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바이든 시대, 국내 건설·부동산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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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연 기자
입력 2020-11-10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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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건설산업, 미국 현지 기업 인수합병 통해 인프라 투자 확대 기회 노려야

  • 주택시장, 저금리 기조 장기화...실물자산 인상 압박 속 정부 규제는 변수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가 미국 46대 대통령으로 확정됐다. Ảnh=AFP]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면서 국내 건설업계에도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건설업계는 바이든 당선자가 미국 내 인프라 투자, 추가 경기부양책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만큼 훈풍을 쐴 수 있을 지 기대하고 있다. 국내 주택시장은 저금리 기조와 정부 규제가 맞물리면서 관망세가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10일 건설업계는 바이든 당선자가 미국내 노후 인프라 개선을 위해 대대적인 투자를 약속함에 따라 관련시장에 거는 기대감이 크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바이든 당선자의 공약이 실제 재정지출로 이어질 경우 미국이 2021년부터 2030년까지 건설 인프라에 1조6000억원, 주택에 6500억 달러 등을 투입할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미국 건설시장은 글로벌 건설사들이 즐비한 만큼 국내 건설사가 진출하기에 매우 까다롭다. 과거 2016년 미국 대선 당시에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1조 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를 약속했지만 국내 기업들이 직접 수주한 사례는 없었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2017년 1월 트럼프 행정부 출범한 이후 현재까지 우리나라 건설사들이 미국에서 올린 수주 실적은 7억4040만7000달러로 국내 업계의 전체 해외건설 수주금액(1020억538만3000달러)의 0.7%에 불과하다.

손태홍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 건설시장은 자금력과 기술력, 노동시장 구조 등을 모두 이해해야 진입이 가능한 까다로운 시장이기 때문에 현지화가 필수"라면서 "당선자의 건설 인프라 투자 약속을 바로 호재로 인식하기엔 무리지만 앞으로 현지사 인수합병, 신뢰관계를 구축하면 기회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정부가 오바마 행정부 시절 이란과 맺은 핵협정을 복원하고 중동지역과의 관계를 개선하면 국내 건설사에는 장기적 호재다. 손 연구위원은 "이란은 한국 건설사들의 대표적인 수주 고객이고, 바이든이 오바마 정부의 정신을 이어간다면 그동안 중단됐던 중동 시장에서의 사업이 재가동 될 수 있다"면서 "미국 건설시장보다는 중동 건설시장이 한국과의 신뢰관계가 더 깊기 때문에 해외사업 반응은 훨씬 더 빠르게 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주택시장은 관망세가 짙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주택시장의 가장 큰 변수는 금리인데, 바이든 당선자는 재정확대의 연속성을 위해 저금리를 선호하고 있다. 미국 연준도 오는 2023년까지 제로금리를 유지하겠다고 밝혀온 만큼 당분간 세계적인 저금리 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정부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으로 약달러가 지속되면 저금리 장기화와 맞물려 실물자산인 부동산 가격이 오를 수 밖에 없다. 국내 주택시장도 영향권이다. 다만 정부의 규제가 변수다.

송완영 한국주택금융연구원은 "미국 내 저금리 기조와 추가 재정지출로 인한 시장 유동자금이 부동산으로 쏠리면 국내 주택시장에도 일정 부분 영향이 있을 수 있다"면서 "다만 바이든 정부의 정책방향이 아직 가시화되지 않았고, 그 정책들이 국내에 영향을 미치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구체적인 영향은 단기간에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바이든 승리가 예고되면서 국채금리가 오르는 등 금융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금리와 정부의 세금규제로 인한 매수 수요 위축 등을 종합적으로 볼때 당분간 고가 아파트는 관망세, 중저가 아파트는 매맷값 상승이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특히 그는 "최근 부동산이 투자재 성격으로 바뀌면서 실물경기와 다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저금리와 유동성으로 밀어올린 아파트값은 실물경기가 뒷받침되지 못하면 거품이 꺼질 수 있기 때문에 매수에는 더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부동산시장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에도 불구하고 열기가 꺾이지 않는 분위기다. KB국민은행의 월간주택가격동향 자료에서 서울 아파트 주택매매가격지수(2019년1월=100)는 113.1로 전년동기대비 11.70% 상승했다. 같은기간 전세가격지수 역시 107.2로 7.73% 커졌다. 가격 하락압력을 덜 받는 강남을 비롯해 서울 외곽지역 중저가 아파트 매매가도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전세품귀 현상이 심화되면서 서울 저가 아파트 매수세가 늘었기 때문이다.

매맷값은 떨어지겠지만 전세값은 소폭 오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부동산 세금강화와 다주택자 규제로 매도 움직임은 커졌지만 임차인을 위한 정책이 병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산업연구원은 "세금정책으로 짧은기간에 주택을 판매하고자하는 수요는 늘었지만 3기 신도시, 분양가상한제, 세대분리 등으로 전세수요는 늘었다"면서 "내년에는 매매가는 소폭(0.5%), 전세가는 5.0%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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