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이의 사람들] 초등학교 교사 옥효진의 세금으로 움직이는 교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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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이 객원기자
입력 2021-03-02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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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주식 열풍이 불면서 어릴 때부터 금융교육이 필요하다는 데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세금 내는 아이들'에서는 새로운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아이들이 학급에서의 직업활동을 통해 가상의 화폐로 월급을 받고 저축·투자 활동·부동산 구매 등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채널을 운영하는 옥효진 선생님과 함께 금융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사진= 교사 옥효진 제공]


Q. 어쩌다가 유튜브 채널을 시작하게 됐나요?
A. 제가 수능 때 선택과목으로 경제를 선택했는데 점수도 잘나왔어요. 그래서 나는 경제나 금융과 관련해서 기본적인 건 알고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근데 막상 월급 받고 돈 관리를 해야 되는데 적금이 뭔지, 예금이 뭔지 구분을 못하고 있는 거예요. 이런 걸 학교에서 가르쳐줘야 되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 시작을 하게 됐어요.

Q. 수능을 위해서 배웠던 거랑 실전이 달랐던 거네요.
A. 완전히 달랐어요. 발령을 받고 첫 월급을 받은 걸 100만원씩 1년짜리 적금을 들었었어요, 저축해야 된다는 건 막연히 알고 있으니까. 만기가 돼서 원금이랑 이자를 받았는데 이걸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겠는 거예요. 그래서 그걸 자유 입출금 통장에 넣어 놓고 새롭게 200만원씩 적금을 넣었어요. 그런 건 경제 과목에서 가르쳐 주지 않았거든요.

Q. 유튜브를 시작한 후 교실에서 느끼는 가장 큰 변화는 뭔가요?
A. 제가 재밌어요. 학교 가는 것도 즐겁고 아이들과 했을 때 어떻게 흘러갈까 생각하는 것도 기대가 되고요. 아이들도 재밌고 학교 가는 게 기다려진다고 일기에 쓴 걸 봤거든요. 교사로서 보람도 느껴지고 재밌고 즐거워요.

Q.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세금 관련 지식 교육법은 어떻게 되나요?
A. 세금 종류가 다양하잖아요. 그걸 초등학교 6학년 아이들에게 기억하라고 할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세금을 왜 걷는지, 세금을 걷으면 어디에 쓰는지 정도가 초등학교 6학년에게 적당한 세금 관련 공부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반에서 일해서 월급을 받으면 소득세를 떼가는데, 이렇게 세금을 가져가는 건 국가의 운영을 위해서라고 설명을 하고요. 우리 반이 국가처럼 운영이 되니까 분필이나 보드마카 등을 살 때 학급화폐로 살 수 있는 건 아니지만 거기서 지출이 된다고 설정을 해놓고 아이들에게 얘기를 하니까 자연스럽게 잘 운영되는 것 같아요.
 

[사진= 교사 옥효진 제공/ 교사 옥효진 ]


Q. 교실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직업은 뭔가요?
A. 모든 교실에 1인 1역할이라는 게 있어요. 저는 그것에 확장을 해서 활동하는데 필요한 직업들을 추가해서 1인 1역할이 아니라 직업활동으로 부르고 있어요. 칠판청소부, 교실청소부, 급식도우미 이런 것들과 제가 하는 활동에 필요한 은행원, 투자회사 직원, 신용평가위원, 통계청, 국세청 이런 직업들을 추가해서 운영하고 있어요. 그 중에서 급식도우미가 월급이 제일 많아서 인기가 가장 많아요. 은행원이나 투자회사 직원처럼 통장을 확인하고 도장을 찍는 직업들을 갖고 싶어 하더라고요. 인기가 없는 건 월급이 적은 직업인데 인테리어 디자이너 같은 것들이 있어요.

Q. 월급으로 뭘 할 수 있나요?
A. 월급에서 원천징수해서 세금 내고요. 남은 돈으로는 소비, 투자, 저축을 할 수 있는데 지금 당장할 수 있는 소비처로는 과자 사먹기, 일기면제권, 급식 먼저 먹기 쿠폰 이런 것들이 있고요. 저축을 유도할 수 있는 자리사기, 원하는 자리앉기, 선생님이랑 나들이 쿠폰, 경매 이런 것들을 마련해놨어요.

Q. 교장선생님을 비롯해 여러 선생님들과 학부모님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A. 초등학교는 교사가 독립적으로 혼자서 꾸려가야 되는 경우가 많아요. 교무실에 모여 있는 것도 아니고, 교실에서 아이들과 생활하고 업무를 보거든요. 그래서 이런 걸 한다고 했을 때 나 혼자 튀는 행동을 하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을 했는데, 교장·교감선생님도 좋게 봐주시고 옆반 선생님들도 “재밌겠다, 근데 나는 못하겠다”라고 많이 이야기해요. 그리고 연락을 주시는 부모님들께서도 대부분 긍정적인 반응들이 많아요.
 

[사진= 교사 옥효진 제공]


Q. 교육 과정에서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부분이 있나요?
A. 실과 용돈관리하기 과목이 있는데 용돈이 없으면 용돈 관리를 못하잖아요. 그런 아이들은 전혀 공감이 안되는 공부가 될 거고, 돈이나 가상화폐 같이 자기가 관리 해볼 수 있는 돈이 있어야 되잖아요. 용돈을 규칙적으로 받는 애들이 생각보다 많이 없거든요. 그래서 그것도 동떨어져 있는 것 같고요. 그리고 6학년에 경제단원이 있는데 거기에 대한민국 경제발전사 같은 게 나와요. ‘6학년이 이걸 알아야 될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그것보다 먼저 할 게 있다고 보거든요. 생활 관련 경제교육이 먼저 되어야 된다고 생각해요.

Q. 선생님께서도 주식 같은 금융활동에 참여하시나요?
A. 하고 있어요. 시작한 지 얼마 안됐거든요. 25살에 예금이라는 걸 처음 알았고, 30살이 돼서 신용등급을 처음 확인했거든요. 제가 이 활동을 하면 경제에 대해서 잘 알 거라고 생각하시는데 저는 제가 못해서 시작한 거고, 아이들 가르치면서 공부한다고 생각하면서 관심을 갖고 챙겨보고 있어요.

Q. 선생님이 생각하는 돈의 중요성은 어느 정도인가요?
A. 사람들이 다 돈 좋아하거든요. 우리나라에서는 돈 돈 돈 하지 말라고 얘기하잖아요. 저도 어릴 때 ‘돈이 다가 아니다’, ‘돈만 밝히는 놈’이라는 말을 들었고 그래서 돈에 대해서 보수적으로 생각했어요. 돈은 살아가면서 꼭 필요한 거잖아요. 물론 그게 다는 아니지만 그게 있어야 기본적인 생활을 유지할 수 있고요. 그래서 돈이라는 건 행복에 있어서 충분조건은 아니지만 필요조건 같아요.
 

[사진= 김호이 기자/ 인터뷰 장면]


Q. 초등학생은 용돈을 얼마나 받아야 된다고 생각하세요?
A. 자녀가 없어서 그런 걸 생각해본 적은 없는데, 저는 하루에 500원씩 받았거든요. 만약에 자기가 용돈 안에서 필요한 걸 사고 관리를 한다고 하면 한달에 20만원 정도에서 조절하면서 저축과 필요한 걸 살 수 있는 정도로 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Q. 반에 규칙이 있나요?
A. 규칙이 있고, 헌법과 하위 법들이 있어요. 경제활동을 구성하다 보니까 하나의 나라처럼 된 거예요. 나라를 운영하려면 경제도 필요하지만 정치도 필요하잖아요. 6학년 교과서에 정치단원과 경제단원이 있거든요. 아무리 초등학생이라도 암기식으로 외우게 돼요. 해본 적도 없고 처음 보니까, 외워야 되거든요. 그래서 저는 이렇게 외우게 하지 말고 경험하고, 아이들이 단어를 몰라도 “이렇게 흘러가는 거구나”를 알고 있으면 나중에 개념을 봤을 때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정치활동을 하기 위해서 정부와 국회, 법원으로 삼권분립이 이루어져 있잖아요. 그래서 우리 반에 법을 마련해놓고 교실에서 판단을 할 때도 그 법을 기준으로 해서 판단을 하고요. 이 법은 아이들이 국회활동을 통해서 만들 수도 있고, 없앨 수도 있어서 초기에 있던 법이랑 학기 끝날 때 있는 법이랑 많이 달라져 있어요. 되도록 이면 협동학습을 하되 경쟁이 없는 교육을 하고 싶어요.

Q. 아이들이 교실에 세금을 내면서 영향을 받았으면 하는 부분이 있나요?
A. 이 활동을 1년 한다고 해서 경제활동을 완벽하게 이해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근데 저는 이런 활동 없이 어른이 돼서 당황스러웠거든요. 실제 사회에서는 연습할 기회도 없이 실전이잖아요. 그래서 이 1년을 통해서 연습 기회를 가졌다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아요. 실전에서는 1년 동안 했던 활동들을 떠올리면서 추억하기도 하고 자기 스스로 돌아볼 수 있는 경험이 됐으면 좋겠어요.

Q. 지금은 6학년을 맡고 계신데 1학년을 맡아도 이걸 계속 하실 건가요?
A. 6학년에서 제 스스로 만족할 만큼 정착하고 학년을 낮춰갈 생각이거든요. 다른 선생님들께서도 저학년과 해도 될지 여부를 많이 여쭤보세요. 5학년까지는 제가 하는 활동과 다르지 않게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근데 4학년 정도 되면 활동도 단순화하고 월급 받고 근로소득 내고 저축하는 정도로만 하면 저학년에서도 충분히 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요.

Q. 경제를 어려워하는 청년세대들이 가장 먼저 알았으면 하는 경제 지식이 있나요?
A. 자기가 어디에 얼마나 쓰고 있는지 파악을 했으면 좋겠어요. 돈은 결국 소비를 위해서 필요한 것이거든요. 지금 소비를 하냐, 나중의 소비를 위해서 저축을 하냐의 차이지 저축도 결국 소비를 위해서 하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내가 어디에 쓰고 있고 돈을 모아서 뭘 하고 싶은지 내 인생에서 돈이 얼마만큼 중요한지 스스로 돌이켜 보고 그것에 따라서 목적과 방향성이 달라질 거예요. 

Q. 돈을 버는 이유는 뭔가요?
A. 존리 대표님이 부자가 되고 싶은 이유는 돈에서 해방되기 위해서라고 한 적이 있는데 그 말에 공감되더라고요. 그래서 돈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아쉬운 소리 안하고 내가 필요한 건 내가 내가 가진 돈에서 해결하고 싶어서 돈 관리를 하려고 해요. 저는 먹는 것에서 행복을 크게 느껴요. 그래서 치킨 먹고 싶을 때 치킨 먹거든요. 근데 유튜브를 하면서 좋은 게 치킨 몇 마리 먹을 수 있을 정도는 벌어주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에는 치킨 먹고 싶으면 고민 없이 시켜요.
 

[사진= 교사 옥효진 제공]


Q. 초등학생 시절엔 어떤 학생이었나요?
A. 저는 하지 말라는 건 안했어요. 와이프도 융통성이 없다고 얘기를 하는데, 정해진 규칙들은 지키고 하지 말아야 할 건 안하는 성격이거든요. 그래서 선생님이 PC방 가면 벌점 모여서 좋아하는 애 이름 말해야 된다고 해서 PC방 안갔거든요. 모범생 같은 학생이었어요.

Q. 초등학교 선생님이 된 이유는 뭔가요?
A. 고등학교 1~2학년 때부터 계속 꿈이 초등학교 선생님이었어요. 누군가의 삶에 조금이라도 영향력을 줄 수 있다는 직업이라는 게 굉장히 매력적이었어요. 아이들의 인격이 형성되는 초기 단계인 초등학생 때 그 역할을 하고 싶었고요. 지금도 정신 연령 수준이 맞는 것 같아요. 아이들이랑 농담하면 재밌어요.

Q. 선생님의 꿈은 뭔가요?
A. 방송국 PD를 해보고 싶어요. 영상 만드는 능력이 뛰어난 건 아니지만 유튜브를 하기 전에도 여행 갔다오면 영상 편집해서 개인소장하고 그랬거든요. 구상하고 기획하고 편집하는 게 재밌어요. 그래서 PD 쪽에도 관심이 있어요. 보통 꿈에 대해서 얘기를 하면 장래희망을 얘기해요. 저도 선생님이 꿈이었는데 선생님이 되고 나니까, 꿈이 없어져 버렸다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그래서 아이들한테도 꿈을 장래희망으로 말하지 말고 살면서 해보고 싶은 버킷리스트로 말하라고 얘기를 하거든요. 제일 먼저 떠오르는 건 우주에서 지구를 내 눈으로 보고 싶어요. 그리고 내가 나이 들었을 때 나를 찾아오는 제자들이 몇 명 정도는 있었으면 좋겠어요.

Q. 교과서에서 배우는 교육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교육적 가치는 뭔가요?
A. 애들이 즐겁고 재밌어 했으면 좋겠고 상처 받는 아이들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나도 모르게 했던 말들이나 행동으로 인해 상처를 안 받았으면 좋겠어요. 편안하고 즐거운 분위기에서 선생님과 함께 한 1년이 재밌었다는 추억으로 끝났으면 좋겠어요.

Q. 마지막으로 선한 영향력을 주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A. 선생님들께서도, 아이들도 교실에서 즐거웠으면 좋겠어요. 저도 예전에는 학교 가기 싫은 적이 있었어요. 내 마음대로 아이들이 안 되니까 출근하기가 싫더라고요. 근데 이 활동을 시작하고 나서부터는 학교 가는 게 재밌거든요. 그래서 선생님들께서도 즐거우셨으면 좋겠어요. 물론 힘들고 지도가 내 마음대로 안 되는 아이들도 많은데, 그냥 교실에 있는 게 즐거우셨으면 좋겠어요.
 

[사진= 김호이 기자/ 옥효진 선생님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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