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한항공 조종사, 3개월 추가 휴업 합의...코로나 '고통분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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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윤 기자
입력 2020-12-30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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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12월 휴업 이어, 내년 1~3월도 휴업

  • 비휴업 기종 조종사들 연차소진하기로

  • 화물수송 확대·유동성 확보로 위기 돌파

지난 8일 대한항공 KE925편 인천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행 여객기에 코로나19 백신 원료가 탑재되고 있다. [사진=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 조종사들이 내년 1~3월까지 추가로 휴업하기로 했다.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하자 지난 4~10월 1차 휴업, 11~12월 2차 휴업을 한 데 이어, 한 차례 더 휴업을 연장하기로 한 것이다.

휴업 여부와 기간은 기종별로 다르다. 이에 이들은 동반생존에 뜻을 모았다. 장기간 비행이 중단된 기종을 운항하는 조종사들의 고통을 분담하는 차원에서, 비휴업기종 조종사들이 연차를 소진해 휴업기종의 휴업 기간을 줄이기로 했다.

◆6차례 교섭··· 2021년 3개월 휴업합의

30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 조종사노동조합과 사측은 지난 22일 2021년도 유급휴업과 관련된 노사합의를 마무리했다. 지난 1일부터 총 6차례에 걸쳐 협의를 진행한 끝에, 내년 1~3월까지 3개월간 유급휴업을 실시하기로 했다. 

코로나로 국제선 운항이 중단되고 여객수요가 급감해 사실상 멈춰선 초대형 항공기 A380의 기장·부기장은 3월까지 약 2개월 휴업한다. 소형기 A220과 B737을 운항하는 기장·부기장도 약 1개월을 쉰다. 

앞선 휴업기간 동안 A380과 B737 조종사들은 각각 5개월, 4개월씩 휴업한 바 있다. 조종사들은 휴업으로 매월 300만~400만원의 손실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330, B747, B777, B787을 운항하는 기장·부기장은 휴업하지 않는 대신 1~3월 중 매월 3일 이상, 총 10일의 연차를 소진하기로 했다.

비휴업기종 조종사들이 개인연차를 소진해 회사의 비용 부담을 줄여주고, 회사는 휴업기종의 휴업기간을 줄이는 식이다. 이미 상당수 조종사들이 연차소진에 동참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에서는 1개월의 휴업으로 인한 개인 손실액이 개인연차 22.6일 소진과 비슷한 것으로 봤다. 비휴업기종 조종사들이 개인연차를 10일만 사용해도 휴업기종의 휴업을 약 15일 줄일 수 있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A380의 경우 현재 갈 수 있는 곳이 없는 상황인데, 비휴업 기종 조종사들이 자발적 연차소진에 동참하면서 휴업기간이 3개월에서 2개월로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노조는 향후 휴업을 최소화할 수 있는 중기 계획도 회사에 요구했다. 또 휴업논의의 사각지대에 있는 교육생들의 휴업 조건도 완화해, 배정받은 기종의 휴업조건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노사는 코로나19 상황을 지켜보고 3개월 후 새로운 합의를 추진할 예정이다.
 

1~11월 국제선 여객 현황. [사진=국토교통부 제공]

◆항공업계 위기··· 대한항공 화물로 '흑자경영'

올해 항공업계는 코로나19 장기화로 벼랑 끝에 내몰렸다. 국제선 여객은 지난 3월 전년 대비 91.5% 줄어든 64만4000명(국제선 왕복, 유임+환승여객 기준)을 기록한 이후, 4월부터는 매달 전년 대비 97.0% 이상 감소를 기록하고 있다. 사실상 국제선 운항은 중단된 셈이다.

국내 1위 항공사인 대한항공은 여객 감소에도 불구하고 화물을 앞세워 흑자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분기(1485억원)에 이어 3분기에도 76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화물기 가동률을 높이고, 여객기 좌석을 떼어내 화물기로 개조하는 등 발 빠르게 화물 수요에 대응한 덕분이다. 국내 항공사 최초로 코로나 백신 원료 수송에 성공하기도 했다.

대한항공은 올해 초부터 유상증자와 자산 매각 등을 통해 현금 확보에도 주력하고 있다. 올해 6월 1조1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시행했고,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1조2000억원을 지원받았다.

기내식·기내면세품 판매 사업을 1조원가량에 매각했고, 공항버스 사업, 왕산레저개발 등의 자회사 매각도 추진 중이다.

4500억~5000억원으로 추산되는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 매각을 위해서도 서울시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서울시가 송현동 부지를 문화 공원으로 조성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매각이 답보상태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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