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2번째 규모 美 부양책 타결…랠리VS버블 논쟁 더 첨예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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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숙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0-12-21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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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의회가 20일(이하 현지시간) 9000억 달러 규모의 추가 부양책 합의에 도달했다. 미국 경제회복의 마지막 장애물로 떠올랐던 부양책이 타결되면서 증시 추가상승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통화완화정책을 이어가는 가운데, 백신 배포에다 부양책까지 현실화하면서 주가 추가상승에 힘이 실린다. 다만 지난 3월 이후 미국 증시가 가파른 상승을 이어온 터라 '과열' 우려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경고음도 커지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미국 실물경제 황폐화 막을 '단비'

코로나19가 예상보다 길게 이어지면서 이미 지난 9월부터 부양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당시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정치권이 부양책에 끝내 합의하지 못할 경우 미국 경제는 큰 위험에 직면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경고했다. 당시 제프리스의 아네타 마르코프스카와 토머스 시몬스 이코노미스트는 부양책이 나오지 않을 경우 미국의 1인당 가처분소득 성장률은 지난 7월의 9.5%에서 연말에는 3% 정도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실물경제는 이미 악화 신호를 보내고 있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 17일 실업보험 청구자 수가 전주보다 2만3000명 늘어난 88만5000명(계절 조정치)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 9월 초 이후 최고치다. 웰스파고는 이 같은 수치는 12월 고용지표의 악화 위험을 키운다고 지적했다. 웰스파고의 사라 하우스 수석 경제학자는 수치 악화를 두고 "고용시장 상황이 후퇴하는 것을 보여주는 또 다른 신호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16일 발표된 11월 미국의 소매판매도 시장 예상보다 큰 폭으로 부진했다.

때문에 미국의 일일 신규확진자가 25만명을 넘어가는 상황에서 부양책은 미국 경제에 '절실한' 조치였다. 다행히 양당의 극적인 합의가 이뤄지면서 미국 경제는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 부양책이라는 불확실성이 사라진 후 증시는 풍부한 유동성과 경기회복 기대감으로 추가 상승 준비를 하고 있다.

1240억 달러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윌밍턴 트러스트의 메건 슈 투자 전략부문장은 향후 9~12개월간 상승세가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백신은 물론 미국 정치 지형의 변화도 주가상승을 기대케 한다고 지적했다.

◆거품과 랠리 분석 첨예하게 맞서
 
추가 부양책은 지난 3월 부양 패키지에 이어 역사상 둘째로 큰 규모다. 뉴욕증시는 수개월간 부양책 뉴스에 민감하게 반응해왔다. 지난 17일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부양책 타결 기대감으로 종가 기준으로 사상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이날 3만303.37에 장을 마쳤으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각각 3722.48과 1만2764.75로 장을 마쳤다.
 
그러나 올해 들어 증시가 지나치게 가파르게 올랐다는 지적도 나온다. S&P500지수는 코로나19 패닉으로 증시가 최저치까지 급락했던 3월 23일에 비해 60% 넘게 상승했다.

특히 내년 취임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경제팀이 시장 '버블'을 만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CNN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부양책에 따른 인플레이션보다 고용시장을 더 걱정하고 있으며, 재닛 옐런도 비슷한 시각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방송은 옐런이 차기 재무장관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두 인사가 다시 긴밀하게 협력하면서 이들 정책은 주식시장을 더 밀어올릴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다만 경기가 예상 속도보다 빠르게 회복되면 주가 급락도 예상보다 빠르게 올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지난 1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경제가 명백하게 회복할 때 자산 매입 테이퍼링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준이 지나치게 장기간 채권을 사는 것은 금융 안정 위험을 키운다는 것이다.

카플란 총재는 백신이 보급되면서 연준이 고용과 물가지표에서 목표를 어느 정도 달성하는 것을 본다면 자산 매입 테이퍼링을 시작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연준이 자산 매입 규모를 줄일 경우 주식시장에 급격한 충격이 올 수 있다는 점이다.

시장에서는 랠리와 버블붕괴 전망을 놓고 전문가들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블랙록의 마이크 파일 글로벌 최고투자전략가는 "2021년은 경제 재가동이 정말 강력하게 이뤄질 해"라면서 "위험자산 전반의 전망을 상향 조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미국 증시에 확산한 낙관적인 심리가 위험 수준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블리클리 어드바이저리 그룹의 피터 부크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이달 초 CNBC 방송에서 증시 투자자들의 자신감이 닷컴 버블이 터졌던 때를 연상케 한다고 지적했다. 부크바 CIO는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지적했다. 이어 현재 1%를 밑도는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가 1% 위로 올라설 경우 주가가 하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부크바 CIO는 2021년은 경제 회복보다는 인플레이션을 주목해야 하며, 원자재 가격이 올랐고 소비자물가도 상품 가격 위주로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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