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 미국 닮은 다양성 내각'...美바이든 차기 행정부, 어떻게 구성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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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1-01-19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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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내각 유색인종 비율 50%...흑인·라틴 약진, 아시아계 부진

  • '여성 46%' 26명 중 12명으로 역대 최다...성소수자 장관도 나와

취임을 하루 앞둔 조 바이든 차기 미국 행정부의 '다양성' 면모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의 차별성으로 주목받고 있다. 백인·중년·남성 일변도로 미국의 현 상황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던 트럼프 내각에 비해 더욱 현실적인 미국 사회를 반영했다는 평가다.

18일(현지시간) CNN과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은 바이든 당선자가 차기 행정부의 유색인종과 여성 비율을 각각 50%와 46%로 구성했다면서 역대 내각과 차별화하는 '미국다운 다양성 내각'을 실현했다고 평가했다.

이는 작년 코로나19 사태와 미국 전역에서 일어난 흑인 인종차별 항의 시위로 사회 불평등 문제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여성과 각종 인종이 대거 어우러진 '다양성 내각'을 약속한 바이든 당선자의 의중을 반영한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와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당선자.[사진=EPA·연합뉴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자를 포함해 바이든 당선자가 지명한 전체 장관급 인사는 총 26명이며, 이 중 내각 장관 지명자는 15명에 해당한다.

이날 CNN은 바이든 행정부의 장관급 인사에 흑인이 19%, 히스패닉이 15%, 아시아계가 8%, 원주민 4% 등으로 분포해있다고 분석하면서, 유색인종 비율이 16%에 불과했던 트럼프 행정부와 비교해 미국 사회 전반을 더욱 현실적으로 반영했다고 평가했다.

지난 2019년 기준 미국 전체의 인구 분포는 백인이 61%, 히스패닉 18%, 흑인 12%, 아시아계 6% 등으로 구성해있다.

특히, 이민자 출신으로 첫 국토안보장관이 될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와 사상 최초의 원주민계 장관인 뎁 할랜드 내무장관 지명자는 미국 역사적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방송은 "흑인과 히스패닉 사회에서는 이번 내각 인선에 기뻐하고 있지만, 아시아계의 기대는 만족시키지 못했다"고도 지적했다.

이번 대선에서 아시아계 미국인의 61%가 바이든을 지지했지만, 지난 2000년 이후 처음으로 내각 장관직에 아시아계 인사가 한 명도 포함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관련 커뮤니티들이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고위직 여성 비율 역시 전임 트럼프 내각에 비해 눈에 띄게 늘었다.

같은 날 WP는 바이든 내각에 총 12명의 여성이 진출했다면서 이는 4명에 불과했던 트럼프 초대 내각뿐 아니라 버락 오바마 초대 내각의 7명보다도 많은 역대 최대 규모라고 지적했다.

1990년대 이래 미국 행정부의 첫 개각마다 여성 장관은 5명 이하에 불과했던 것을 놓고 붙여졌던 별칭인 '보이(boy) 클럽'을 무색하게 할 수준이기도 하다.

앞서 바이든 당선자는 작년 11월29일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을 지명할 당시 공보팀 고위직 7명 전원을 여성으로 채우는 파격으로 여성의 고위직 진출에 적극적인 신호를 내보였다.

이후 바이든은 핵심 장관 중 하나인 재무장관에 재닛 옐런 전 연방준비제도 의장을 지명했고, 장관급 인사인 국가정보국(DNI)을 비롯해 연방수사국(FBI)·중앙정보국(CIA) 등 미국의 3대 정보기관을 모두 여성 수장으로 채우며 또 한 번의 파격을 선보였다.

아울러 피트 부티지지 교통장관 지명자 역시 성정체성을 공개한 성소수자로서 미국 내각에 처음으로 입각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이번 인선에서 이처럼 '최초'의 타이틀이 무수히 쏟아지면서 일각에서는 바이든 내각을 '최초들의 내각'(Cabinet of Firsts)이라고 부르는 한편,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의 인구·사회적 구성과 가장 가까워진 '가장 미국처럼 보이는' 내각"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다만, CNN과 WP 등은 이번 내각 인선이 이전보다 진일보한 '이정표'이기는 해도 여전히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는 조심스러운 비판도 내놨다. 백악관 비서실장이나 국무장관 등의 핵심 보직은 여전히 백인 남성에게 돌아가고 유색인종이나 여성 인사 분포는 상대적으로 서열이 낮은 자리에 분포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상원의 장관 인준 역시 걸림돌이란 지적도 나온다. 바이든 행정부는 취임까지 이틀가량 남았지만, 단 한 명의 내각 각료도 없이 개각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을 정도다.

우선 취임 하루 전인 19일 중 상원은 국방·국무·재무·국토안보부 등 핵심부처 장관 지명자들에 대한 인준청문회를 예정하고 있다.

이날 상원이 최대한 빠르게 처리할 경우 이들 장관은 20일 바이든의 취임과 함께 인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바이든 인수위원회는 신속한 인준이 어려울 경우를 대비해 이들을 당분간 대체할 대행 장관을 구하는 일에도 전력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와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당선자 부부.[사진=AP·연합뉴스]

아래는 바이든 당선자가 지명한 초대 내각 장관급 인사 15명 전체 명단이다.

바이든 내각의 장관 지명자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여성·인도계·흑인)를 비롯해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남성·백인) △재닛 옐런 재무장관(여성·백인)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남성·흑인) △뎁 할랜드 내무장관(여성·원주민계)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남성·백인) △피트 부티지지 교통장관(남성·성소수자) △마르시아 퍼지 주택도시개발부 장관(여성·흑인) △ 하비에르 베세라 보건복지부 장관(남성·라틴계) △톰 빌색 농무장관(남성·백인) △제니퍼 그랜홈 에너지 장관(여성·백인) △미겔 카도나 교육장관(남성·라틴계) △데니스 맥도너 보훈장관(남성·백인) 메릭 갤런드 법무장관(남성·백인) △지나 레이몬도 상무장관(여성·백인) △마티 월시 노동장관(남성·백인) 등 총 15명이다.

이 외 장관급 고위직 인사는 △론 클레인 백악관 비서실장(남성·백인)을 비롯해 △캐서린 타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여성·대만계) △애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DNI) 국장(여성·백인) △마이클 레건 미국환경보호청(EPA) 청장(남성·흑인) △이사벨 거즈먼 중소기업청장(여성·라틴계) △니라 탠든 백악관 예산관리국(OME) 국장(여성·인도계) △린다 토머스 그린필드 UN 미국 대사(여성·흑인) △세실리아 라우스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여성·백인) △존 케리 기후특별대사(남성·백인) △에릭 랜더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장(남성·백인) 등 총 10명이다.
 

조 바이든 초대 미국 내각 구성도.[그래픽=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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