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미국의 귀환' 포효...'국제사회 리더십 복원' 핵심 키워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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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0-11-25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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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의 미국, '힘의 모범' 아닌 '모범의 힘' 보여줄 것

  • '동맹·아시아 태평양·기후 변화'...근본적인 트럼프 거부

  • 블링컨·케리 등 외교팀 지명자 6명, 공식 석상 첫 소개

"미국이 돌아왔습니다! 이제 미국은 세계를 주도할 준비가 돼있습니다!(America is back and ready to lead world!)"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첫 번째 공식 외교 행보에서 내놓은 메시지는 명확했다. 이 자리에서 바이든 당선인은 '미국의 귀환'을 선언하고 아시아·태평양 지역 등 전 세계에서 동맹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24일(현지시간) 미국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기자회견 중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사진=AP·연합뉴스]


24일(현지시간) 바이든 당선자는 미국 델라웨어주 윌밍턴 퀸 시어터 극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날 발표한 차기 행정부 외교안보팀 지명자를 정식 소개했다.

이날 회견에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애브릴 헤인스 국가정보국(DNI) 국장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국토안보부 장관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유엔 주재 미국대사 △존 케리 대통령 기후 특사 등 총 6명의 외교팀 지명자가 등장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자신의 외교팀에 대해 "미국이 돌아왔다는 사실을 반영한다"면서 "동맹과 협력할 때 '최강의 미국'이 된다는 나의 핵심 신념을 상징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이들이 "경험과 리더십, 신선한 사고와 관점, 미국의 약속에 대한 끊임없는 신념을 보여준다"면서 "미국은 세계에서 물러서는 것이 아니라 주도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우선주의는 가버렸다...트럼프에 대한 근본적인 거부"

이날 바이든 당선인은 차기 미국 행정부의 대외 정책과 관련해 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의 차별성을 선명하게 드러내는 데 주력했다.

그는 "미국은 '힘으로 모범'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모범이 자아내는 힘'으로 세계를 이끌 것"이라고 약속해 외교 방법론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기조와 자신의 '동맹 리더십'에 확연한 차이가 있음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선 승리 후 세계 지도자들과의 통화에서 "글로벌 리더로서 미국의 역사적 역할"을 회복할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다면서 "다음 세대를 위해 미국의 외교정책과 국가안보를 단순히 바로잡는 수준이 아니라 다시 그려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AP는 "바이든은 내각 인선에서부터 '급격한 변화'의 신호를 보낸다"면서 "그간 국제 동맹을 깎아내린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과는 다른 극명한 변화를 예고했다"고 평가했다.

CNN은 단적으로 "미국 우선주의는 가버렸다('America First' is gone)"고 진단한 후 "이번 인선은 '트럼피즘'(트럼프식 정치)에 대한 근본적인 거부"라고도 규정했다.

바이든은 전문성과 다양성을 우선하는 단순한 인선 기준을 적용했는데, 그 자체만으로도 경험이 부족하더라도 자신에 대한 충성파와 트럼프 이데올로기를 신봉하는 측근을 권좌에 앉힌 트럼프식 모델을 거부했다는 것이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도 각각 "커리어리스트들의 복수"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갖기 원했던 드림팀", "적어도 한 세대 이상의 외교 역량을 가장 많이 응집한 대외정책팀"이라고 치켜세웠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과 현 행정부의 외교수장인 마이크 폼페이오는 크게 반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추수감사절(26일) 연휴를 하루 앞두고 칠면조를 사면해주는 연례행사에 참석해 "늘 말해 왔지만, 미국이 우선"이라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벗어나선 안 된다"면서 바이든의 동맹외교 강화 방침에 불쾌감을 표했다.

같은 날 폼페이오 장관 역시 폭스뉴스에서 바이든의 외교팀이 "환상의 세계 속에 살고 있다"면서 "다자주의는 멋진 칵테일 파티에서 친구들과 어울리기 위한 것이지, 미국에는 최선의 이익이 되지 않는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어 "우리는 공통의 이해관계가 있을 때 다른 국가들과 함께 일하고, 결과를 수반하는 협력과 현실을 반영하는 연대를 추구한다"고 말해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와 '손익 기반 동맹관'의 정당성을 피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FP·연합뉴스]

 
바이든 리더십, 첫 성적표는 내년 기후회의...아·태 전략은 장기과제

바이든 외교팀의 또 다른 키워드는 '아시아·태평양 지역'과 '기후 변화 대응'이기도 했다.

바이든은 차기 행정부 외교수장이 될 블링컨 국무장관 지명자에 대해 "과거 아태 지역에서 동맹 강화에 기여했다"고 소개해 차후 아태 지역에서의 그의 역할과 무게감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날 CNBC는 전직 미국 외교관료를 인용해 "바이든 행정부가 아태지역에서 미국의 경제 리더십을 재구상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현재 미국이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RCEP)과 '포괄적 점진적 환태평양 경제동반자 협정'(CPTPP) 어디에도 가입하지 않은 상황이 아태 지역에서의 경제적 영향력을 약화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과거 오바마 행정부가 사실상 실패했다고 평가받는 대외정책 전략인 '피봇 투 아시아'(아시아 중심 전략)를 향후 바이든 행정부가 얼마나 계승·발전할지 여부에도 이목이 쏠린다. 다만, 바이든 당선인은 앞서 "이젠 완전히 다른 세상이 됐기 때문에 차기 행정부는 오바마 3기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여러 차례나 호언장담한 상태다.

한편, 바이든 당선인이 기후 변화 대응 협력을 위해 이례적으로 지명한 기후 특사인 존 케리 전 미국 국무장관은 2021년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릴 예정인 유엔(UN) 기후정상회의를 목표로 관련 정책 추진에 박차를 가할 것을 예고했다.

이에 따라 2021년 UN 기후회의는 차기 바이든 행정부가 처음으로 받을 '외교 성적표'가 될 것으로 점쳐진다.
 

24일(현지시간) 기자회견 중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사진=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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