버딘 스탠더드 인베스트먼트의 랄프 바셋 북미 주식책임자는 블룸버그에서 "여건이 매우 좋은 상황이지만, 밸류에이션(가치 평가) 측면에선 주가의 상향 여력은 점점 더 작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올 1분기 미국의 가파른 경기 회복세의 여파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기 시작했다.

지난 26일 골드만삭스가 미국의 경제성장률이 올 2분기 정점을 찍은 다음 둔화할 것이라 전망한 여파다. 이후의 성장 여력을 앞당겨 쓴 미국의 경기 회복세가 향후 둔화하기 시작할 경우 그간 우려했던 인플레이션 충격이 현실화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이다.

지난달 30일 연방준비제도(연준·Fed) 내 대표적인 매파(긴축 통화 정책을 지지하는 입장)인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연준이 월간 1200억 달러 규모의 자산 매입 속도를 늦추는 등 테이퍼링(점진적인 자산 매입 축소)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을 키우기도 했다.

다만, 장기 국채 금리는 대체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10년물 미국 국채 금리는 지난달 29일 장중 1.686%까지 치솟은 후 30일 1.626%로 한 주 거래를 마감했다. 안정화 수순이긴 했지만, 주초 1.55%에서 다소 높아진 상태다.

이와 함께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도 지난달 30일 전날 대비 5.45%나 오른 18.57을 기록하며, 고(高) 변동성 상황을 가리키는 20에 가까워지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의 눈은 다시 연준에 쏠리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 압박을 상쇄하기 위해 연준이 이르면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 회의에서 관련 논의를 시작한 후 올해 말이나 내년 초부터 테이퍼링에 돌입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특히, 4월과 5월의 미국 고용시장 상황에 이목이 쏠린다. 실업률 개선이라는 경제 호재가 오히려 연준의 테이퍼링 논의를 앞당기는 시장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간 연준은 2% 이상의 인플레이션 상황을 일부 용인하더라도 미국 경제가 '완전 고용'(실업률 4% 이하)을 달성하는 등 상당한 진전을 보이기 전까지 테이퍼링 등 긴축 통화 정책에 나서지 않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마이클 슈마허 웰스파고 증권 거시전략 부문 책임자는 "고용지표가 크게 좋아질 경우 사람들은 연준이 언제 테이퍼링에 나설지에 대해 우려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고, 블리클리 어드바이저리 그룹의 피터 부크바 최고 투자책임자는 "이번 주 주목할 내용은 고용이 전부"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전통적으로 약세를 보이는 5월 장세에 맞춰 증시가 조정장을 본격화할 수 있다는 경고까지 하고 있다.

라이안 데트릭 LPL파이낸셜 수석 시장전략가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투자 격언 중 하나는 5월에 주식을 팔고 시장을 잠시 떠나라는 것"이라면서 "현재 주가는 지난해 3월 저점에서 87% 이상 상승했기에 언제든 하락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록펠러 글로벌패밀리서비스의 지미 장 최고투자책임자(CIO)는 CNBC에서 "향후 몇 달간 주가가 숨을 고르며 횡보할 수도 있다"면서 "시장은 기업의 강력한 실적 개선세와 같은 긍정적인 소식에도 잠잠한 상황인데, 이는 '디스카운트(저평가)'의 신호"라고 진단했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사진=AFP·연합뉴스]

◇주요 경제지표 및 일정
이번 주 주목해야 할 일정은 4월 미국 고용지표와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등 연준 관계자들의 발언이다.

미국의 비농업 부문 고용 인원은 지난 3월 91만6000명이나 증가한 데 이어 4월에도 100만명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증가 수치가 100만명을 넘어설 경우 오히려 연준의 테이퍼링 논의를 앞당길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다우존스의 전문가 예상 집계치는 97만8000명 고용 증가와 실업률(3월 6%) 5.8%다. 반면 모건스탠리와 제프리스는 각각 125만명, 210만명 고용 증가를 예상했다.

파월 의장은 오는 3일 전미지역재투자연합(NCRC)의 연례 경제 콘퍼런스에 참석해 지역 개발을 주제로 연설할 예정이다. 미국의 경기 회복세와 물가 상승 상황에 대한 평가에 시장이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3일에는 마킷과 공급관리협회(ISM)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와 자동차 판매지수가 나온다. 파월 연준 의장과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가 연설한다.

4월에는 미국 무역수지와 공장재수주 지표가 나온다.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은 총재와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가 연설한다. 화이자와 T모바일, CVS헬스, 코노코필립스, 듀폰 등이 올 1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5일에는 민간 고용지표인 ADP 고용보고서가 나오고 마킷의 서비스업 PMI와 ISM의 비제조업 PMI가 나온다. 제너럴 모터스(GM), 우버, 페이팔, 힐튼 월드와이드 등이 실적을 내놓는다.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은 총재와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은 총재,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가 발언한다.

6일에는 미국 노동부의 주간 신규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나온다.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와 카플란 댈러스 연은 총재,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가 연설한다. 모더나, 리제네론, 비아콤CBS, 비욘드미트, AIG, 펠로톤 등이 실적을 발표한다.

7일에는 미국 노동부가 4월 비농업 부문 신규고용·실업률 지표를 발표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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