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원수로" 나브인포 vs 바이두 저작권 소송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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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20-11-23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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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베이징 지식재산권 법원, 나브인포 손 들어줘

  • 바이두, 즉각 나브인포 소송 걸어...소송전 장기화될 듯

"7년 '절친'에서 오늘의 '원수'가 됐다."

지난 22일 중국 IT 매체 테크웹 등 현지 언론은 중국 디지털 지도 제작업체 나브인포와 중국 최대 검색엔진 바이두가 디지털 지도 데이터를 둘러싸고 잇단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며 양사의 관계를 이같이 비유했다. 나브인포는 위치 기반 네트워크 서비스와 실시간 교통정보 등 디지털 지도 정보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과거 7년간 파트너 관계였던 양사가 최근 소송전에 휘말리며 관계가 악화되고 있다. 

지난 20일 베이징지식재산권 법원은 나브인포가 바이두를 상대로 한 저작권 소송에서 승소했다고 밝혔다. 법원은 바이두가 나브인포의 디지털 지도 저작권을 침해한다며 즉각 사용을 중단하고, 경제적 손실 6450만 위안과 합리적 비용 92만 위안을 합한, 총 6542만 위안(약 111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을 내렸다. 이는 중국 소프트웨어 저작권을 둘러싼 최대 배상금액이다.

나브인포와 바이두의 판결 결과가 공개되자 바이두는 곧바로 나브인포를 상대로 소송을 걸었다. 바이두는 판결에 불응한다며 나브인포에 9000만 위안(약 152억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시장에선 나브인포와 바이두의 소송전이 쉽게 마무리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공지능,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융합한 자율주행차가 미래 먹거리로 부상하면서 바이두뿐만 아니라 중국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지도 데이터를 둘러싸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면서다.

사실 나브인포와 바이두는 한때 협력 파트너로 손발을 맞춘 '동지'였다. 지난 2009년 양사가 디지털 지도 데이터와 관련해 비즈니스 협력을 맺으며 인연이 시작됐다. 그로부터 4년 후 2013년 공식적으로 전략적 협력 협의도 체결했다.

하지만 2016년 12월 31일 계약을 끝으로 양사는 각자의 길을 걷기로 했다. 그로부터 약 1년이 지난 2017년 11월 나브인포는 베이징지식재산권 법원에 바이두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불공정경쟁 등 이유로 소송을 걸면서 양사간 갈등이 불거졌다. 
 

[사진=나브인포]


나브인포는 불과 6년 전만 해도 중국 최대 디지털 지도 제조업체였다. 하지만 가오더디투(高德地圖·에이맵)라는 강력한 라이벌과의 경쟁에서 밀리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중국 자동차 시장까지 위축되면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특히 올 초 미국 전기차 테슬라가 중국산 차량에 탑재한 내비게이션 데이터 기술 공급업체를 텐센트에서 중국 인터넷기업 바이두로 바꾼 것도 크게 작용했다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애초 테슬라는 중국산 자사 차량 내비게이션 데이터 공급사로 나브인포를 이용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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