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거래 반토막..."매수 문의 뚝, 시장은 조정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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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연 기자
입력 2021-03-09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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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 57% 감소...강남3구, 마용성, 노도강 거래량 일제히 반토막

  • 금리상승 부담감, 주택가격 급상승에 대한 피로감 겹쳐

  • 패닝바잉에 따른 주택 선취매·3기 신도시 사전청약 등으로 매수 장기간 위축될 듯

서울지역 한 아파트 단지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아파트 예비 매수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지난달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2·4 부동산 대책과 3기 신도시 등 정부의 지속적인 '공급시그널'에 실수요자들이 즉시 매수보다 매수대기 심리로 전환하고 있기 때문이다.

9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431건으로 지난 1월 5733건 대비 57.6% 감소했다. 지난해 8월 4일 발표된 공급대책에도 불구하고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9월 3768건, 10월 4376건, 11월 6357건, 12월 7524건으로 꾸준히 증가했지만 올 1월을 기점으로 상승세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같은 달(8301건)과 비교해선 무려 70.7%나 급감했다.

지난달 강남구 아파트 거래량은 154건으로 전달(321건)보다 52% 줄었다. 송파구는 258건에서 116건으로 55% 감소했다. 같은 기간 서초구는 275건에서 129건으로 53%, 강동구는 298건에서 100건으로 66.4% 거래량이 줄었다.

비강남권에서도 거래량 감소폭이 컸다. 지난해 아파트 가격 상승폭이 컸던 마용성(마포·용산·성동)과 노도강(노원·도봉·강북)도 2월 거래량이 1월과 비교해 수직 하락했다.

마포구는 232건에서 77건으로(66.8%), 성동구는 201건에서 70건으로(65.1%), 용산구는 107건에서 56건으로(47.6%) 줄었다. 같은 기간 노원구는 590건에서 248건으로(57.9%), 도봉구는 270건에서 127건으로(52.9%), 강북구는 112건에서 59건으로(47.3%) 거래량이 반토막 났다.

시장 참여자들의 심리 변화는 각종 지표로도 확인되고 있다. KB국민은행 리브온에 따르면 이달 서울 아파트 매수우위지수는 96.2로 집계됐다. 이는 전달(109.8)보다 13.6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이 지수가 100선 아래로 떨어진 건 지난해 11월 30일 이후 석달 만이다.

부동산에서도 매수 문의가 싹 사라졌다는 의견이 많다. 송파구 가락동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설을 기점으로 더 오를 줄 알았는데 지금 분위기가 완전히 반전됐다"면서 "매물도 적지만 매수 문의가 뚝 끊겼다. 오히려 마음이 급한 집주인들이 희망 매도가를 5000만~1억원선에서 조정하는 분위기"라고 귀띔했다.

강동구 D공인중개업소에서도 "연초만 해도 매수가 붙으면 물건을 거두면서 경쟁적으로 호가를 높이는 분위기였는데 지금은 손님이 워낙 귀하다"면서 "팔리지가 않으니 이사를 가고 싶어도 못하고, 호가만 낮춰가며 분위기를 보고 있는 집주인들이 많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거래절벽'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미국에 이어 한국 국고채 10년물 금리 인상 등 금융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고, 3기 신도시 청약이 주택시장의 새로운 수요를 흡수하면서 기존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주택가격 급상승에 대한 피로감과 금융시장 불안, 지난해 '패닉바잉'으로 인한 주택 선취매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주택매수심리가 강하게 위축되고 있다"면서 "오는 4월 절세로 인한 급매물을 시장이 얼마나 소화하느냐가 향후 주택가격 행방을 예측하는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거래량 하락의 가장 큰 문제는 새로운 매물을 받아줄 신규 수요자가 없다는 것"이라며 "하반기 3기 신도시 청약이 시작되는 것도 주택 매도자들에게는 악재"라고 덧붙였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추가 금리인상을 부추기는 요인들이 잔존하고 있어서 거래 위축이 불가피하다"면서 "실수요자들은 조세부담 회피 매물을 시장에서 얼마나 받아들이는지 지켜본 뒤 움직여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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