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재여, 베어 트랩을 넘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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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 기자
입력 2021-03-16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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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GA 혼다 클래식 19일 개막

  • 임성재 타이틀 방어 나서

생애 첫 PGA투어 트로피를 들어 올린 임성재[EPA=연합뉴스]


최근 점진적인 순위 상승을 보이는 임성재(23)가 생애 처음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트로피를 들어 올린 무대에서 타이틀 방어전을 치른다.

2020~2021시즌 PGA투어 혼다 클래식(총상금 700만달러·79억4000만원)이 오는 19일(한국시간)부터 22일까지 나흘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가든스에 위치한 PGA 내셔널 챔피언 코스(파70·7125야드)에서 열린다.

1972년 창설된 이 대회는 올해로 49주년을 맞았다. 재키 글리슨 인베러리 클래식으로 시작해 지금까지 대회명이 6번 교체됐다.

혼다가 후원을 시작하고 나서도 이름이 두 번 변경됐다. 1982년부터 1983년까지는 혼다 인베러리 클래식이라는 이름이었다.

1984년부터 '괴짜' 예스퍼 파네빅(스웨덴)이 우승한 2001년까지는 혼다 클래식(Honda Classic), 2002년부터 현재까지는 영문 대회명 앞에 'The'를 붙이며 The Honda Classic으로 변경됐다.

49년의 역사 동안 한국 선수가 우승한 것은 두 번이다. 모두 PGA 내셔널 챔피언 코스에서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2009년에는 '타이거 킬러' 양용은(49)이 존 롤린스(미국)를 한 타 차로 누르고 9언더파 271타로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두 번째 우승은 지난해로 양용은이 우승한 지 11년 만이었다. 2018~2019시즌 아놀드 파머 어워드(PGA투어 신인상)를 들어 올린 임성재가 생애 처음 투어 트로피를 거머쥐며 무관의 한을 풀었고, 뒷심 부족이라는 오명도 말끔히 씻었다.

당시 임성재는 6언더파 274타로 우승했다. 베어 트랩(15~17번홀)에서 버디 두 개와 한 개의 파를 기록했다. 그는 "베어 트랩은 정말 어렵다. 우승하고 싶었다. 그 마음 그대로 원하는 샷을 칠 수 있었다. 그 결과 15번홀과 17번홀 버디를 잡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베어 트랩은 '황금 곰' 잭 니클라우스(미국)가 2000년대 초 리모델링하면서 깔아 놓은 덫이다. 이 덫은 PGA투어 전체를 통틀어서 손꼽히는 난 코스로 유명하다.

타이틀 방어를 위해서는 덫을 조심해야 한다. 미국 골프위크에 따르면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14년 동안 베어 트랩에서 1515개의 공이 물로 향했다. 출전 선수로 계산해 보면 570명 중 446명의 발목이 덫에 걸린 셈이다.

최근 전복 사고를 당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도 2018년 덫에 걸려서 8타를 줄줄이 잃었다.

만약 임성재가 우승한다면 PGA 내셔널 챔피언 코스에서 처음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 선수로 남게 된다.

이 대회에서 유일한 타이틀 방어 성공자는 베어 트랩을 설계한 니클라우스다. 그는 1977년과 1978년에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당시 코스는 인베러리 컨트리클럽이었다.

역대 다승자는 니클라우스를 포함해 총 4명이다. 모두 2승을 보유했다. GS칼텍스 매경오픈 우승자로 한국인들에게 친숙한 마크 캘커베키아를 비롯해 조니 밀러(이상 미국), 파드리그 해링턴(아일랜드)이 주인공이다.

최근 임성재는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1월 초 센트리 챔피언스 토너먼트 공동 5위 이후 톱10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다만 2월 말부터 시작된 점진적인 순위 상승이 기대된다.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워크데이 챔피언십 공동 28위를 시작으로 아놀드 파머 인비테이셔널 공동 21위, 지난주 종료된 '제5의 메이저'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공동 17위를 기록했다.

특히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에서는 뒷심을 발휘했다. 그는 이글 한 개, 버디 6개, 더블 보기 한 개를 엮으며 6언더파 66타를 때렸다. 6언더파는 데일리 베스트 스코어였다.

전날의 실수를 만회하고, 다음 주 타이틀 방어를 기대하게 하는 부분이었다.

이에 대해 임성재는 "무빙데이(3라운드) 때 욕심을 부렸다. 정신력이 흔들렸고, 차분하지 못했다. 그래도 오늘 이렇게 만회하게 돼서 다행"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음 주에 처음 타이틀 방어에 나선다. 연습과 준비를 철저히 할 것이다. 쉽지 않은 코스다. 차분히 잘해보겠다"고 덧붙였다.

출전 선수 중에서 세계남자골프랭킹(OWGR)이 가장 높은 선수는 15위인 대니엘 버거(미국)다. 두 번째로 높은 선수는 임성재(18위)다.

톱 플레이어들은 WGC 델 테크놀로지스 매치플레이를 앞두고 휴식을 취하기 때문이다.

이는 어쩌면 임성재에게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 두 대회에서 물오른 샷감으로 우승 경쟁을 펼친 노장 리 웨스트우드(영국)가 복병이다. 한국인 최다승 기록(8승)을 보유한 '맏형' 최경주(51)와 필 미컬슨(미국)도 무시하지 못할 노장들이다.

출전하는 한국 선수는 총 6명이다. 임성재와 최경주를 비롯해 강성훈(34), 안병훈, 이경훈, 노승열(이상 30)이 우승 레이스에 뛰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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