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적인 은행권도 블록체인 매력에 빠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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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준무 기자
입력 2021-04-1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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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BDC 플랫폼부터 사원증 접목

  • 외부와의 연구 협업도 활발

은행권이 블록체인을 주목하고 있다.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의 유통에 대비해 자체 플랫폼을 마련하기 위해 서두르는 것이다. 기술 연구 단계를 넘어 실제 업무에 적용하는 사례도 부쩍 늘어나는 중이다. 블록체인의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보수적인 은행권도 적극적으로 도입에 나서는 모양새다.

14일 하나은행은 이달 말까지 CBDC 유통을 위한 시범 시스템을 구축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하나은행은 포스텍 크립토블록체인연구센터와 현재 CBDC 기술 검증을 수행하고 있다. 향후 한국은행이 CBDC를 발행할 경우 시중은행의 공급, 개인의 교환·이체·결제 등의 과정에서 CBDC가 실물화폐처럼 원활하게 융통될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

시중은행 중에서 CBDC 플랫폼 구축에 나선 것은 하나은행이 두 번째다. 앞서 신한은행은 지난달 LG CNS와 손잡고 블록체인 기반 CBDC 플랫폼의 시범 구축을 마쳤다고 밝힌 바 있다.

CBDC는 블록체인에 기반한 '디지털 현금'이다. 중앙은행이 발행하되 블록체인 분산원장 기술에 기반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강력한 권한을 가진 중앙조직이 혼자서 장부를 관리하는 게 아니라, 거래에 참여하는 수많은 이들이 데이터를 쪼개서 나눠 갖는 식으로 보유 현황이나 거래 내역을 관리한다.

올해 한은이 CBDC 시험 체계를 가동할 예정인 만큼, 다른 은행들도 이에 대비하기 위해 분주하다.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은 자체 플랫폼 구축을 검토하고 있다.

블록체인 연구를 위해 외부와의 협업도 활발한 상황이다. 신한은행은 14일 블록체인 플랫폼 헤데라 해시그래프 이사회에 가입했다고 밝혔다. 헤데라는 탈중앙화된 퍼블릭 네트워크로, 현재 구글·IBM·LG전자 등 다수의 글로벌 기업들이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다. 헤데라의 분산원장 인프라를 활용한 서비스를 구축해 은행 분야의 서비스를 혁신할 수 있을 것으로 신한은행 측은 기대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포스텍과 디지털혁신 연구센터를 설립한다. 블록체인 등 디지털 금융 분야의 협력사업을 추진하는 한편 연구 네트워크를 만들고 인적 교류까지 꾀하겠다는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하이퍼레저(Hyperledger) 및 이더리움기업연합(EEA), R3 등 3대 블록체인 컨소시엄에 모두 가입을 마쳤다.

이미 은행 업무에 블록체인을 활용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신한은행은 서울옥션블루와 업무협약을 맺고 '블록체인 월렛'을 준비하고 있다. 이미 양측은 고가의 미술품 등 실물 자산을 디지털 지분으로 분할해 소액에 판매하는 디지털 자산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블록체인에 기반해 지분을 보유하고 증명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할 예정이다.

DGB대구은행의 경우 사원증에 블록체인을 접목했다. 탈중앙화 신원증명(DID) 기술에 기반해, 사원증의 발급부터 출입 이력을 블록체인에 저장하는 구조다. 블록체인 형태로 정보를 나눠서 보유하기 때문에 데이터 위·변조가 불가능할 뿐 아니라 개인정보 대량 유출을 방지할 수 있다는 게 은행 측 설명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시중은행이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인프라를 활용할 경우 기존 은행망을 이용할 때에 비해 비약적으로 거래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올해는 CBDC부터 백신접종 증명 등 다양한 분야에서 블록체인의 상용화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은행들의 관심도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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