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을 잇자①-한복편] 일상부터 한류까지...지켜야 할 ‘한복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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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기자
입력 2020-11-2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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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류 스타들과 협업 작업 ‘눈길‘...학창시절 추억 될 한복교복 사업 시작

한복교복을 입고 연극수업에 참여한 경북 예천 대창중 학생들. [사진=문체부 제공]


“오직 한없이 갖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 남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

그럴듯한 자원 하나 없이 수많은 약탈과 전쟁을 겪으며 한없이 위축됐던 대한민국이, 백범 김구 선생이 그토록 꿈꿨던 ‘문화강국’을 실현했다.

올해 초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 아카데미 4관왕 석권과 방탄소년단(BTS)의 빌보드 핫 100 차트 3주 연속 1위 소식은 코로나19로 힘든 나날을 보내는 국민에게 자긍심을 안겼다. 독보적인 진단검사 방법 ‘드라이브 스루’와 한국형 진단키트 등을 통한 ‘K방역 문화’는 국격을 드높이는 계기가 됐다.

제대로 갈고 닦아 지구촌에 퍼뜨린 K-문화의 향기는 오래 지속할 것이다. 은은한 한국문화의 내음이 한층 짙어질 미래를 생각하며 시리즈를 이어가기로 한다. <편집자주>


한국 전통의 아름다움이 살아 숨 쉬는 한복이 전 세계인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 케이팝(K-pop) 등의 바람을 타고 국경을 넘나들며, 새로운 한류를 이끌한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

방탄소년단(BTS)의 슈가가 ‘대취타’ 뮤직비디오에서, 블랙핑크가 ‘How you like that’ 무대 의상으로 한복을 입은 후 한복에 대한 관심이 크게 증가했다. 코로나19로 국내외 관광객들이 줄어들면서 어려움을 겪었던 한복 업계 입장에서는 가뭄의 단비가 내린 것이다.

정부도 지원에 나섰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박양우)와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 한복진흥센터, 국제교류진흥원은 ‘2020 한류업계 협업콘텐츠 기획개발 지원 (CAST)’ 사업을 진행 중이다.

△청하 △엠비규어스 댄스컴퍼니 △모모랜드 △골든차일드 △카드(KARD) 등 한류를 대표하고 있는 영향력 있는 문화예술인들이 대거 참여한 이 프로젝트에서는 한류 스타들이 기획부터 홍보와 유통에 이르는 전 과정에 폭넓게 참여해, 함께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이들과 함께 협업하고 있는 업체는 △다시곰 △단하주단 △생성공간여백 △손짱 △시지엔이 △여미다 △차이킴 △한복린 △혜온 △한국의상백옥수 (가나다순) 등 브랜드와 기술력을 갖춘 총 10개의 한복 전문 기업이다.

한복진흥센터는 사업을 통해 개발된 한복 제품이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도 유통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기 위해, 기획 단계부터 해외 전문가들을 심사 및 자문위원으로 섭외했다. 비욘세의 스타일 리스트인 타이 헌터와 데이비드 하디다 파리 레클레어 비즈니스 디렉터가 그 주인공이다.

그 결과물 중 하나인 ‘한류 웨이브’ 전시가 오는 27일부터 서울 성동구에 있는 ‘AP AGAIN’에서 열릴 예정이다.

[사진=2020 한복상점 영상 캡처]


한복이 세계로 뻗어 나가기 위해서는 디지털화를 이루는 것도 중요하다. 그동안 전통문화 부분의 온라인화는 더디게 진행됐다. 자체 홈페이지나 사회관계망서비스를 갖고 있는 업체는 전체 중 20~30%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 9월 열린 국내 유일의 한복 박람회인 ‘한복상점’은 코로나19로 인해 최초로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한복상점’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새로운 시도가 이뤄졌다. 라이브방송을 통해 22개 업체의 약 200여개 상품이 소개됐다. 쇼호스트와 함께 각 업체의 대표나 디자이너들이 한복의 특징과 스타일링 방법 등을 소개했다. 22개 브랜드의 대표 상품을 한꺼번에 소개하는 라이브 방송은 1시간 동안 3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가 좋았다.

한복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유통방식의 다양화도 필요하다. 한복진흥센터는 23일부터 매주 월요일에 6주간 ‘2020 한복 비즈니스 교육’을 한다. 한복 브랜드 창부터 온라인 콘텐츠 기획까지 다양한 분야의 강의가 이어질 계획이다.

한복을 세계에 널리 알리는 것 못지않게 우리의 전통문화를 지키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최근 일부 중국 누리꾼들이 중국 전통복장인 한푸를 언급하며, 한복도 같은 기원을 갖고 있다고 주장해 논란이 됐다.

소중한 전통문화인 한복을 일상 속으로 좀 더 가까이 끌어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첫 결실을 맺은 ‘한복교복 보급 시범사업’이 갖는 의미가 크다. 전남 강진군 작천중과 경북 예천군 대창중 학생들이 지난 16일부터 한복교복을 입고 등교를 시작했다. 올해 12월에는 3개 학교, 2021년 3월에는 8개 학교 등에서 학생들이 한복교복을 입을 예정이다.

문체부와 교육부, 한복진흥센터는 올해 5월부터 6월까지 ‘한복교복 보급 시범사업’에 참여할 중·고등학교를 공모했고, 11개 시도 50개 학교가 신청한 가운데 22개 학교를 선정했다. 이후 학교 의견을 다시 한번 확인해 최종적으로 16개 학교, 학생 2308명에게 한복교복을 보급하기로 확정했다.

이번 시범사업에서는 교복을 입는 학생들을 비롯해 학부모와 교사들이 직접 선택한 한복교복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진행했다. 한복디자이너와 상담전문가, 교복생산업체로 구성된 ‘학교별 전담팀’이 학교를 수차례 방문해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이 원하는 교복 디자인과 색깔, 재질(원단) 등에 대한 의견을 듣고 맞춤형 한복교복을 제작했다.

한복교복은 지난 10월 문체부가 꼽은 ‘문화 분야 적극행정 우수사례’로 선정됐다. 문체부 정책 담당자는 “작년에 개발한 한복교복 디자인 53종에 더해 올해 50종을 추가로 개발해 학생들의 선택지를 더욱 넓혔다”라며, “내년에는 올해보다 두 배 이상 한복교복 보급학교를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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