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대책 유효기간은 4개월…강남 집값 2차 파동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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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선영 기자
입력 2020-12-14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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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남 매수우위지수 100 회복

[사진=연합뉴스]

7·10 대책과 8·4 공급대책 영향으로 꺾이는 듯했던 강남 주택 시장의 매수심리가 다시 회복됐다. 이에 따라 시세가 V자 반등 곡선을 그리며 신고가를 경신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 유효기간이 4~5개월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13일 KB부동산 리브온이 발표한 주간 주택시장동향에 따르면 12월 첫째주 강남의 매수우위지수는 전주(98.9)보다 5.7포인트 오른 104.6을 기록했다. 매수우위지수가 100을 웃돈 것은 8월 마지막 주 이후 3개월 만이다.

매수우위지수는 0~200 범위 이내이며 지수가 100을 초과할수록 '매수자가 많다'는 것을, 100 미만일 경우 '매도자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매수자 우위의 시장이 되면서 시세가 반등하고 있다 .

서울 압구정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압구정 신현대(현대 9·11·12차) 50평의 경우, 종전 최고가가 42억원인데, 최근 42억8000만원에 거래됐다"며 "신현대 36평의 경우 최근 29억원에 팔려 전고점을 회복했다"고 전했다. 인근 개포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개포주공7단지 34평이 최근 25억원에 팔렸다"며 "지난달 14일 24억원에 팔리며 신고가를 돌파했는데, 또 한 번 새 기록을 썼다"고 전했다.

새 임대차법이 매맷값과 전셋값의 차이를 크게 줄이며 수요를 부추겼다. 그동안 강남 재건축은 매맷값에 비해 전셋값이 현저히 낮아 투자장벽이 높았다.

아파트값이 천정부지로 오르면서, 때아닌 빌라 열풍도 불었다. 서울 역삼동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일대 구축빌라가 최근 한 달 사이에 5000만~8000만원씩 올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사실상 최근 발표된 부동산 대책의 '약발'이 끝난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의 강력한 대책 발표 직후엔 즉각적인 효과가 나타나지만, 5개월 정도 지나면 다시 예전 수준으로 회복되는 모습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12·16 대책 당시에도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에서 15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해 주택담보대출을 전면 금지하는 강력한 정책을 내놓자 매수심리가 차갑게 식었다.

대책 발표 직전인 12월 둘째주 강남의 매수우위지수는 124.6으로 정점을 찍은 뒤 대책 발표 당일엔 122.1로 꺾였다. 일주일 뒤에는 106.9로 15.2포인트 급감했다. 매수우위지수는 대책 발표 한 달 만에 100 아래로 떨어졌다.

그러나 잠시뿐이었다. 4월을 최저점으로 다시 매수우위지수는 반등했고, 5개월 만인 9월 둘째주 매수심리는 다시 100을 웃돌았다.

KB부동산 관계자는 "서울의 매수우위지수가 지난주(100.4)보다 상승한 103.8을 기록하는 등 매수심리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압구정·개포 등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집값이 상승했으며, 전셋값 상승이 집값을 끌어올린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꺾이지 않는 가운데 부산, 대구, 울산을 비롯해 세종과 창원, 전주까지 전국 집값이 들썩거리면서 전국 매수우위지수도 처음으로 100을 넘어섰다.

전국의 매수우위지수는 전주(99.8)보다 1.1포인트 오른 100.9를 기록했다. 전국의 매수우위지수가 100을 넘은 것은 KB부동산이 매수우위지수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3년 7월 이후 13년 5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번 수치는 수도권 외 지역의 부동산 시장이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그동안 서울과 수도권에서 100을 넘기는 경우는 많았지만, 최근의 양상과 같이 5개 광역시와 지방까지 동반상승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매수우위지수는 부산 해운대구 등 정부 규제를 받는 지역 인근에 위치한 비규제지역이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리고 있었다.

울산이 132.8로 5개 광역시 중 가장 높았으며, 도 지역에서는 경북과 경남이 112.7, 104.1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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