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되는 건 다 판다"...허리띠 졸라매는 패션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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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보미 기자
입력 2021-05-02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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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코로나발 불황에 허덕이는 국내 패션기업들이 가진 땅과 건물부터 브랜드, 자회사까지 돈 되는 자산을 팔아치우며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전염병이 전 세계를 덮치면서 외출을 자제하는 사회적인 분위기에 의류 소비가 크게 줄었고, 이런 이유로 패션계는 코로나 타격이 큰 업종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2일 패션 업계에 따르면 국내 5대 패션 업체 가운데 하나인 LF는 얼마 전 오디오물 출판업을 하는 자회사 케이앤씨뮤직 지분 전량(94.44%)을 440억원에 팔기로 결정했다. 회사는 "자회사 지분 매각을 통한 재무 개선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LF는 작년 어려운 한 해를 보냈다. 매출은 1조6105억원으로 1년 전보다 13%가량 줄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771억원)도 12% 꺾였다. 더구나 순익은 286억원으로 60% 가까이 감소했다. 반대로 빚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총계는 1조650억원으로 전년(1조256억원)보다 4% 가까이 늘었고, 2년 전인 2018년(4684억원)에 비하면 127% 넘게 증가했다.

섬유패션업체인 방림도 상황은 비슷하다. 방림은 지난해 매출이 334억원으로 전년보다 71% 감소했다. 그나마 금융수익과 금융원가가 2배 가까이 불어나면서 영업이익은 80억원을 기록했지만 순손실은 22억원으로 2019년 대비 적자로 돌아섰다.

방림은 장기 무수익 고정자산 유동화를 통해 재무건전성과 투자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달 중순 경북 구미시 공단동에 있는 공장 부지 일부를 팔기로 결정했다. 오는 31일 해당 부지 가운데 72%에 해당하는 땅을 건스템 외 3인에게 30억원에 처분할 예정이다.

핸드백을 주로 만드는 제이에스코퍼레이션도 얼마 전 경기도 화성시 반송동에 가지고 있던 땅과 건물을 235억원에 부동산 컨설팅업체인 더호스피탈리티매니지먼트그룹에 팔았다. 그나마 제이에스코퍼레이션은 외부 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덕에 지난해 호실적을 거뒀지만, 대규모 투자로 재무건전성 측면에서는 리스크 관리가 필요해졌다.

실제로 2019년만 해도 447억원에 불과했던 제이에스코퍼레이션의 부채총계가 지난해 3537억원으로 8배 가까이 뛰면서 같은 기같 부채비율도 29%에서 234.71%로 늘었다. 회사는 코로나가 전국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지난해 3월 단기차입금(330억원)을 늘리면서 "코로나 바이러스 위기 대응을 위해 중장기 유동자금 사전 비축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22년 동안 운영해온 브랜드를 파는 곳도 있다. 세정그룹 자회사 세정과미래는 지난달부터 쿠사먼앤드웨이크필드를 자문사로 선정하고 캐주얼 브랜드 니(NII) 매각 작업을 벌이고 있다. 세정그룹은 경기 불황과 전반적인 영캐주얼 패션 시장의 침체, 코로나19 타격을 받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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