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백신, 다 맞으면 15만원?'...화이자, '36조' 백신 폭리 시도에 논란

최지현 기자입력 : 2021-02-21 18:43
작년 6월 EU 상대 협상서 1회당 54€ 제시..5억회분 물량에 선금만 2조원 자의적 가격 책정 논란..."자사의 최대 할인률·백신 없으면 연 1.4조€ 손해"
미국 제약사 화이자가 독일 바이오엔테크와 공동개발한 코로나19 백신 'BNT-162b2' 공급가를 두고 폭리를 취하려 했다는 독일 언론의 의혹을 받으며 논란이 일고 있다.

20일(이하 현지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독일 언론인 NDR·WDR·쥐트도이체자이퉁(SZ)은 공동 취재를 통해 화이자가 지난해 6월 유럽연합(EU)과 공급 계약 협상 초기 당시 백신 1회분당 54.08유로(약 7만2500원)의 가격을 제시했다고 폭로했다.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가 공동개발한 코로나19 백신 'BNT-162b2'.[사진=AFP·연합뉴스]


당시 EU는 5억회분의 코로나19 백신 공급을 목표로 화이자와 대표 협상을 진행했으며, 화이자는 계약 즉시 1회분당 3.5유로를 선지급하라는 조건도 제시했다. 이를 전체 규모로 환산하면 약 270억 유로(약 36조2062억원) 규모의 계약이며, 이 중 선지급액은 17억5000만 유로(약 2조3467억원)에 달한다.

SZ는 해당 가격이 당시 영국 아스트라제네카가 제시한 백신 가격(3달러 전후)보다 20배나 더 비쌌을 뿐 아니라, 이후 화이자의 실제 납품가보다도 3.5배가량 높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여름 이후 화이자는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1회분당 15~30유로의 가격에 백신을 공급해왔다. 최종 납품가는 EU와 미국에서 각각 15~16유로와 20달러(16유로) 전후로 알려졌다.

지난해 7월 화이자는 1억9500만 달러(약 2158억원, 1회분당 16유로)의 가격으로 1억회분을 우선 공급했고, 11월에는 1회당 15.5유로의 가격에 최종 계약을 맺고 2억회분과 12월 1억회분 추가분에 대한 주문을 마쳤다.

독일 언론은 EU 보고서에서 화이자가 백신 가격을 자의적으로 책정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꼬집었다. 

SZ는 "화이자는 백신의 연구·개발과 생산·유통 비용을 고려한 일반적인 '비용-편익 분석'(CBA, cost-benefit analysis)을 통해서가 아니라, 백신 공급에 따른 의료·경제적 혜택을 추정해 가격을 매겼다"면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에서 결코 정당화할 수 없는 이윤 추구"라고 비판했다.

실제 해당 보고서에서 화이자는 EU가 코로나19 사태로 매일 38억 유로씩, 1년 동안 1조4000억 유로의 비용을 지출할 것으로 분석하고 "전통적인 비용-편익 분석 모델로 가격을 책정했을 경우에는 자사의 공급량이 팬데믹 수요를 충족할 수 없는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화이자는 "백신 개발 비용을 완전히 자체 조달했다"면서 54.08달러의 가격이 자사가 선진국에 제공할 수 있는 최대 할인율이라고도 덧붙였다.

다만, 화이자의 이런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화이자는 앞서 미국 정부의 백신 개발 지원금을 거부했다. 하지만 소규모 기업이었던 바이오엔테크는 2008년 설립 이후 지난해까지 다수의 지원금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SZ에 따르면 바이오엔테크는 EU로부터 △설립 직후 수년간 창업 지원 프로그램 명목으로 5000만 유로의 자금과 △지난해 6월에는 1억 유로 상당의 유럽투자은행(EIB) 대출을 지원받았다. 또 독일 연방정부로부터는 △2012~2017년까지 1290만 유로의 상금과 △지난해 여름에는 3억7500만 유로의 전령RNA(mRNA) 백신 개발 연구 비용도 지원받았다.
 

알버트 불라 화이자 최고경영자(CEO).[사진=AP·연합뉴스]


이에 따라 독일 사회에서 백신 개발로 한 순간에 '이민자 출신 영웅'으로 올라섰던 우구르 사힌 바이오엔테크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여론 악화로 난처한 상황에 몰렸다.

결국 그는 지난 20일 독일 일간 빌트를 통해 EU와의 가격 협상은 화이자만 대표로 참석했으며 해당 금액은 전적으로 연구개발비로 조달하려 했을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여전히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해당 보도에 대한 논평 요청을 화이자는 '정부와의 모든 논의와 후속 계약은 기밀'이라는 이유로 거절했고, EU집행위 대변인은 '계약상의 이유로 가격 정보를 제공할 수 없다'고 답했다.

아울러, 앞서 지난해 7월 미국 하원의회가 백신 개발사 청문회 당시 화이자는 모더나와 머크(MSD)와 함께 향후 백신 판매로 이윤을 추구할 계획이 있다고 밝혀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당시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화이자의 미국 정부 지원 거절을 백신 가격을 높이기 위한 포섭이라는 지적을 하기도 했다.
 

우구르 사힌 바이오엔테크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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