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농민들 모디 몰아내나…한달 간 이어진 시위에 불안 ↑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윤은숙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0-12-22 18:3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농만-기업 직거래법 반대시위…사망자 40여명에 달해

인도 농민 시위가 수 주 동안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 속 안그래도 불안한 정국은 더욱 흔들리고 있다.

인도의 하디푸 싱 푸리 주택도시·민간항공부 장관은 21일(이하 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인도 농민들의 계속되는 시위를 용납해서는 안된다고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동시에 계속되는 시위는 결국 인도 경제 회복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인도 북부 델리와 인접한 하리아나주 티크리에서 15일(현지시간) 농민 수천 명이 최근 제정된 농업개혁법 폐지를 요구하며 연좌 농성을 벌이고 있다. 농민들은 국가가 관리하던 농산물 유통과 가격 책정을 시장에 대부분 개방하는 내용의 농업개혁 3법이 시장 불안정성을 키워 결국 자신들의 삶을 파괴한다며 즉각 폐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사진=신화·연합뉴스]


푸리 장관은 CNBC에 시위대는 농업은 물론이고 관련 산업에도 모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코로나19 이후 수요, 생산 등이 반등하면서 경제가 서서히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는 상황에서 경제 회복에 차질을 빚게하는 시위가 계속 이어지게 둘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말부터 수천명에 달하는 농민들은 3가지 농지개혁안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여왔다.

이들을 새로운 개혁안이 농민들의 수익 급감을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한다. 인도는 최근 법개정을 통해 1960년부터 금지됐던 농민-민간 기업 직거래를 허용하기로 했다. 그동안 인도 정부는 기업과 농민 간 매매의 중개 역할을 해왔다. 이 과정에서 농민들에게 최저 판매가를 보장해줬다. 그러나 이같은 제도는 매년 300억 달러 넘는 보조금을 축 낼뿐 농민들의 소득 향상에는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농업은 인도 인구 58%가 종사하고 있지만, GDP에 기여하는 비중은 15%에 불과할 정도로 생산성이 매우 낮다. 

인도는 이같안 상황을 바꾸기 위한 방안으로 농업개혁법을 내놓은 것이다. 그러나 농민들은 정부가 중간 시장의 역할을 못하면 농민들의 수익은 지금보다 줄 수 있다고 반발했다. 쌀 등 작물 재배가 활발한 마디아프라데시주 등에서 뉴델리로 올라온 농민들은 거리에서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거나 단식 등 과격한 방법을 동원하면서 시위에 나섰다. 

시위가 장기화하면서 나렌드라 모디 총리 정권의 부담도 커지고 있다. 지난 9월 여당과 오랜 연정을 이어온 ‘시로마니 아칼리 달’은 20여년 만에 연정을 깨면서 농민들을 지지하기도 했다. 인도 국내외에서는 이번 시위가 제대로 진압되지 못할 경우 모디 정권이 크게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단 정부는 농민들이 정책을 오해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푸리 장관은 정부가 지원하는 최소 가격보장제 등 기존 농업제도의 핵심 부분은 남아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인도 정부는 농민 대표들과 타협점을 찾기 위해 여러 차례 대화에 나서고 있지만, 과연 정부의 설득안이 얼마나 시위대에게 호소력을 가질 지는 불분명하다. 

이번 시위는 특히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발생하면서 인도 경제를 더욱 위협하고 있다. 인도 경제는 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해 강력한 이동 정책을 시행하면서 급하강했다. 지난 2분기 인도 경제성장률은 전년 대비 무렴 23.9%나 하락했다. 3분기 기준으로 전년대비 하락폭은 -7.5%로 다소 줄기는 했다. 그러나 농민 시위가 진정이 되지 않고 국내 불안을 지속적으로 고조시킨다면 경제회복은 더욱 힘들어 질 수 있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10월 내년 3월로 끝나는 회계연도 기준으로 인도 성장률이 -10.3%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