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여성 예술인들의 파티, <江原圖 : 강원의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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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영 인턴
입력 2021-04-01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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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의 여성 로컬 크리에이터(특정 지역에서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드는 청년)들이 다양한 장르를 융복합하여 새로운 문화예술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강원도를 기반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여성 크리에이터들이  ‘우먼스 파티(Women’s Party)’ 전시회를 연다.

강릉시립미술관에서 오는 2일부터 시작하는 우먼스파티 기획전은 <江原圖 : 강원의 그림>의 이름으로, 강릉의 젊은 여성 예술가가 모여 만든 전시다.

이번 전시의 이름을 눈여겨보아야 한다. 강원도의 지명인 ‘江原道’가 아니라 ‘江原圖’, 즉 강원의 그림이다. 이번 전시는 기존의 강원의 이미지를 답습하기보다는, 예술가 각자가 느낀 강원도를 저마다의 개성으로 그려낸 결과물이다. 글, 사진, 회화, 도예, 캘리그라피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그들의 경험과 감상을 시각적으로 표현했다.
 

[김소영 캘리그라퍼]

김소영 캘리그라퍼는 민화와 문자를 접목해 그의 세계관을 담아냈다. “글씨가 표현할 수 없는 회화적, 조형적 느낌을 민화와 접목해서 표현했다”며 이번 작품 <글씨당>을 설명한다. 특히 '해학반도도'를 참고해 풍요로운 세계관을 작품에 반영해냈다.
 

[김소영 도예작가]

김소영 도예작가는 <카르페 디엠>이라는 작품을 준비했다. 서울에 살다가 강원도로 거취를 옮긴 그에게 강원도의 삶은 ‘현재에 충실하라’는 작품명의 뜻을 일깨워줬다. 김 작가는 “강원도에서 서울에서보다 현실에 더 만족하고 충실하게 사는 것을 연습하고 있다”며 강원도에서 느낄 수 있는 것을 작품을 통해 표현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김예지 그래픽디자이너]

김예지 그래픽 디자이너는 컵을 통해 강원도 동해바다의 물마루를 표현했다. “바다는 파란색이 아니라 주황색도, 빨간색도 될 수 있다고 받아들였다"며 이번 작품을 설명했다. 그가 직접 경험한 양양 해변의 겹겹이 일어나는 물마루와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물의 색을 작품에 담아 냈다.
 

[김효정 캘리그라퍼]

김효정 캘리그라퍼는 강원도에서 느끼는 감정들을 캐릭터와 캘리그라피로 시각화한다. 타지에 살다가 다시 그의 고향인 강원도 속초로 돌아왔을 때 느낀 감정은 ‘다정함’이었다. “다시 돌아와도 품어주는 느낌을 받았고, 다정하다고 느꼈다”며 “이러한 다정함을 전하기 위해 귀여운 캐릭터와 다정한 글귀를 캘리그라피로 담았다”고 전했다.
 

[박은희 소설가]

박은희 소설가도 <피를 먹는 새>라는 작품으로 이번 전시에 참여했다. 이 책에는 강원도에 와서 발견한 작가 자신의 모습이 담겨있다. 박 작가는 “강원도에 힘든 시기에 왔었다”며 “그 시기에 상실한 것들과 욕망한 것들을 이야기로 풀었다”고 작품 의도를 전했다.
 

[이혜진 사진가]

이혜진 사진가는 <존재하는 광부2>라는 제목의 작품을 통해 그가 사는 곳의 이야기를 전한다. 그가 경험한 강원도는 많은 이들이 흔히 떠올리는 자연풍경과는 사뭇 다르다. “제가 살고 있는 지역은 아직 탄광이 남아있어요”라며 “이러한 (지역의) 역사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라고 말했다.
 

[최소연 도예가]

최소연 도예가는 <마음잔>이라는 작품에 강원의 자연을 담았다. 그는 “강원의 자연에서 느낀 포근함과 위로의 경험을 빚으려고 했다”며 이번 전시 작품을 설명했다.
 

[최지원 오트톡톡 대표]

채지원 오트톡톡 대표는 청포도와 강릉 무화과가 토핑된 요거트를 화폭에 담아 이번 전시에 참여한다. 채 대표는 “요거트 메뉴도 예술의 일부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며 강릉 이미지에 어울리는 그래놀라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를 풍요롭게 꾸민 8인의 예술가들은 모두 우먼스 파티의 일원이다. 우먼스 파티는 지역과 사람, 그리고 작품을 통해 세상과 관계 맺기를 시도하는 8인의 강원 청년 여성 예술가들 모임이다. 각자의 영역에서 전문성을 가지고 소통하며 지역에서 ‘즐겁고 선한 시도들’을 만들어가고 있다.

우먼스 파티는 지역 내 젊은 여성 예술가들이 예술 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한다. 이전까지 예술활동을 본업으로 하지 않던 사람일지라도 예술인들이 협업하며 작품에 관해 이야기를 예술 활동을 이끌어주는 계기가 되어주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혜진 사진가는 우먼스 파티는 자신에게 ‘작가로서 내딛는 첫 발걸음’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이전까지 취미로 사진을 찍고 사진관을 운영해왔다. 이에 “우먼스 파티를 통해 작품을 위해 움직이고 동료들과 이야기를 할 수 있었다”며 스스로에게 작가라는 단어를 붙일 수 있게 된 것 같다는 생각을 한 '소중한 발걸음’이라고 말한다. 이 사진가뿐 아니라 많은 이들이 우먼스 파티가 예술 활동의 길을 이끌어주었다고 전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도슨트 프로그램을 통한 작가와의 만남도 준비하고 있다. 4월 10일(토)과 4월 16일(금) 2회에 걸쳐 진행된다. 젊은 여성 예술가들의 즐겁고 선한 시도를 통해 강원의 다양한 면모를 볼 수 있는 기회다.

“우리가 하는 모든 걸음이 가치있는 활동이 되길 바라게 되었어요” 이번 전시를 앞두고 인사를 전한 김소영 캘리그라피 작가의 말이다. ‘강원, 여성, 예술이라는 주제와 우먼스 파티의 가치와 방향에 공감한다면, 우리와 함께 파티를 즐겨요’라는 그들의 말처럼, 많은 사람이 이들의 파티에 동참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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