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가게] 기본기·유연성으로 백년 이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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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국 기자
입력 2020-12-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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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병선 아구본가첨벙 신사본점 대표

전병선 아구본가첨벙 신사본점 대표[사진=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소상공인으로 살아온 세월에 대한 작은 보상이랄까요. ‘너 수고했다, 애썼다’ 이렇게 인정받은 느낌이었어요. 아이들도 ‘아빠, 인정받아서 좋겠다’고 얘기합니다.”

2대째 신사역 골목을 지키고 있는 아구본가첨벙 신사본점의 전병선 대표는 올해 8월 ‘백년가게’ 인증을 받았다. 백년가게는 30년 이상 명맥을 유지하면서도 고객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온 점포 가운데, 중소벤처기업부에서 그 우수성과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받은 점포를 말한다. 백년가게에 선정되면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으로부터 인증현판, 컨설팅, 교육, 금융 등 다양한 지원을 받는다. 

6일 소진공에 따르면 일본 유학 시절, TV에서 노포 특집을 본 것이 가업을 물려받은 계기였다는 전 대표는 “노포에서 일하는 장인을 최고로 대우해 주는 걸 보는데 식당 일을 하시던 어머니가 떠올라 울컥했다”며 “백년, 이백년을 이어가는 가게를 만들어보자는 마음으로 뛰어들게 됐다”고 했다.

1995년 모친으로부터 가게를 인수한 후, 전 대표는 선대의 전통과 시대 변화 사이의 줄타기를 하며 아구본가첨벙을 이끌어 왔다.

전 대표는 "우리가 손님들께 사랑받아온 것은 시대에 따른 변화를 유연하게 받아들이고 이를 반영하면서 기존의 맛을 발전시켜왔기 때문"이라며 "첨벙의 조리 방법은 바꿀 수 없는 기본 틀이 있지만, 양념은 시대에 따라 변화했고 상차림 또한 동치미, 총각김치, 삶은 양배추와 고추, 멸치젓 외에는 모두 변했다"고 설명했다.

가게가 생존하려면 여성 손님과 가족 모임을 유치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는 그는 매장 디자인, 인테리어 조명을 공부하며 점포 분위기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

전 대표는 "이전에는 아구찜집에 대한 사람들의 특정한 인상이 있었다. 하얀색 플라스틱 그룻, 담배 피우는 남성 단체 손님들 같은 분위기다"라며  "1998년 이후 업장 내 금연 등 강력한 방침으로 손님 구성이 크게 바뀌었다. 전체의 90%가 남성이던 가게에 여성 손님들이 오기 시작했던 시기"라고 말했다. 

전 대표는 예닐곱 개의 직영점을 운영하며 1년에 500t에서 1000t의 원활한 원료 공급을 위해 수입과 재료 손질까지 처리하는 물류 창고를 직접 운영하기 시작했다. 현재는 직영점을 2개로 줄이고, 미래를 위해 재정비 중이다.

또 그는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시장으로 판매 채널을 다양화하면서 코로나19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도 했다. 
전 대표는 "코로나19로 다들 어려워졌지만,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에 비하면 소비 심리는 살아있으니 기회는 있다"며 "연초에 배달 앱에서 입점 제안이 왔을 때, 고민을 거듭하다 계약을 했다. 겪어보니 비대면 방식이면 소자본으로 시작할 수 있고, 재기가 가능하겠다 싶었다. 이를 새롭게 적용해 첨벙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백년가게를 꿈꾸는 수많은 소상공인에게 "기본기에 충실하면서도 시대와 손님의 요구에 더 유연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최선을 다해 버텼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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