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기업] 바이두, 홍콩증시 상장으로 제2 전성기 맞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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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중국본부 팀장
입력 2021-03-19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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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두 내리막길"···中 인터넷 'BAT'에서 'ATM' 시대로 전환

  • 'AI기업'으로 인정받겠다···홍콩 IPO로 제2도약 꿈꾸다

  • "자동차, 반도체, AI 등" 호재 쏟아내며 IPO 열기 띄우기

바이두.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인터넷기업 바이두(百度)가 오는 23일 홍콩증시에 상장한다. 한때 알리바바, 텐센트와 함께 중국 인터넷 공룡 3인방이란 뜻으로 'BAT(3개 회사 영문 이니셜)'라 불렸지만, 급변하는 인터넷 시대 변화에 뒤처져 부진을 면치 못했다. 최근 인공지능(AI), 반도체, 자동차 등 방면으로 영토를 확장하는 바이두는 이번 홍콩증시 상장을 계기로 재도약에 시동을 걸고 있다.
 
◆ "바이두 내리막길"···中 인터넷 'BAT'에서 'ATM' 시대로 전환

사실 바이두의 증시 상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5년 창립 5년 만에 미국 나스닥에 성공적으로 상장했다. 그 당시 뉴욕증시에 상장한 중국계 기업 중 최고 시가총액을 자랑하며 중국 인터넷 발전사 한 획을 그었다는 평을 받았다.

실제 2000년 베이징에서 인터넷 검색엔진 기업으로 시작한 바이두는 급증하는 중국 인터넷 인구를 발판으로 빠르게 영향력을 확대했다. 지난 2010년 미국 구글마저 중국서 철수하면서 중국 인터넷 검색엔진 시장에서 바이주의 독주가 이어졌다.

하지만 PC 인터넷 시대에서 모바일 인터넷 시대로 빠르게 전환하는 중국 시장 수요에 따라가지 못하면서 차츰 뒤처졌다.

한때 나란히 어깨를 겨뤘던 알리바바와 텐센트와의 경쟁에서도 밀렸다. 지난해 3월엔 바이두 주가가 주당 80달러까지 고꾸라졌다. 시가총액은 수 백억 달러 대에 불과했다. 수 천에 달러대 시총을 자랑하는 알리바바와 텐센트와 격차는 점점 더 벌어졌다.

메이퇀 등 중국 신흥 인터넷기업에도 추격당했다. 메이퇀은 '중국판 배달의 민족'으로 불리는 온라인배달업체다. 바이두가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중국은 이제 'BAT'가 아니라 'ATM(알리바바·텐센트·메이퇀의 영문 이니셜)'이 인터넷 경제를 주도한다는 말까지 나왔다. 
 
◆ 'AI기업'으로 인정받겠다···홍콩 IPO로 제2도약 꿈꾸다

하지만 바이두 기업가치가 너무 저평가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경제주간은 "바이두가 중국 인터넷기업 중 자본시장에 의해 가장 저평가된 기업 중 하나"라고 진단했다.

현재 바이두의 주가수익배율(PER)은 23배 남짓이다. 중국 알리바바·텐센트 등은 물론 신흥기업인 메이퇀(600배, 최고점 기준), 콰이서우(800배)와도 커다란 차이가 있다. 

그만큼 바이두가 이번 홍콩증시 기업공개(IPO)에 임하는 자세는 16년 전과는 다르다.

홍콩거래소에 따르면 바이두는 이번 홍콩 상장을 통해 전체 주식의 3.4%에 해당하는 9500만주를 발행한다. 공모가는 주당 252홍콩달러로, 모두 239억 홍콩달러(약 3조4700억원)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다.

중국경제주간은 바이두의 이번 상장은 자금 조달은 물론, 기업가치를 새롭게 재평가받기 위한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바이두는 이번 홍콩증시 상장에서 스스로를 '검색엔진 기업'이 아닌 '인공지능(AI) 회사'라고 포지셔닝했다. 향후 클라우드와 자율주행 사업을 바이두 향후 주력 사업으로 밀겠다는 뜻이다. 
 
◆ "자동차, 반도체, AI 등" 호재 쏟아내며 IPO 열기 띄우기

이를 위해 바이두는 각종 호재를 쏟아내며 홍콩증시 상장 전부터 분위기를 띄우는 모습이다. 

지난해말 중국 자동차공룡 지리자동차그룹과 손잡고 스마트 전기차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한 게 대표적이다.

2013년 '중국의 구글'을 표방하며 AI에 '올인'한다고 선언한 바이두는 자율주행차 기술에 집중해 왔다. 바이두가 전 세계적으로 출원한 자율주행 특허 개수만 1900개로 중국 1위다. 바이두가 개발한 자율주행 택시(로보택시)는 베이징을 비롯해 후난성 창사, 충칭, 광저우 등에서 시범 운행 중이다. 앞으로 지리차와의 협력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시장은 기대하고 있다.

반도체 분야에서도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바이두는 그동안 내부적으로 개발한 AI반도체칩 '쿤룬1'이 이미 현재 바이두 검색엔진, 스마트 클라우드 방면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고 최근 공개했다. 현재 개발 중인 차세대 AI반도체칩 '쿤룬2'도 조만간 양산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바이두는 아예  AI반도체칩 사업부 '쿤룬' 사업부를 따로 분사시킬 계획인데, 최근 진행한 투자금 유치에서 쿤룬 시장가치는 20억 달러로 평가받기도 했다. 

바이두 주가도 지난해 말부터 빠르게 상승곡선을 탔다. 지난 2월 19일 종가기준 주가는 339달러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최근 글로벌 증시 조정장 속 주가는 현재 주당 260달러 선에 머물고 있긴 하지만, 연초 대비 여전히 약 20% 오른 수준이다. 

최근 미국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 '금손'으로 불리는 캐시우드 아크(ARK) 인베스트먼트 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투자한 10대 주식 중 하나로 알려져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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