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를 찾아서] LG에너지솔루션① 김종현 대표, K배터리 중흥의 주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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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21-01-1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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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기업이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의 차이는 그 기업에 소속돼 있는 사람들의 재능과 열정을 얼마나 잘 끌어내느냐 하는 능력에 의해 좌우된다.” 토마스 제이 왓슨 전 IBM 회장이 남긴 말이다. 기업 구성원의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는 것은 최고경영자(CEO·Chief executive officer)의 역할이다. 이는 곧, 기업(Company)은 리더(Chief)의 역량에 따라 흥할 수도, 망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그만큼 기업에서 리더의 역할은 중요하다. 아주경제는 기업(Company)의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는 다양한 C(Chief : CEO or CFO or CTO)에 대해 조명해보려 한다. <편집자 주>

LG화학은 지난해 재계와 국민들로부터 가장 큰 관심을 받은 기업 중 하나로 꼽힌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글로벌 경제가 흔들리는 와중에서도 빼어난 성장성을 입증한 전기차 배터리 관련 사업을 영위한 덕이다.

특히 LG화학은 지난해 누적 3분기(1~3분기) 동안 중국·일본의 경쟁자를 따돌리는 데 성공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 24.6%를 기록해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재계는 향후 전기차 배터리가 반도체를 대체하는 우리나라의 최고 산업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에 이르렀다. 배터리 산업의 선두인 LG화학에 다시 막대한 기대가 쏠렸다.

이 같은 기대와 관심을 받는 상황에서 LG화학은 전지(배터리)사업부를 물적분할한다는 의사 결정을 내렸다. 배터리 사업을 제대로 키우기 위해서 독립이 절실하다는 분석에서다.

막대한 기대와 관심은 물적분할과 함께 탄생한 LG에너지솔루션(옛 LG화학 전지사업부)으로 옮겨갔다. 이는 LG에너지솔루션의 초대 사장인 김종현 대표에게 관심이 쏠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 대표는 배터리 업계에서는 'K배터리 중흥의 주역'으로 꼽히는 공로자다.

1984년 LG생활건강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김 대표는 2001년 LG화학에 둥지를 틀었다. 이후 회로소재사업부장(상무), 경영전략담당(상무), 고무·특수수지사업부장(상무) 등 다양한 사업부와 후선 부서를 거쳤다. 본격적으로 배터리와 연을 맺은 것은 2009년 초 전지사업부장(전무)을 맡으면서다.

이후 김 대표는 당대 유수의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 계약을 직접 챙기면서 성장을 이끌었다. 그가 맡기 전 7000억원 수준이었던 LG화학의 전지 사업부 매출은 지난해 누적 3분기까지 8조2278억원으로 11배 이상 뛰어올랐다.

지난달 출범한 LG에너지솔루션은 매출 목표를 더욱 상향 조정했다. 지난해 8조원을 넘어 올해는 13조원, 2024년에는 30조원의 매출을 기록하겠다는 포부다. 이를 위해 배터리 제조·판매 사업을 넘어 배터리 케어·리스·충전·재사용 등 전체적인 배터리 에너지솔루션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목표다.

김 대표는 출범사를 통해 "LG에너지솔루션은 불모지였던 대한민국 배터리 산업을 불굴의 도전정신으로 개척했다"며 "많은 우려와 역경을 이겨내며 최근에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 누구보다 먼저 구조적인 이익 창출의 기반을 다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막대한 기대를 짊어지게 된 올해 김 대표는 시장 점유율 1위를 이어가기 위한 성장동력 발굴에도 나선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배터리 생산능력을 올해 120기가와트(GW)에서 2023년 260GW로 확대할 계획이다. '꿈의 배터리'라고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와 리튬황 배터리 개발 등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한다.

생산능력 확대에 필요한 설비투자도 중점 사항이다. LG화학 전지사업본부는 분기마다 해외 사업장 증설에 조 단위의 투자금을 쏟아부었다. 그 결과 지난해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하기도 했으나 아직 부족하다. 경쟁자들 역시 뒤처져 있지 않고 끊임없이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10월 진행된 LG화학 컨퍼런스콜에서 전지사업부 고위관계자는 "연간 3조원 내외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올해도 이 같은 규모의 투자가 유지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과 벌이는 배터리 소송전도 김 대표의 과제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최근 몇 차례나 연기해온 영업비밀 침해소송 최종결정을 조만간 확정할 예정이다. 원안대로 SK이노베이션의 패소가 확정되는 것이 LG에너지솔루션 입장에서는 최선이다. 다만 ITC가 판결을 번복하고 재검토 결정을 내릴 수도 있다. 배터리 업계에 뼈대가 굵은 김 대표가 SK이노베이션과 물밑 협상을 성사시킬 가능성도 있다.

배터리 안전성도 문제다. LG 배터리가 탑재된 현대자동차 '코나 일렉트릭', 미국 GM '볼트 EV'에서 잇따라 화재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아직 화재의 책임이 배터리 결함으로 확정되지는 않았으나, 이 같은 사례가 계속되면 지금까지 쌓아온 기술 신용도와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이 갈 수 있다.

이를 감안한 김 대표는 올해 신년사를 통해 "안전과 신뢰성은 절대 타협하지 않겠다"며 "사업과 모든 의사 결정의 최우선 순위를 품질에 두고 이에 맞도록 수주, 생산, 투자의 업무 프로세스를 재정비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대표. [사진=LG에너지솔루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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