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 1조 달러 부활 전사들 ②로봇] 200조 시장 둔 글로벌 경쟁... 대기업 끌고 정부 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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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희 기자
입력 2020-12-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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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차, 최근 1조 투자해 로봇기업 인수... 미래 먹거리 확보

  • 삼성·LG 등도 로봇 사업 진출 공언... 상용화 박차

2011년 세계 9번째로 1조 달러 무역액 달성, 세계 10위 무역대국, 세계 7위 수출국 등등. 무역을 중심으로 하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수식어들이다. 하지만 그 위상에 꼬리표처럼 달라붙는 말이 있다. 반도체, 자동차, 조선 등에 치우친 수출 구조가 대표적인 예다. 관련 산업이 흔들리면, 국가경제가 휘청거릴 정도다. 다행히 반도체 등 13대 주력 수출 품목이 우리나라 연간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과거 80%에서 최근 70%대까지 떨어졌다. 앞으로 그 속도가 더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오헬스 등 신(新)수출동력의 성장 덕분이다. 관련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조명해본다. <편집자 주>

2025년 200조원 규모로 성장하는 글로벌 로봇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기업 간의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각국을 대표하는 기업들이 전면에 나서고 정부가 지원하는 형태다. 그 성패에 각 기업의 생존과 더불어 해당 국가경제의 성쇠가 달린 만큼 사활을 걸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현대자동차를 중심으로 4대 그룹이 그 선봉장으로 나선 상황이다.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당일인 3일 수능 고사장이 마련된 서울 서초구 반포고등학교 건물에 체온 측정 로봇이 설치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로 글로벌 로봇 시장 성장률 연평균 13%서 32% 뛰어
14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로봇 시장은 올해 444억 달러에서 오는 2025년까지 32%의 높은 연평균 성장률을 기록해 1772억 달러 규모(약 193조원)로 성장이 기대된다.

최근 5년간 연평균 13%의 성장률을 기록하다가 코로나19 팬데믹에 의한 경제·사회적 패러다임 전환으로 그 수치가 배 넘게 뛴 것이다. 이로 인해 미래 먹거리로 로봇을 주목했던 각 정부와 기업들은 더욱 발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 중심에는 중국, 일본, 미국, 한국, 독일이 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이들 국가는 세계 제조로봇 시장의 72.9%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 최대 로봇 시장인 중국은 지난해 총 14만여대의 신규 판매량을 기록하며, 전체의 37.6%를 차지했다. 이어 일본(5만대 13.4%), 미국(3만3000대 11.2%), 한국(2만8000만대 7.5%), 독일(2만1000만대 4.1%) 순이었다.

특히 한국 산업의 경우 로봇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한국의 로봇밀도는 2014년 이후 연평균 11% 증가해 지난해 855대로 세계 2위를 점하고 있다. 세계 평균인 113대의 8배나 되는 수준이다. 로봇밀도는 제조업 노동자 1만명당 보급된 제조용 로봇의 대수로 측정된다.

하지만 그 활용에 비해서 기술력과 생산력이 뒤처진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된 바 있다. 실제 로봇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전체 로봇 출하액(2018년 기준) 중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불과 20.3%에 불과하다. 국내 대부분 제조업이 수출을 중심으로 하는 것과 정반대다.

물론 긍정적인 수치도 있다. 기업과 정부가 나서며, 국내 로봇시장 자체는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3년(2016~2018년)간 로봇 시장으로 진출한 대기업은 11곳에서 20곳으로 늘었으며, 관련 산업의 매출액도 4조5971억원에서 5조8019억원으로 26.2% 증가했다. 종사인력도 같은 기간 2만8812명에서 3만7104명으로 28.8% 많아졌다. 글로벌 경기 침체 등으로 인한 어려움 속에서도 미래 성장동력이라는 이름값을 톡톡히 한 셈이다.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 내에 있는 GS25강서LG사이언스점에서 운영 중인 'LG 클로이 서브봇'. [사진=LG전자 제공]

◆정부 2025년 글로벌 4대 로봇 강국 ‘목표’... 기업들은 미래 먹거리로 ‘낙점’
향후 그 속도는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글로벌 성장세에 더해 대기업이 끌고, 정부가 밀며 시너지가 극대화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먼저 정부는 지난해 10월 ‘2020 로보월드’ 개막 행사에서 2023년까지 로봇산업 글로벌 4대 강국을 위한 지원 대책을 공표했다. 2025년을 목표로 로봇산업 진흥책을 펼치는 중국 등 경쟁국과 차별화하기 위해 2년이나 그 시점을 앞서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도 2023년 글로벌 4대 로봇강국에 진입한다는 목표로 내년 로봇 예산을 기존보다 32% 증액한 1944억원으로 편성하고 규제혁신 방안을 약속했다.

대기업들도 이에 화답하듯 각자의 분야에서 로봇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그중에서도 현대차그룹은 로봇 부문을 자동차·도심항공모빌리티(UAM)와 함께 3대 성장동력으로 꼽고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근 1조원을 넘게 투자해 세계적인 로봇 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인수한 게 대표적인 예다. 이를 통해 현대차그룹은 단숨에 글로벌 로봇 시장의 선두그룹으로 우뚝 서게 됐다.

현대차그룹은 2018년에 이미 로봇ㆍ인공지능(AI) 분야를 핵심 미래혁신 성장 분야로 선정하고 현대ㆍ기아차 전략기술본부 산하에 로봇 분야를 전담하는 로보틱스팀을 신설한 바 있다.

이곳에서는 같은 해 자동차 제조 공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의자형착용형 로봇 ‘CEX’에 이어 작업용 착용로봇 ‘VEX’를 하며, 그 기술력을 자랑했다. 현대ㆍ기아차 로보틱스랩은 지난해 말 CEX와 VEX 양산 체제를 구축한 뒤 국내외 공장으로의 확대 적용을 검토 중이다.

삼성과 LG 등 다른 4대 그룹도 각자 영역에서 로봇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 전자제품박람회(CES) 2019’에서 로봇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공언했다. 삼성전자는 당시 케어(Care)와 에어(Air), 리테일(Retail) 등 주제로 한 로봇을 공개하고, 상용화에 힘쓰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기술의 발전과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고령화 및 언택트 트렌드 확산으로 이제는 로봇 도입이 피할 수 없는 미래가 되고 있다”며 “현대차그룹은 로보틱스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춤으로써 미래 산업의 게임체인저로서 면모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LG도 현대차그룹과 마찬가지로 다른 기업들과 협업을 통해 로봇 시장에서 ‘퀀텀점프’를 노리고 있다. LG전자는 2018년 산업용 로봇 제조업체 '로보스타' 지분 인수를 통해 시장 진출 의지를 밝혔다. 이후 웨어러블 로봇 분야 스타트업 '에스지로보틱스', 로봇개발업체 '보사노바 로보틱스' 등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박상수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언택트 경제가 본격화되면서 방역, 의료, 물류, 배송 등 전문 서비스 영역에서의 비대면 수요 증가로 로봇 시장의 급성장이 예상된다”며 “로봇의 용도 확산에 대응해 다양한 응용분야 상용화를 위한 국제표준도 주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진=현대위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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