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금리 0.1% 오르면 이자 1.1조 더 낸다

이봄 기자입력 : 2021-02-23 16:39

[사진=연합뉴스]

시장금리 인상기에 접어들면서 변동금리 비중이 70%에 가까운 가계대출을 이용하는 취약계층의 빚 부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시장금리 상승은 대출금리 인상을 불러와 신규 대출을 억제하는 효과는 있지만, 기존대출자들에겐 더 많은 이자 부담을 짊어지게 한다. 가계대출 규모가 역대 최대 수준으로 불어난 상황에서 금리 인상은 가계대출에 큰 타격을 줄 수 있어 한은도 쉽사리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국을 중심으로 인플레이션이 고객을 들고 있다는 점은 기준금리 상승을 앞당길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시장금리 인상 시 취약차주 타격 불가피
23일 본지가 가계대출 잔액 및 변동금리 대출 차주 비중을 바탕으로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상환 부담 증가치를 계산해본 결과, 시장금리가 10bp(0.1%) 오르면 전 금융권 가계대출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총 1조1313억원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은행 역시 대출금리가 25bp 오르면 차주들의 이자 부담이 연간 2조7000억~2조8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고신용자(1~2등급)의 평균 대출액은 1억593만원으로, 이들의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2.6%(5대 은행 기준) 수준이다. 대출금리가 1% 포인트 오른다고 가정할 경우 이들의 연평균 이자 지급액은 275만4000원에서 381만3400원으로 100만원 넘게 늘어난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올리거나, 대내외 환경변화에 따라 시장금리가 상승하면 주택담보대출은 물론 신용대출 등 전반적인 가계대출 상환 부담이 커지는 셈이다. 때문에 금융권에서는 저신용·저소득층을 중심으로 가계대출이 부실화될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소득 하위 30%) 또는 저신용(7∼10등급)인 취약차주(비중 6.7%)는 금리 인상기의 ‘시한폭탄’으로 통한다. 이들은 저축은행·새마을금고·신용협동조합(신협) 등 2금융권을 이용하는데, 지난해 말 기준 2금융권의 대출 잔액은 608조5456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저소득자의 평균 대출액은 3645만원에 불과하지만, 통상 2금융권은 시중은행보다 높은 수준의 고금리를 적용하는 탓에 금리인상 시 더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처지에 몰려 있다. 이미 일부 2금융권에서는 연체율이 상승세로 돌아서 부실 위험이 현실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기준금리 인상 시기 앞당겨지면 가계부채 압박 커질 듯
역대 최대치로 늘어난 가계대출 탓에 시장에서는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감이 팽배하다. 기준금리가 올라가면 은행의 대출금리 인상에 불을 지펴 가계대출 상환 부담을 키울 수 있어서다. 이 같은 우려에 전문가들은 오는 25일 진행될 예정인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한은이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해외 주요국을 중심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화하며 각국의 경기가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어, 그간 억눌러 왔던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채권전문가들은 한은이 당초 예상보다 앞당겨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 중순쯤 국내총생산(GDP)이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내년 상반기 중 안정적인 궤도에 진입할 것으로 보여 기준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내년 3월 중 현 한은 총재의 임기가 종료돼 4월쯤 신임 총재가 부임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 5월 금통위가 유력하다는 진단이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올해 말쯤 미국에서 자산 매입 축소 움직임이 보이고 우리나라 성장률 지표가 의미있게 상향된다면 이르면 내년 2월경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으며, 강승원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내년도 상반기 말에 연준의 테이퍼링이 시작될 예정이라 한국도 따라갈 것”이라고 답했다. 

미국을 중심으로 인플레이션이 고개를 들고 있다는 점도 기준금리 인상을 앞당기는 변수다. 인플레이션 움직임이 강해지면 연준은 기준금리를 높여 통화량 감소에 나설 수밖에 없는데, 한은 역시 연준의 결정을 따라갈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기준금리 인상이 현실화되면 대출금리 상승 압력이 커져 가계대출에 큰 타격을 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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