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노믹스, 탄소 없는 기업만 생존] 애플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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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 기자
입력 2021-04-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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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30년까지 탄소배출 75% 감축...2억달러 기금 조성

  • 해외 기업 대비 국내 기업 탄소중립 대응 느려

[사진=AFP 연합뉴스]

애플이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2030년까지 매년 이산화탄소 100만t을 제거해 0(제로)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승용차 20만대가 내뿜는 양이다.

이 목표는 애플에 국한되지 않는다. 애플과 관계를 맺은 제조 공급망과 협력사 모두를 아우른다. 이들은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의 75%를 직접 감축할 예정이다. 나머지 25%는 애플이 탄소중립을 실행하기 위해 조성하는 기금 2억 달러(약 2234억원)로 해결할 계획이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작은 파장이 연못을 가득 채우듯 애플의 탄소중립 노력이 큰 변화를 끌어내는 첫 발걸음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애플의 탄소중립 선언은 기업이 더 이상 탄소 배출을 외면하고서는 미래에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탄소중립은 인간의 활동에 의한 온실가스 배출을 최대한 줄이고, 남은 온실가스는 흡수·저장·이용·제거해 결과적으로 실질 배출량 0이 되도록 만드는 개념이다.

글로벌 기업은 탄소 감축에 일찌감치 뛰어들었다.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MS)는 이미 2012년에 이산화탄소 배출이 아예 없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2025년까지 100% 재생에너지로 사무실과 공장을 가동하고, 10억 달러(약 1조1172억원)를 투자해 4년간 탄소 제거 기술 개발 등을 지원한다.

소비자가 탄소중립 시행을 가장 쉽게 체감할 수 있는 곳은 스타벅스다. 다회용컵을 사용하면 할인해 주는 것을 시작으로 매장에 있던 플라스틱 빨대를 종이 빨대로 전환했다. 종이컵에도 FSC 인증 마크가 새겨졌다. 이는 생물 다양성 유지 등 지속할 수 있는 방식으로 생산된 종이와 상품에 부여되는 친환경 인증이다. 스타벅스는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기 위해 이 같은 노력을 하고 있다.

이 밖에 지멘스, 이케아, 구글, 아마존, 영국 석유회사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 등의 기업들이 탄소중립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네이버가 최초로 탄소 네거티브를 선언했다. 2040년까지 배출되는 탄소량보다 감축을 더 늘리는 개념으로, 이는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탄소중립보다 한발 더 나아간 조치다. LG전자는 2030년까지 제품 생산 단계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2017년 대비 50% 줄이고, 외부 탄소 감축 활동을 강화해 실질 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들 계획이다.

국내 기업은 이 같은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고 해외 기업에 비해 탄소중립 대응이 한참 뒤처져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량의 100%를 2050년까지 풍력·태양광 등의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글로벌 캠페인인 RE100에 가입한 국내 기업은 SK그룹과 아모레퍼시픽, LG에너지솔루션뿐이다. 애플과 구글·BMW·GM·이케아 등 302개 기업이 참여한 것과 대조된다.

특히, 국내 글로벌 기업은 경각심을 갖고 탄소중립 실행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탄소 배출을 줄이지 못하면 글로벌 경쟁에서 도태되는 시대가 될 것"이라며 "업계 전반에 탄소중립 분야만큼은 퍼스트 무버가 돼야 한다는 인식이 생기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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