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자영업 '손실보상' 대신 '영업피해 지원'으로 가닥 잡나

원승일 기자입력 : 2021-02-16 17:40
홍남기 기재위 전체회의 "영업피해 지원 제도화 위해 면밀히 점검" 손실보상 법제화시 분쟁·소송 휘말릴 수 있어...책임 덜한 정부 지원으로 검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사진=연합뉴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6일 "소상공인, 자영업자 등의 영업피해 지원을 제도화하기 위해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여당이 주장해왔던 '손실보상제' 법제화 대신 정부가 '영업피해 지원'을 제도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홍 부총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통해 "손실보상이라는 표현이 맞는지 정부 내부에서 검토하고 있다"며 "이것이 손실에 대한 보상인지 피해에 대한 정부 지원인지 문제도 같이 짚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손실보상제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정부의 영업 제한·금지 조치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손실을 '국가가 보상할 수 있다'는 내용을 법에 반영하는 것을 뜻한다. 손실보상제를 도입하면 국가가 법으로 피해를 보상하게 돼, 피해 자영업자들은 법적으로 보상받을 권리가 생긴다.

문제는 자영업자의 손실 보상을 법으로 규정하면 피해가 발생했을 때마다 정부는 크고 작은 분쟁과 소송에 휘말릴 수 있다는 점이다. 그렇게 되면 지원 시기가 기약없이 늦어질 수 있다.

국가의 보상 의무를 법으로 규정하려면 피해 자영업자의 지원 대상과 규모, 방식, 기준 등도 따져봐야 하지만 이 또한 쉽지 않다. 영세 간이과세자가 많은 자영업자들의 특성상 정확한 손실 규모를 파악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에 기재부는 법적 의무에 따른 논란과 책임을 최소화하면서도 손실을 보상할 수 있는 영업피해 지원을 제도화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홍 부총리가 이날 영업피해 지원 제도화를 언급한 것도 자영업 피해에 대한 손실 보상보다는 정부 지원으로 추진하겠다는 뜻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영업피해 지원은 정부가 관련 예산을 편성해 지원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며 "영업피해에 대한 지원을 정부가 일률적으로 정하면 지원 시기도 빨라지고 적기에 지급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 부총리는 "(영업피해 지원) 범부처 태스크포스(TF)를 꾸려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며 "정부 내부의 검토작업을 조속히 마무리해 국회와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현재 영업피해 지원 관련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지원 대상과 규모, 방식, 기준, 재원 마련 방안 등 다양한 쟁점을 면밀히 살펴보기 위해서다.

기재부는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정부안을 마련하고, 더불어민주당이 이를 검토해 입법에 나설 예정이다.

홍 부총리는 4차 재난지원금도 1분기 중에 마련해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소상공인에 대한 두터운 지원을 하고 사각지대를 보완하겠다"며 "코로나19 위기 극복과 민생의 포용적 회복에 정책 최우선 순위를 두겠다"고 강조했다.

여당과 정부는 4차 재난지원금 관련 추가경정예산(추경)안 규모와 대상, 내용, 시기 등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

'두텁고 넓게' 지원해야 한다는 점에 당정이 공감하고 있어 적어도 추경 규모가 3차 지원금 때의 9조3000억원보다 증액될 가능성이 크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고용 충격도 심화돼 4차 재난지원금은 선별 지원을 하더라도 더 많은 피해 계층을 돕자는 취지이기 때문이다.

현재 민주당은 추경 규모를 15조~20조원으로 추진할 방침이다. 반면, 재정 적자 부담이 커진 기재부로서는 3차 지원금 규모와 비슷한 10조원 안팎을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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