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수원, 후쿠시마 사고 교훈…원전 안전 2중 3중 철통 방어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박성준 기자
입력 2021-03-10 16:31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지진 안전성 강화·해일 대비 안전성 강화 다각도 안전장치

일본 도쿄전력 직원이 21일 후쿠시마현의 제1 원전의 원자로 격납용기 옆에서 방사능 농도를 측정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2011년 3월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계기로 국내 원전의 안전성을 더욱 철저히 점검하는 분위기다. 사고 직후 정부에서 수행한 종합안전 점검 결과 국내 원전은 안전성을 충분히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후쿠시마 사고의 교훈을 살펴 최악의 상황에서도 안전성을 확보하도록 56건의 장단기 개선사항도 마무리할 계획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은 현재까지 핵심과제 54건을 완료했으며 남아있는 2건도 2024년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지진 안전성 강화

일반적으로 판경계에 위치해 대규모 지진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는 일본과 달리 판내부에 위치한 우리나라는 대규모 지진 발생확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안전지대로 평가되고 있다. 실제로 일반 건축물에 피해를 유발할 수 있는 규모 5.0 이상의 지진은 1978년 계기지진 관측 이래 우리나라에서 10회 있었지만, 같은 기간 일본의 경우 약 4400회 발생했다. 횟수뿐 아니라 크기에서도 큰 차이가 나는데, 관측 이래 국내에서 가장 큰 경주 지진(규모 5.8)과 동일본 대지진(규모 9.0)을 비교하면 그 에너지 차이는 약 6만3000배에 달한다.

지진에 관해서는 일본보다 안전한 한반도이지만 한수원은 더욱 안전성을 높인다는 각오다.

원전은 이상이 생겼을 때 안전하게 정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모든 원전에 ‘지진자동정지 설비’를 장착했다. 원전 보조건물에 설치된 센서가 지진을 감지함과 동시에 원전 자동정지시스템이 가동된다. 제어봉이 자유낙하하면서 원자로를 자동으로 정지시키는 원리다. 이 설비는 리히터 규모 6.5이상의 지진이 감지되면 원자로를 자동으로 정지시켜 원전을 안전상태로 유지하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국내 원전은 설계를 초과하는 지진에서도 후쿠시마와 같은 안전정지유지계통의 기능상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3만8500여개에 달하는 기기의 내진성능 0.3g(규모 7.0 수준) 확보 여부를 확인하고 개선하는 조치를 수행했다. 실제로 국제적으로 공인된 평가방법에 따라 안전정지, 냉각유지에 필수적인 핵심계통에 대해서 내진성능평가를 수행한 결과, 거의 모든 기기가 0.3g 이상의 내진성능을 이미 확보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추가로 성능개선이 필요한 일부 기기에 대해서는 보강, 교체, 입증시험을 통해 0.3g 이상으로 내진성능을 확보했다.
 
해일 대비 안전성 강화

후쿠시마 사고는 지진 상황에서도 안전하게 원전을 정지시켰지만, 이어진 쓰나미에 모든 전원이 상실되며 냉각능력을 상실하고, 핵연료가 용융돼 수소폭발로 이어졌다. 이에 한수원은 설계기준을 초과하는 해일 발생을 전제로 원전을 보호하기 위한 해안 방벽을 고리 원전에 설치했다. 높이 10m, 길이 약 2.1km의 거대한 콘크리트 방벽이 원전을 안전하게 감싸고 있다.

원전부지 기준으로 3m 높이의 해일을 가정, 비상전력계통 등 주요설비가 침수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2020년 12월 모든 원자력발전소에 방수문을 설치했다.

또한, 후쿠시마 사고와 같이 자연재해 발생으로 다수호기에 동시에 전력공급이 중단되는 상황을 고려해 높은 지대에 있다가 내려와 전원을 공급할 수 있는 이동형 발전차량과 이동형 펌프차량을 확보했다. 모든 냉각기능이 상실돼 원자로 핵연료가 용융되는 최악의 상황에도 대비했다. 전기가 없이도 수소를 제거할 수 있는 피동형 수소제거설비를 설치하고 사용후연료저장조 냉각 계통이 작동하지 못할 때에 대비해 소방차 등을 활용한 냉각수 보충 방안을 마련하는 등 2중 3중의 안전설비 강화와 추가설비 확보를 위해 노력했다.

후쿠시마 후속대책에 이어 모든 원전에 대한 스트레스테스트 평가도 수행했다. 스트레스테스트는 EU에서 수행한 평가방법으로, 설계기준을 초과하는 극한의 자연재해에 대한 원전의 대응능력을 평가하고 개선사항을 도출해 안전성을 보강하는 평가체계다. 한수원은 EU의 방법론을 기반으로 원안위에서 개발한 평가기준에 따라 모든 원전의 스트레스테스트 평가를 마쳤으며, 이에 대한 규제기관의 검증이 이루어지고 있다.

국내 원전과 일본 원전은 각각 가압경수로와 비등경수로로, 노형부터 차이가 있다. 비등경수로인 일본 원전은 증기발생기가 없이 원자로 내의 냉각수를 직접 끓여 발생한 증기로 터빈을 돌리기 때문에 사고 시 방사성물질을 차단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다. 반면 우리나라 원전은 증기발생기를 통해 간접적으로 증기를 발생시키기 때문에 방사성물질 차단에 유리하다. 또한, 구조적으로 우리나라 OPR1000 원전의 격납용기의 내부 체적은 일본보다 5배, 신고리3,4호기 노형인 APR1400 원전은 6배에 달해 만일 사고 발생으로 수소가 발생하더라도 폭발로 이어지는 진행을 막을 수 있다.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원전은 설계, 건설, 운영 과정에서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왔고, 후쿠시마 원전 사고를 계기로 부족한 점은 없는지 다시 한번 살피며 안전성 향상에 힘써왔다"면서, "앞으로도 우리 원전은 기술적 안전 확보는 물론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수준까지 안전성을 혁신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사진=한국수력원자력 제공] 고리 해안방벽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