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 1조 달러 부활 전사들 ⑦OLED] 디스플레이의 미래…삼성·LG 새로운 캐시카우 등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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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혜경 기자
입력 2020-12-22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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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세계 아홉 번째로 1조 달러 무역액 달성, 세계 10위 무역대국, 세계 7위 수출국 등등. 무역을 중심으로 하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수식어들이다. 하지만 그 위상에 꼬리표처럼 달라붙는 말이 있다. 반도체, 자동차, 조선 등에 치우친 수출 구조가 대표적인 예다. 관련 산업이 흔들리면, 국가경제가 휘청거릴 정도다. 다행히 반도체 등 13대 주력 수출 품목이 우리나라 연간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과거 80%에서 최근 70%대까지 떨어졌다. 앞으로 그 속도가 더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오헬스 등 신(新)수출동력의 성장 덕분이다. 관련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조명해본다. <편집자 주>

한국은 2004년부터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다. 과거 디스플레이 패널과 부품을 수입해 TV를 제조했던 한국은 과감한 투자로 일본이 주도하던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에서 1위를 탈환했다. 이제 한국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을 선도하며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을 재편하고 있다.

◆ 차세대 디스플레이 OLED, K디스플레이가 선도한다

2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OLED의 월 수출액이 13억4400만 달러(약 1조4800억원)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46% 증가한 수치다. OLED 연간 수출액도 최대실적을 기록하며 3년 연속 1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그래픽=아주경제 ]

OLED는 화소 하나하나가 스스로 빛을 내 선명한 화질을 구현하는 게 특징이다. LCD패널과 달리 백라이트가 따로 필요하지 않아 얇고 가볍다. 스마트폰이 주도하던 OLED 시장은 현재 TV와 전장 부품 등으로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OLED 시장은 한국이 주도하고 있다. 특히 모바일 부문에서는 80% 이상을 삼성디스플레이가, 대형 TV 패널은 LG디스플레이가 독점 생산 중이다. 디스플레이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 서플라이 체인 컨설턴트(DSSCC)에 따르면 지난해 TV와 스마트폰을 포함한 OLED 시장 점유율(생산 능력 기준)은 한국이 82%, 중국이 17%, 일본이 1%다. DSSCC는 OLED 패널 시장 규모가 올해 318억 달러(약 35조원)에서 2025년 510억 달러(약 61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국내 양대 제조사인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OLED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LCD사업을 접고 퀀텀닷(QD)디스플레이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QD디스플레이는 OLED 패널에 퀀텀닷 필름을 붙여 더 많은 색을 정확하게 표현해내도록 한 기술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내년 3월까지 LCD 사업을 모두 철수하고, 오는 2025년까지 QD 디스플레이에 13조1000억원을 투자한다. 지난 9월에는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소재·부품 협력사들과 함께 사업재편계획 승인을 받으며, 국내 QD디스플레이 시장 생태계 개척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7월에는 광저우 OLED 공장의 양산을 시작해 케파(생산능력)을 대폭 확대했다. LG디스플레이는 2021년까지 생산능력을 월 16만장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LCD에서도 향후 국내 TV용 LCD 패널 생산을 중단하고 IT 등의 고부가가치 중심으로의 구조 혁신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 정부도 생태계 구축으로 지원나서 

정부도 OLED 전환에 힘을 보태고 있다. 정부는 2015년 미래 디스플레이 핵심기술개발 사업단(KDRC)을 구성했다. 이를 통해 연구소와 민간 업체들의 연구개발(R&D) 지원에 나섰다. 여기서 나온 결과를 토대로 2018년에는 충청남도를 '차세대 디스플레이 혁신공정 플랫폼 구축 사업' 대상지로 선정해 지난해부터 사업 추진을 본격화하고 있다. 2025년까지 OLED 분야 R&D에 3630억원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장밋빛 미래만 펼쳐져 있는 것은 아니다. 정부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 업체들의 추격이 매섭다. 한국 OLED 생산능력 점유율이 올해 69%에서 2025년 51%로 감소하고, 같은 기간 중국의 점유율이 29%에서 47%로 증가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과거 LCD 사업에서 중국의 저가물량공세로 경쟁력을 잃었던 국내 디스플레이 업계도 긴장하고 있다. 이미 LCD 시장 세계 1위인 중국 BOE를 비롯해 CSOT·비전옥스·티안마·HKC 등 중국의 주요 디스플레이 업체가 대부분 OLED에 공격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중국 정부도 LCD에 지원하던 보조금을 OLED로 전환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술력과 인재에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OLED 시장이 본격적으로 문을 연 만큼 앞으로 5년 뒤, 10년 뒤를 정부가 나서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주병권 고려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는 "국가경쟁력은 장기적으로 기초 체력을 쌓아야 할 수 있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 학교나 연구소 등에서 원천기술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더불어 국내 기업에서 당장 실무에 뛰어들 수 있는 '맞춤형 인재'를 키울 수 있도록 해야 자원 낭비도 줄이고, 중국 쪽으로 인력이 이탈하는 것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의 광저우 OLED 공장.[사진=LG디스플레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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