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SMIC 등 89개 中기업 추가제재?...中 향하는 '대선 패배'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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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입력 2020-11-24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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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OMAC·AVIC 등 中 항공제조사도 포함...GM·허니웰도 영향 불가피

  • '中무역보복' 호주 사례 복기해 '대중 무역보복 동맹체'도 결성할 듯

선거 불복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남은 임기 두 달 동안 중국을 향해 '마지막 분노'를 쏟아낼 것으로 보인다. SMIC(중신궈지)를 비롯한 중국 기업에 대한 대규모 무역제재 조치와 더불어 반(反) 중국 동맹 구상에 박차를 가할 것이란 관측이다.
 

미국 코미디 전문방송 '코미디 센트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풍자한 영상.[사진=유튜브]

 
12월 말 中항공제조사·SMIC 등 89개 기업 추가 제재 전망

23일(현지시간) 로이터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인민해방군과 관련이 있는 기업을 89개의 중국 기업 목록 초안을 작성했다"면서 "이들 기업을 대상으로 한 미국의 상품과 기술 구매 제한 제재 발표가 임박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제재 목록에 중국 민항기 제조업체 중국상용항공기공사(COMAC)와 중국 국영 항공기 제작사인 중국항공공업집단공사(AVIC) 등 관련 법인 10곳이 포함해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상무부는 제재 초안에서 "미국의 국가 안보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미국 기술이 해당 기업으로 흘러 들어가는 일을 반드시 통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향후 트럼프 행정부가 해당 제재를 발효할 경우, 목록에 포함된 중국 업체에 미국 기업들은 문서 작성 프로그램을 비롯한 컴퓨터 소프트웨어부터 과학 장비, 항공기 부품에 이르는 광범위한 품목을 수출할 수 없다.

특히, 항공 부품과 관련해 미국 기업인 제너럴일렉트릭(GE)과 허니웰 등은 COMAC에 부품을 공급하거나 AVIC과 합작회사를 운영 중이다.

로이터는 해당 목록이 원칙적으론 수출 제한의 형식이지만, 제재 대상 기업이 개별 품목에 대한 허가를 요청해도 거부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제재 발표 시점은 늦어도 다음 달 말이 될 것으로 보이며, 중국 기업 외에도 28개의 러시아 기업도 포함해 있고 향후 다소 수정될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해 상무관 출신인 케빈 울프 무역 전문 변호사는 로이터에서 "미국 상무부가 해당 목록을 미국 업계 대표들로 구성된 기술자문위원회와 공유했다"면서 "트럼프 행정부에서 제재를 발효하려면 다음 달 중순까지는 미국의 공식 규칙 간행물인 연방관보에 정리해서 보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중국군 연구·기업 목록', '미국 상무부 블랙리스트'로도 불리는 해당 목록은 지난 4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통신장비 회사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면서 생겨났다.

당시 미국 상무부는 '최종 군사적 사용자'(military end user) 개념을 '중국 인민해방군과 경찰, 군사 물자의 유지·생산에 지원·기여하는 사람이나 단체'로 정의했다. 이후 해당 중국 기업에 미국 공급업체들이 상품이나 기술을 판매하려면 미국 상무부로부터 개별 허가를 받도록 했다.

이와 관련해 이후 7월 미국 국방부는 화웨이와 AVIC 등이 포함한 20개 기업 목록을 미국 의회에 제출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AFP·연합뉴스]

 
"기업제재 넘어 '반중 무역보복 동맹' 결성할 것"

같은 날 월스트리트저널(WSJ) 역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인 SMIC(증신궈지) 등의 기업을 상무부 블랙리스트에 추가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미 지난 9월 미국 상무부는 SMIC을 거래 제한 대상 명단에 올리겠다고 통보했다. 이에 SMIC 측은 자사가 중국군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해명하기도 했지만, 주가와 실적에서 상당한 타격을 피할 순 없었다.

신문은 이와 함께 중국 당국의 신장 위구르 자치구 인권 탄압 의혹과 관련해 이 지역 생산품의 수입 금지 조치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앞서 9월 트럼프 행정부는 신장 위구르 지역의 생산품이 강제노역 인력에 의존한다고 추정한다면서 면 의류와 컴퓨터 부품 등의 수입을 금지했는데, 이번에 그 대상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비공식적인 반(反) 중국 동맹을 구축해 중국의 '무역 보복' 가능성을 원천 봉쇄하겠다는 구상도 소개했다.

한 고위 관료는 WSJ에서 "중국은 지독한 경제적 강압을 통해 다른 나라들을 때려서 굴복시키려고 한다"면서 "서방이 중국의 강압적 외교에 따른 경제적 '처벌'을 집단적으로 흡수하고 그 피해를 상쇄하기 위한 시스템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이를 위해 현재 미국 정부가 '서방 민주주의 국가들'과 접촉 중이라고도 덧붙였다.

해당 구상에 따라 대중 공동보복 동맹체가 구축된다면, 향후 중국이 특정 국가의 수입을 보이콧하면 동맹국들은 해당 상품을 대신 사주거나 보상을 제공한다. 이도 여의치 않을 경우 이들 동맹체는 중국에 보복 관세를 매기는 방안도 가능하다.

이는 앞서 코로나19 사태에 대해 중국의 책임론을 추궁한 호주에 중국 정부가 수입 금지 조치 내린 사례에 대한 대응 방안을 트럼프 행정부가 검토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지렛대로 대만을 활용하는 방안도 강화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전날 마이클 스튜드먼 미국 해군 소장이 대만을 극비 방문한 데 이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대만 방문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중국 관영 글로벌 타임스는 "임기를 두 달 남겨둔 트럼프 대통령이 최후의 광기를 부린다"며 비판하기도 했다.

앞서 15일 악시오스는 이와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 중국 강경책 광폭 행보를 가장 먼저 예고하기도 했다. 당시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남은 임기 동안 자신의 대(對) 중국 정책에 대한 유산을 굳히고 차기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이를 되돌릴 수 없게 만들기 위해 막판 중국 단속을 강화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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