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기업 회장님 수감 후 주가는 어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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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모 기자
입력 2021-01-21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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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재벌 총수의 수감이 호재가 됐다”는 우스개 소리가 있다. 오너 리스크가 해소되면서 이는 곧 시장에서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다는 설명도 뒤따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수감 이후 주가가 2거래일 연속 상승하면서 이같은 말들이 다시 회자되고 있다. 결론을 말하자는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린 것으로 나타났다. 총수의 수감이 주가 상승으로 이어진 경우가 있지만 형량을 마치고 출소한 뒤에도 주가는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와 수감문제는 별개라는 것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에게 삼성 그룹 경영권 승계 등을 도와달라는 청탁과 함께 뇌물을 건넨 혐의 등으로 2017년 2월 17일 처음 구속됐다. 항소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으로 감형했고, 354일간의 수감생활을 끝으로 2018년 2월 5일에 석방됐다.

삼성전자 주가는 구속당일 189만3000원에서 석방일인 2월 5일 239만6000원으로 나타났다. 주가는 약 26.57%가 상승했다. 당시 주가 상승은 반도체시장 호황기에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2017년 반도체 시장은 사물인터넷(IoT)과 스마트폰 시장의 수요에 힘입어 호황을 맞이하고 있었다. 삼성전자의 2017년 영업이익은 53조원으로 영업이익 신기록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 부회장의 출소 이후에는 상황이 바뀌었다. 2018년 영업이익은 58조원으로 기록하며 전년에 이어 2년 연속 신기록을 세웠다. 주식 또한 액면가를 50분의 1로 낮추는 액면분할을 단행하며 국민주로 등극했지만 반도체 경기 하락과 미중 무역분쟁에 대한 우려감 등으로 주당 4만원의 벽이 깨지는 등 약세를 기록했다. 10만전자 돌파를 앞두고 있는 지금 상황과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013년 1월 31일부터 2015년 8월 15일까지 수감됐다. 당시 지주사인 SK 주가는 10만3500원에서 31만500원으로 세 배 가까이 올랐다. 주요 그룹사인 SK하이닉스가 성장세에 있었고 SK텔레콤의 안정적인 이익 실현, SK이노베이션의 수익 악화 뒤 회복 등 다양한 이슈들이 맞물린 결과로 보인다. 연저점 기준으로 보면 2015년 연저점은 22만2500원, 2016년에는 19만9000원으로 전체적으로 약세를 이어왔다. 하지만 2018년 1월에는 석유화학시황 개선에 힘입어 33만1000원으로 상승한 뒤 등락 흐름을 이어오고 있다. SK주가는 현재 34만원을 기록하며 강세다.

한화 김승연 회장은 2012년 8월 16일 구속 2014년 2월 11일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석방됐다. 주가는 2만9281원에서 집유판결 다음 거래일인 2월 13일 3만1956원을 기록하며 상승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가 상승의 경우 오너리스크 해소 보다는 기업의 실적 및 가치 상승이 이어진 게 이유”라면서 “총수의 출소 이후 경영에 복귀한 뒤에도 주가가 상승을 이어간 만큼 총수의 구속과 주가는 무관한 것으로 봐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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