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한류 인터뷰②] '자라섬 아버지' 인재진 "축제도 언젠가는 '한류' 될 수 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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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은주 기자
입력 2020-12-25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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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4년 이후 올해 17번째 열린 자라섬재즈페스티벌

  • "국가 예술 지원 많아졌지만 장르 간 융합 지원 필요"

  • "많은 노력·시간 수반한다면 축제도 '한류' 관점으로"

인재진 자라섬재즈페스티벌 총감독 [사진=자라섬재즈센터 제공]


자라섬재즈페스티벌이 지난 2004년 처음 열린 이후 올해 벌써 열일곱 번째 해를 맞았다. 그동안 잣과 밤, 포도만 무성했던 시골 마을은 세계 재즈 뮤지션들이 꼭 서보고 싶어 하는 무대로 자리매김했다. 아시아·유럽·미국 등 세계 55개국에서 날아온 총 1148개 팀이 이 무대에 올랐다. 무대가 공개되는 시간은 365일 중 단 사흘. 그럼에도 누적 관객만 지금까지 200만 명이 넘는다. 비가 오면 잠기곤 하는 무인도 '자라섬'은 그렇게 재즈 선율이 흐르는 유인도가 되었다. 

자라섬의 기적을 일궈낸 인재진 자라섬재즈페스티벌 총감독은 재즈에 관심을 갖고 오랫동안 직간접적으로 예술 활동을 지켜봐왔다. 핀란드와 말레이시아, 영국, 홍콩 등 세계 곳곳을 누비며 많은 현장 관계자들과 교류해왔다. 우리가 벤치마킹할 만한 외국의 아티스트 지원 대책은 없었을까. 

방탄소년단(BTS)이나 블랙핑크, 이날치 같은 젊은 아티스트의 활약으로 한국 음악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지금, 한류에 대한 그의 생각이 궁금했다.

인 총감독은 신중하게 입을 뗐다. 예전에 비하면 우리나라도 아티스트에게 굉장히 많은 지원을 하고 있지만 단기적으로 제2의 BTS, 제2의 이날치를 만드는 데 집중하기보다는 장르 간 융합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새로운 예술가들은 계속 나오는데 한정된 자원을 어떻게 배분할 것이냐가 문제죠. 전통 예술과 현대 예술을 막론하고 특정 장르가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장르 간 융합을 고려해야 해요. 상당한 전문성이 필요한 것이죠. 지금도 국가가 잘 하고 있지만 좀 더 정밀하고 세심한 정책이 필요할듯 합니다."

BTS나 블랙핑크 등 젊은 아티스트의 인기가 높아질수록 한류에 대한 견제가 늘어난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중국 내에서 한류 불매 운동이 벌어지고 한류 강의가 사전 검열에 걸렸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우리 네티즌이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인 총감독은 "이런 현상들은 오래전부터 예측되었던 일이라고 본다"며 "정치적 이유 등 매우 복합적 요인이 작용한다고 생각하는데 우리 자신도 스스로를 돌아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류는 단순히 K-팝이나 K-드라마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 문화 전반에 해당하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죠. 문화는 사람이 만드는 것이고, 일방적으로 한 곳으로만 흘러갈 수 없어요. 항상 다양성을 존중하고 교류하려는 자세가 무엇보다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교류가 전제된 한류라면 상대적으로 더 큰 한류를 기대할 수 있다고 봅니다. 한류는 결국 '한국 사람'으로 귀결된다고 봐야겠죠. 그런 의미에서 우리 국민 모두가 멋진 한국 사람이 되면 좋겠습니다."

어쩌면 자라섬재즈페스티벌 같은 음악 축제도 한국 음악을 연결하고 한류를 형성하는 또 다른 가지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인 총감독은 "솔직히 축제 감독으로 일하면서 한류를 의식하지는 않는다"고 잘라 말한다. 축제는 그 자체로서 충분한 의미가 있다고 본다는 것이다. 그래도 가능성은 남겨두었다.

"남대문 같은 문화재만 보더라도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오랜 시간을 거치면서 만들어졌죠. '한류'라는 단어도 그렇고요. 축제도 시간이 쌓이면 굉장히 큰 문화유산이 된다고 봐요. 일단 많은 사람들이 노력해서 만들고 있고, 또 다른 많은 관객들이 찾아주고 있으니까요. 더 많은 시간이 흐르고 축제가 계속 건강하게 유지된다면 하나의 어마어마한 문화 자산이 될 수 있는 것이죠. 한류라는 관점으로 바라봐도 나름 의미가 있을 것으로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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