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시중은행과 '빚투' 긴급점검회의...속도조절 나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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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원 기자
입력 2021-01-11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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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은행권 대출 잔액이 가파르게 증가하는 등 '빚투(빚내서 투자)' 과열 조짐을 보이자 금융당국이 긴급점검에 나섰다. 신용대출이 투기 시장으로 과도하게 흘러간 것은 아닌지 살펴본 뒤 필요할 경우 완급조절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11일 오후 5대 주요 은행(KB 신한 하나 우리 NH)과 2곳의 인터넷은행(카카오뱅크 케이뱅크) 여신담당 임원들을 대상으로 긴급 온라인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앞서 금감원은 각 은행들이 제출한 가계대출 관리 목표치를 바탕으로 한 구체적인 대출 현황과 상세 추진 계획을 받았다. 긴급회의를 통해 금감원은 은행들이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계획으로 세운 5% 안팎의 범위 내에서 총량을 관리해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12월 잠시 주춤했던 신용대출이 새해부터 빠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한 국민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에 따르면 이들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해 12월 말 133조6482억원에서 지난 7일 134조1015억원으로 4533억원 증가했다. 작년 말(133조6482억원)과 비교하면 4영업일(4~7일) 만에 4534억원이 늘어난 셈이다.

마이너스 통장을 통한 신규 신용대출(한도거래대출 또는 통장자동대출) 집행 건수가 크게 늘었다. 7일 마이너스 통장을 통한 신규 신용대출 건수는 지난해 12월 31일(1048건)보다 2배가량 늘어난 1960건에 달했다. 마이너스 통장 개설 건수는 지난 4일 1777건을 기록한 이후 5일(1828건), 6일(1846건) 등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마이너스 통장 잔액도 전년 말보다 2411억원 늘어난 46조7721억원을 기록했다.

연초 신용대출 잔액이 급증한 것은 이례적이다. 1월의 경우 연말 보너스 등으로 대출을 갚는 경우도 많아 신용대출 잔액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실제 작년 1월 5대 신용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전달 대비 2247억원 줄었다.

금융권에서는 금융당국이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가계대출 속도 조절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금감원은 아직까지 가계대출 증가폭이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입장지만, 건전성 관리를 위해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할 계획이다. 특히 금감원은 코스피가 새해 들어 3000선을 넘은 데 이어 가상자산(암호화폐) 시장도 최근 달아오르는 등 투자 열기가 번지는 양상을 주목하고 있다. 또한 이달 전체 공모가가 6000억원에 달하는 대형 기업공개(IPO)가 줄줄이 예고돼 있어 향후 대출 수요 증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진=금융감독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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