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전셋값 동반급등…갭투자 '경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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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선영 기자
입력 2020-12-17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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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월 아파트 매매 외지인 거래 비중 22.7%

  • 6·17 대책으로 '갭투자' 조였지만 효과無

전세난이 심화하면서 서울 외곽이나 수도권의 중저가 아파트 구매에 나서는 수요가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 기존 전셋집에 2년 더 눌러앉는 수요가 크게 늘면서 전세 품귀가 심화하고 전셋값마저 급등하,자 전세난을 피해 중저가 아파트 매수에 나선 영향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사진은 16일 서울 외곽과 고양시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갭투자를 막기 위한 정부의 규제가 '공염불'이 되고 있다. 새로운 임대차법 도입으로 전세난이 심화하고 아파트값도 들썩이자 무주택자를 중심으로 갭투자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17일 한국부동산원의 월별 매입자거주지별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의 아파트 매매 중 외지인 거래는 3만1277건으로 전체의 22.7%를 차지했다. 지난 9월(19.4%) 올해 최저점을 찍은 뒤 10월(20.4%)과 11월 연속으로 증가세를 보인 것이다.

보통 외지인 거래는 높은 전세가율을 이용해 갭투자 등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서울도 상황은 비슷하다. 서울 아파트의 외지인 매매 비중은 지난 9월 전체 1만548건 중 2086건으로 13.8%에 불과했지만 10월에 15%로 늘었고, 지난달에는 20%에 육박했다.

정부가 부동산 대책에도 집값이 안정되지 않는 이유로 갭투자를 꼽으며 6·17 대책을 통해 강도 높은 규제에 나섰지만, 사실상 올 상반기 수준으로 회귀하는 모습이다.

전세가율이 높아진 점도 갭투자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6·17 대책과 7·10 대책 등으로 전국의 아파트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은 지난 7월 70.2%로 올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그러나 지난달 70.8%까지 오르며 상승세로 돌아섰다.

부동산114 여경희 수석연구원은 "넘치는 시중 유동성과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갭투자로 연결된 것"이라며 "최근 전셋값이 크게 오르면서 매매-전세 격차가 줄어드는 점도 갭투자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임대차 2법 시행 후 서울·수도권의 전세 품귀로 전셋값이 뛰자 전세 수요 일부가 중저가 주택 매수로 돌아서는 움직임이 나타난 것이다. 전셋값 상승이 집값을 밀어올리면서 더 이상 내 집 마련이 힘들 것이란 불안감도 실거래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서울을 중심으로 전국의 집값이 좀처럼 잡힐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17일 발표한 12월 둘째주 전국 아파트값 상승률은 전주(0.27%)보다 0.29% 상승해 오름폭을 키웠다. 이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12년 5월 이후 8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폭이다.

전국 아파트값은 4주 전 0.25% 올라 8년 6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한 뒤 지지난주 0.27% 상승하는 등 비정상적인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다.

전국 주간 아파트 전세가격도 0.3% 상승하며 지난주 대비 오름폭이 확대됐다. 서울은 77주 연속, 전국으로는 67주 연속 상승세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최근 재건축 기대감이 있는 단지를 중심으로 상승폭이 확대되고 있다"며 "거래량보다 집값이 비이상적으로 상승하는 데는 전세수급 불안과 입주물량 감소에 따른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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