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곽 드러난 바이든 '다양성' 내각..."성·인종 분배에 경제·공보 '실력'까지"(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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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0-11-30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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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차 인선서 다양성 부족' 비판 수용...오바마·클린턴 정권 실력자들 인선

  • '최초 타이틀' 연속...백악관 대변인실은 7명 전원 여성 인사로 채워넣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다양성 내각'이 윤곽을 드러냈다. 경제·공보팀 등을 포함한 2차 인선의 키워드는 '여성'과 '유색인종', 그리고 '실력'이었다. 각각의 인선 내용 마다 '최초' 타이틀이 빠지지 않는 가운데, 개개인이 걸어온 걸출한 행보만으로도 정책 역량을 충분히 검증한다는 평가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사진=로이터·연합뉴스]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폴리티코 등 외신은 바이든 당선자의 2차 인선 결과 윤곽을 보도했다.

바이든 당선자는 '그 어떤 내각보다도 다양성이 풍부한 인선이 될 것'이라 공언했지만, 앞서 외교·안보팀을 중심으로 한 1차 인선 결과에서 백인·남성 인사 위주를 벗어나지 못해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와 같은 비판을 인식한 듯 이날 윤곽을 드러낸 경제·공보팀 중심의 2차 인선 결과는 파격적인 행보를 보였다.

차기 백악관 대변인실은 7인 전원 여성 인사로 팀을 꾸렸으며, 현재까지 4명의 요직 인선 결과가 보도된 경제팀의 경우 각각 3명의 여성·유색인종 인사로 채워졌다.

이와 함께 바이든 인수위원회는 각 내정자의 정책 역량과 경력 역시 뒤쳐지지 않도록 상당히 공을 들인 것으로도 보인다. '소수자 쿼터 할당을 위해 실력이 부족한 인사를 채웠다'는 비판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조처로 풀이된다.
 
"유색인종·여성 경제팀"...'다양성 부족' 비판 의식한 의외 인물 인선

지난 23일 바이든 당선자가 재닛 옐런 전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차기 행정부 경제팀 지휘관인 재무부 장관에 내정했다는 보도에 이어 이날 후속 인사 조처 일부의 윤곽이 드러났다.

이날 WSJ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다음 달 1일 바이든 당선자가 차기 행정부 경제팀 인선 결과 전체를 공식 발표할 것"이라면서 3명의 추가 인선 결과를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바이든 당선자는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에 세실리아 라우스 프린스턴대학 교수 △재무부 부장관에 월리 아데예모 전 백악관 국제경제담당 안보 부보좌관 △대통령 직속 관리·예산실장에 니라 탠든 미국진보센터 최고경영자(CEO)를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경제팀 요직인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내정자는 아직까지 드러나지 않았다.
 

세실리아 루즈 프린스턴대학 교수.[사진=AP·연합뉴스]


라우스 교수는 노동 경제학자로서 향후 코로나19 사태로 드러난 미국의 경제 불평등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의제 구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흑인 여성 학자인 라우스 교수가 취임한다면, CEA 위원장을 맡는 최초의 유색인종 여성이 된다.

현재 프린스턴 대학 공공정책대학원 학장을 역임하고 있는 라우스 교수는 앞서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에서는 CEA 위원을, 빌 클린턴 전 행정부에서는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 역할을 맡기도 했다.

한편, 바이든 대선 캠프에서 경제정책을 조언하며 유력한 CEA 위원장 후보로 꼽혔던 재러드 번스타인과 해더 부셰이는 CEA 위원으로서 루즈 위원장 내정자를 보좌할 예정이다.
 

니라 탄덴 미국진보센터 최고경영자(CEO).[사진=로이터·연합뉴스]


현재 미국의 진보 성향의 싱크탱크인 미국진보센터를 운영 중인 탠든은 대통령 직속 관리·예산실장을 맡는다. 남아시아계 미국인인 탄덴 CEO 역시 최초의 유색인종 여성 관리·예산실장이다.

해당 직위는 내각 구성원이면서 미국 정부기관의 예산의 집행을 관리 감독하는 핵심 요직이다.

이와 관련해 폴리티코는 일반적으로 관리·예산실(OMB)은 외부의 주목을 받지 못하는 직책이지만, 기후 변화 대응 의제와 사회 의료 서비스 확장 정책을 펼 바이든 행정부에서 과거보다 중심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과거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 정치 경력을 시작한 탠든 CEO는 클린턴 정부 당시에는 힐러리 클린턴 미국 영부인 선임 보좌관으로 재직했다.

이후 오바마 캠프와 정권에도 합류한 그는 사회의료보험(ACA) 법안 초안을 작성해 '오바마 케어'의 핵심 설계자 중 하나로 꼽힌다.
 

월리 아데예모 전 백악관 국제경제담당 안보 부보좌관.[사진=CSIS]


나이지리아 출신의 이민자인 아데예모 내무부 부장관 내정자는 과거 오바마 행정부에서 백악관 NEC 부국장과 국제경제담당 안보 부보좌관을 역임한 후, 2016년 대선에선 힐러리 클린턴 당시 대통령 후보를 보좌했으며 이후 투자운용사 블랙록의 선임고문으로도 재직했다. 아데예모 역시 취임시 최초의 유색인종 재무부 부장관이 된다.

폴리티코는 아데예모가 외부에 알려진 경력은 적지만, 미국 민주당 내부에선 잔뼈 굵은 정책통으로 통한다고 평가했다.
 
사상 처음 여성 전원 대변인실..."풍부한 경험, 능력 갖춘 베테랑"

미국 대통령 공보팀인 백악관 대변인실은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주요 보직 7자리 전원을 여성 인사로 채워넣었다. 

해당 기관의 투톱 자리인 대통령 대변인과 공보국장에 해당하는 백악관 공보 수석 비서관에는 각각 젠 사키와 케이트 베딩필드가 낙점됐다. 두 사람 모두 오바마 행정부 당시부터 공보 업무를 담당해온 베테랑이란 평가다.

바이든 대선 캠프 선임고문과 인수위원회 대변인을 맡고 있던 사키 내정자는 오바마 전 행정부에서 백악관 대변인, 국무부 대변인, 백악관 공보 수석 비서 등을 차례로 역임했다. 앞서 그는 자녀들이 아직 어리다는 이유로 백악관에 합류할 가능성은 없다고 취재진에 밝히기도 했지만, 결국 초대 백악관 대변인으로 바이든 행정부에 합류했다.
 

젠 사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 인수위원회 대변인.[사진=AFP·연합뉴스]


백악관의 언론 대응 전략 전반을 관장할 베딩필드 내정자는 바이든 당선자의 오랜 참모로 대선 캠프에선 선거대책본부 부본부장을 역임하며 소통 전략을 담당했다.

그는 대선 유세 기간 중 방송 인터뷰와 대담에 적극적으로 출연해 바이든 당선자를 대변해왔기에, 대선 승리 시 백악관 대변인이나 보 수석 비서관 1순위 인사로 거론돼 왔다. 베딩필드 역시 오바마 행정부 시절 백악관에서 신속대응국장, 공보 담당 차석 비서관 등을 역임했으며 바이든 당선자의 부통령 시절 공보 수석 비서관을 지내기도 했다.

바이든 선거 캠프 수석 보좌관이었던 사이먼 샌더스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자 대변인에 내정됐다. 2016년 대선에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캠프에서 일했지만, 이번 대선에선 바이든 캠프에 합류해 흑인과 여성을 겨냥한 메시지 개발에 주력했다.

오바마 행정부 당시 바이든 부통령의 대변인이었던 엘리자베스 알렉산더는 영부인 질 바이든 여사의 공보국장으로 지명됐다.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공보국장과 선임고문 등을 지낸 애슐리 에티엔은 해리스 부통령 지명자 공보국장에 내정됐다.

백악관 공보 차석 비서관에는 사회운동가이자 정치 전략가로 일해온 카린 장-피에르가, 백악관 공보부국장에는 남미계 출신으로 이민자 인권 증진 활동을 해온 필리 토바가 임명될 예정이다.

인종면에서도 고르게 인사를 분배했다는 평가다. 사이먼 샌더스와 장-피에르, 에티엔 등 흑인이 3명이고, 토바 내정자는 히스패닉이다.

이날 바이든 인수위는 성명을 통해 "사상 처음으로 전원 여성으로 구성된 공보팀을 발표한다"면서 "다양하고, 경험이 풍부하며 능력 있는 여성들은 '미국의 제모습을 갖춘 행정부를 꾸리려는 바이든 당선자의 의지가 담겨있다"고 밝혔다.
 

케이트 베딩필드 조 바이든 대선 캠프 선거대책본부 부본부장.[사진=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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