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 재보선] 고개 숙인 박영선·김영춘…인물론, 정권심판론에 '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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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조 기자
입력 2021-04-0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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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당과 거리 뒀지만 역전 역부족

  • LH 투기·전 시장 성비위 극복 못해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7일 밤 서울 종로구 안국빌딩 선거캠프를 찾아 캠프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눈 뒤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표정이 굳어졌다. 김영춘 민주당 부산시장 후보는 선거사무소를 빠져나갔다. 7일 오후 8시 25분께 4·7 재·보궐선거 출구 조사 결과를 접하고 난 직후였다.

하루 전인 6일 오후 분위기와는 180도 달랐다. 결국 야당이 내세운 '정권심판론'에 '인물론'을 강조한 두 후보 모두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박 후보는 성공한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자 다선 중진의원, 여성 최초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원내대표 출신이라는 점을 강조해 왔다. 여성 최초 서울시장 도전도 유의미했다. 유세용 점퍼 색을 파란색이 아닌 하늘색으로 바꾸고, 당명을 뺀 것도 인물론과 무관하지 않다.

박 후보 선거캠프는 "박 후보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에 밀려서 서울시장에 당선되지 못하면, 서울시민 모두에게 손실"이라며 "민주당은 조금 부족하지만 박영선은 훌륭한 사람"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김 후보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부산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며 인물론을 강조했다. 시민들이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국제경제도시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럼에도 이번 재·보선이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 성 비위 사건에서 촉발됐다는 사실과 그로 인한 혈세 투입이 여권에 부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박 전 시장 성추행 사건 피해자는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2차 가해로 인한 괴로움을 토로하며 "그분의 위력은 여전히 강하게 존재한다"고 말했다. 박 후보자에게는 "저를 '피해호소인'이라고 명명한 의원들이 직접 사과하도록 따끔하게 혼내주면 좋겠다"고 전해 안팎에서 소란이 일기도 했다.

지난달 초 불거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 부동산 투기 의혹도 영향이 지대했다. 그동안 집값 안정화를 이유로 대출과 매매 등을 옥죄어온 정부에 대한 반감이 컸던 것. 이에 민주당 지도부에서는 부동산 문제는 당 잘못이라고 선을 긋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 후광효과도 점차 희석됐다.

실제 김태년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은 지난 5일 중앙선거대책위원회에서 "부동산에 대한 분노 때문에 원조 투기 세력을 부활시켜서는 안 된다"며 "민주당이 부족하지만 집값 안정과 2·4 부동산 대책을 결자해지할 수 있도록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민주당에 실망이 크더라도 박 후보와 김 후보의 능력과 정책, 살아온 길을 살펴보고 판단해 달라"고 덧붙였다.

이렇듯 민주당이 막판 역전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성난 민심은 정권심판론에 손을 들어줬다. 국민의힘은 야권을 결집하고, 정권 심판의 구심점을 자처하면서 대권 가도 선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끌어들이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국민의 상식이 이기는 선거가 아니었나 생각한다"며 "(출구조사에서) 부산은 서울보다 격차가 더 크게 벌어졌는데, 오늘날 우리 정부에 대한 국민의 분노 표시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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