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미성년자와 성관계, 거부 없어도 성적학대"

최의종 인턴기자입력 : 2020-11-22 14:25
"페이스북 계정 3개 만들어 계획적으로 범행"

대법원 전경 [사진=연합뉴스 제공]

성인이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했다면 거부 의사가 없었다고 해도 가치관·판단 능력 등을 고려해 처벌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모씨(23) 상고심에서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깨고 유죄 취지로 고등군사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이씨는 2017년 10월 군인 신분으로 피해자에게 신체 부위가 노출된 사진을 받은 뒤 유출하겠다고 협박해 성폭행하려 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씨는 페이스북 계정을 만들어 1인 3역으로 미성년자인 피해자들에게 아르바이트 명목으로 접근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씨는 피해자 A씨에게서 사진을 받은 후 개인정보와 함께 이를 인터넷에 올리겠다고 협박했다. 성관계를 하면 사진을 삭제해주겠다고 피해자를 협박한 혐의(청소년성보호법위반)가 있다. 또 당시 15세였던 피해자 B씨가 거부 의사를 드러냈음에도 간음한 혐의(아동복지법위반)가 적용됐다.

1심을 맡은 보통군사법원은 이씨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해 징역 4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 고등군사법원은 이씨 혐의 대부분을 무죄로 봤다. 2심은 이씨가 A씨를 협박한 혐의에 대해 "범죄를 저지르기 위한 구체적 계획·의도를 드러내지 않은 점 등으로 협박과 성폭행 간 연관성을 찾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B씨에 대한 범죄행위에 대해서도 무죄로 봤다. 2심은 "B양이 성관계 도중 거부 의사를 밝히기는 했으나, 이전에 성관계를 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확실히 표시하지 않은 만큼 성적 자기 결정권을 행사한 것"이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대법원에선 2심 판결이 뒤집혔다.

대법원은 미성년자 성적 자기 결정권 판단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본 것이다. 대법원은 "국가와 사회는 아동·청소년에 대해 다양한 보호 의무를 부담하고, 법원도 아동·청소년이 피해자인 사건에서 아동·청소년이 특별히 보호되어야 할 대상임을 전제로 판단 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 B씨가 성적 자기 결정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있을 정도로 성적 가치관·판단 능력을 갖췄는지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며 유죄로 봤다.

또 이씨가 타인 명의 페이스북 계정 3개를 만들어 피해자 신체 노출 사진을 전송받는 등 A씨를 간음을 목적으로 협박을 한 것으로 판단했다.

대법원은 "시간적 간격이나 협박 당시 간음행위에 이르기 위한 계획까지 드러내지 않았다고 협박을 간음행위에 사용하려는 고의·협박이 간음행위 수단으로 이뤄졌는지 여부 판단에 있어 중요한 요소로 보이지 않는다"고 유죄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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