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동결자금으로 구급차 구매' 한국 제안 거절?...외교부 "이란 측이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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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은 기자
입력 2021-01-14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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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영삼 대변인 "이란 측으로부터 제안 있었던 건 사실"

  • "최 차관 등 방란 시 다양한 방안 논의된 것으로 안다"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지난 11일(현지시간) 이란에 억류된 선원들의 조기 석방을 위해 테헤란을 방문,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외교부가 14일 이란 측이 한국에 동결된 중앙은행 자금으로 구급차를 구입하고 싶다는 제안을 해왔다고 밝혔다.

최영삼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의에 "이란 측으로부터 '구급차를 수입하기를 바란다', '도입하기를 바란다'는 제안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최 대변인은 "최 차관 등 우리 대표단 이란 방문 시에 이 문제를 포함해서 다양한 방안들이 논의됐던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앞서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은 지난 10~12일 이란을 방문, 고위 인사들을 잇달아 만나 국내에 동결된 이란 자금 문제와 이란 혁명수비대에 억류된 한국 선박 및 선원들의 조기 해제와 관련해 논의했다. 이어 13일 카타르를 방문한 뒤 이날 오후 귀국한다.

마무드 바에지 이란 대통령 비서실장은 13일(현지시간) 이란 정부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은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이란의 동결자금과 구급차를 교환하자고 제안했다"며 "우리는 구급차 몇 대가 필요한 게 아니라 한국에 동결된 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바에지 실장은 또 "한국 대표단은 돌아가 이란의 동결자금을 해제하는 (미국의) 허가를 받아 오겠다고 약속했다"고 부연했다.

이와 관련, 외교부 당국자는 "이란 국내 언론을 보면 최 차관이 새삼스럽게 '우리 측이 제안했다'고 돼 있는데 이 부분은 사실과 많이 다른 것 같다"며 "어쨌든 (최 차관이) 이번에 가서 여러 이야기를 하고 왔고 앞으로도 지속해 추가적으로 소통하기로 했으므로 이런 논의들이 앞으로 계속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차관 등 정부 대표단은 이번 방란 기간 이란 측 고위 인사들과 한국에 동결된 이란의 원유수출대금 약 70억 달러(7조6000억원) 활용 방안에 대해 주로 논의했다. 

이란 혁명수비대가 지난 4일(현지시간) 걸프 해역(페르시아만)에서 한국 유조선 '한국케미'를 나포한 배경으로 국내에 동결된 이란 자금 문제가 유력하게 지목된 까닭이다.

앞서 미국이 지난 2018년 5월 이란과의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탈퇴한 후 대(對)이란 제재를 복원한 이후 한국 또한 '세컨더리 보이콧(2차적 제재)' 등을 우려해 제재를 이행하고 있다.

이후 한국과 이란 간 교역은 사실상 중단됐고 한국의 우리은행과 IBK기업은행에 이란중앙은행 명의로 개설된 원화 계좌 역시 동결됐다.

이에 따라 이란 정부가 한국에 원유를 수출하고 받은 원화 대금 약 70억 달러를 사용하지 못하게 되자 한국 정부에 계좌 동결 해제를 계속해 촉구해왔다.

선박 억류 주체인 이란 혁명수비대 역시 이란 국내의 주요 사업을 장악하고 있어 미국의 제재 이후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는 이란의 계좌 동결 해제 요구를 들어주는 대신 다른 방식으로 불만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지난해 5월 의약품 수출을 성사시킨 사례가 대표적이다. 미국과의 협의를 거쳐 인도적 물품에 대해서는 제재 예외를 허용받은 것이다.

이후 양국은 국내에 동결된 자금으로 이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한국이 대신 구매하는 방안에 합의했다. 그러나 이란은 환전 과정에서 미국 제재로 인한 자금 재동결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 당국자는 '이란 자금 문제와 관련해 미국과 현재 논의가 진행 중이냐'는 질문에는 "최근뿐 아니라 기존에도 여러 계기별로 한국과 미국 간 소통이 있었던 것으로 이해한다"며 "지속적으로 크고 작은 소통들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또 이란의 선박 억류 사유인 환경 오염과 관련해서는 "아직까지 이란 측으로부터 (증거가 될 만한) 자료를 제출받은 바가 없다"며 "자료가 빨리 제출될 수 있도록 독려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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