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식 투쟁 19일째' 나발니, 수일내 사망할 수도...심장 마비·신부전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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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1-04-18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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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야권 운동가로 감옥에 수감된 알렉세이 나발니가 수 일 안에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감옥에서 단식 투쟁에 돌입한 이후 건강이 급속히 나빠지면서 심장마비 혹은 급성 신부전 증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17일(현지시간) 로이터와 BBC 등 외신에 따르면, 나발니의 개인 주치의를 자처하는 야로슬라프 애시크민과 아나스타시야 바실리에바 등 의사 4명은 "나발니의 혈액검사 결과를 러시아 연방 교도소장에게 전달했다"면서 "우리 환자가 당장이라도 죽을 수 있으며 그를 즉시 중환자실로 옮겨야 한다"고 촉구했다.
 

알렉세이 나발니.[사진=AFP·연합뉴스]


야권 활동 단체인 '의사연맹 노동조합'(Doctors Alliance trade union) 소속인 이들은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현재 단식투쟁 중인 나발니가 심장마비를 비롯한 치명적 부정맥이나 급선 신부전 증상이 언제든 발현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나발니는 지난해 8월 국내선 항공기 기내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측의 혐의로 의심되는 독극물 암살 시도가 실패한 후, 독일로 이송돼 반 년 가까이 치료를 받았다. 일부 건강을 회복한 나발니는 올해 1월 러시아 귀국을 단행했고, 입국과 동시에 당국에 체포됐다.

러시아 법원은 2014년 정치 후원금과 관련해 당국이 제기한 사기 혐의로 집행유예 상태이던 나발니가 이를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3년6개월형(집행유예·구금 기간을 제외하면 2년6개월)으로 실형 전환했다.

이후 나발니는 수감 상태에서 다리와 허리에 통증을 호소했음에도 치료를 거부한 연방 교도소에 항의하기 위해 지난달 31일부터 단식 투쟁을 선언했고, 지난 5일에는 발열과 호흡기 증상으로 교도소 내 병동시설에 옮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나발니를 면회한 아내 율리야는 단식 선언 이후 그의 몸무게가 9㎏가량 줄었다면서 건강이 빠졌다며 건강 상태를 걱정했으며, 주치의 바실리에바는 트위터에서 일반적으로 혈중 칼륨 수치가 리터당 6.0m㏖(밀리몰)을 넘어서면 중환자실로 옮겨야 하는데 나발니는 이미 7.1m㏖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나발니의 대변인 키라 야르미슈 역시 현재 그의 상태가 매우 위험하다면서 "나발니가 죽어가고 있으며, 지금 상태에선 며칠 안에라도 사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야권 운동가 나발니에 대한 러시아 정부의 불공정한 처우를 두고 안팎으로 항의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러시아 내 야권 연합은 50만명이 모이면 정부에 항의하는 집회의 개최 날짜를 잡을 것이라면서 온라인 신청을 받고 있는데, 이날까지 45만명 이상이 서명한 상태다.

유럽연합(EU)과 미국은 러시아에 대해 관련 제재를 발표했을 뿐 아니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직접 "정말로 부당하고 불합리한 일"이라고 언급하면서 강한 외교 분쟁으로 발전할 조짐도 보이고 있다.

지난 16일에는 영국 배우 주드로와 베네딕트 컴버배치 등 전 세계 70명 이상의 유명인사들이 프랑스 일간 르몽드를 통해 "나발니가 즉시 적절한 치료를 받게 하라"고 러시아 정부에 촉구하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야로슬라프 애시크민과 아나스타시야 바실리에바 등 러시아 '의사연맹 노동조합' 소속 알렉세이 나발니 주치의 그룹.[사진=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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