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언유착 재판서 나온 폭탄증언 "녹취록 속 인물은 '한동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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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현 기자
입력 2020-11-20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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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녹취록 없는걸로 했으면 좋겠다"…카톡서 나온 대화

  • 채널A 사회부장 "이동재, 진상조사 당시 불안해 보였다"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사진=연합뉴스 제공]

'검언유착' 사건 재판에서 "이동재 기자의 녹취록에 등장하는 사람은 한동훈 검사"라는 증언이 나왔다. 이 같은 증언은 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박진환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전 채널A기자와 백모 기자에 대한 공판에서 나왔다. 

이 자리에 증인으로 선 홍모 전 채널A 사회부장은 증언을 통해 "당시 이 전 기자가 통화를 한 사람은 ‘한동훈’이다"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자신이 직접 한 검사의 목소리를 들은 것은 아니지만 이 前기자로부터 '한동훈'이라고 전달을 받았다는 진술이다. 

 
이동재는 왜 "제가 징계받겠다" 발언 했나?

홍 전 부장은 녹음파일의 존재를 이 전 기자로부터 들었지만 확인 해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당시 이 전 기자가 '있다'고 말했기 때문에 믿었다는 것이다. 그는 이 전 기자가 제보자X에게 들려준 녹취록을 전달받았고, 당시 검찰 관계자들을 언급한 내용이 포함돼 있어 “선배로서 화가 났다”고 증언했다.

하지만 관련한 내용은 확인해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검찰 : 이동재가 제보자X에게 들려준 녹취록 전달받았다고 했는데 받아보고 어떤생각이 드셨습니까?


홍 전 부장 : 생각을 말씀 드리는건 부적절한 것 같습니다.

박진환 부장판사 : 어떤 느낌을 받았는지 설명해주시죠.

홍 전 부장 : 3월 22일 녹취록 내용... 화가 났습니다. 검찰 관계자를 언급한 내용 포함돼 있었고, 그런 부분에서 선배로서 화가 났습니다.

검찰 : 화가 났다고 말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시죠.

홍 전 부장 : 부적절한게 아닌가하는 생각 들어서. 24일 출근해서도 이동재에게 언성 높였던 기억이 있습니다.

검찰 : 당시 이동재가 녹취록 두개 등장하는 대화 상대방 누구라고 했습니까?

홍 전 부장 : 한동훈이라고 들었습니다.


다만 채널A 자체진상보고서에는 지난 4월 1일 이전 홍 전 부장과 이 전 기자, 배모 채널A 법조팀장 간 카카오톡 대화내용은 모두 삭제돼 있어 확인하지 못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이 전 기자는 지난 2~3월 수감 중인 이 전 대표에게 5차례 편지를 보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의 비위를 밝히라고 강요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과정에서 한 연구위원 등 검찰 고위층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이 전 대표에게 가족도 위험할 수 있다고 압박했다.

재판 과정에서 이 전 기자 측은 한 연구위원과의 통화는 없었고 공익적인 목적을 위해 취재를 했을 뿐, 유 이사장을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검찰은 ‘검언유착’ 사건과 관련해 MBC가 보도한(3월 31일) 다음날 이 전 기자가 ‘녹취록은 없는 걸로 했으면 좋겠다’라는 발언을 했고, 홍 전 부장은 ‘그렇게하자’라는 내용이 담겨있는 카카오톡 내용에 대해 질의했다.

이 과정에서 이 전 기자는 ‘회사도 팀도 검찰도 너무 고통이 길어질 것 같다, 제가 징계 받겠습니다’라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사실상 혐의를 인정한 발언으로 보인다.

검찰 : 이동재와 증인의 카톡 대화 출력물입니다. MBC 보도 다음날 이동재가 '녹취록 없는 걸로 했으면 좋겠다'고 했더니 증인이 '그렇게 하자'고 답변했는데 이게 무슨 의미입니까?

홍 전 부장 : 이동재가 언급한 녹취록이 정확히 뭔지 인식하지 못했습니다. 3월 23일부터 사건 자체 진상조사가 이뤄졌습니다.  31일 MBC 보도 나간 이후, 이동재의 심리상태 불안했습니다. 극도로 불안정한 상황이었고 그런 모습을 저도 봤고, 이동재가 저런 메시지 보냈는데, 대면할 상황도 아니었고, 뭐라고 말하는거냐 따져 물을 상황도 아니었습니다. 어떤 녹취를 의미하는건지 몰랐습니다. 이동재를 안정시키는게 중요한 사안이었습니다. (우선)안정시키려 했습니다.

검찰 : ‘회사도 팀도 검찰도 너무 고통이 길어질 것 같다. 제가 징계 받겠다'고 말했었는데, 이동재는 협박성 취재 인정하고있기 때문에 이렇게 말한 것 아닙니까?

홍 전 부장 : 인정한다기보다 4월 1일에도 그(전날)에 못지않은 보도 이뤄지고 있었습니다. 반론 없는 보도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사건전말 파악되지도, 제보자X가 누구인지도 모르는 상황이었고 이동재가 심리적 압박을 심하게 받았다는 것을 감안할 때 협박성 취재를 인정해서 그런 말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본인도 채널A 소속된 기자로서 채널A 언급된 보도를 보면서 부담감이 컸을 것으로 보입니다. 아마도 심리상태를 반영된 것이 아닌가 합니다.

박진환 부장판사 : 생각은 말하지 않는다고 했는데, 마지막에 생각 말하셨네요. 생각을 말하지말고 왜 그렇게 답변했는지 답변하세요. 모르면 모른다고 하세요.


박 부장판사는 재판 끝무렵 홍 전 부장에게 직접 "이 전 기자가 보낸 편지 내용이 생각보다 더 거칠고 심했다는 건가"라고 물었다. 

이에 홍 전 부장은 "기본적으로 기자는 사실을 취재해서 전달해야하는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며 "편지내용에는 본인이 다년간 취재경력이 있다고 말하는 부분, 그런 부분도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증언을 마친 후 홍 전 부장은 "제가 가장 아끼는 두 명이 피고인석 앉아있다. 고통스럽다. 선배로서 감독자로서 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책임 때문"이라며 "누구를 해하기 위해서 편지를 쓰거나 부적절한 표현을 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 부분 참작해주셔서 선처해달라"고 법정에서 흐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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