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천도론' 재점화에 조치원 부글부글…풍선효과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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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람 기자
입력 2020-11-10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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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월~11월 간 세종 최대 거래량 5곳 중 3곳은 조치원

[그래픽=연합뉴스]

여당이 최근 본회의장과 의장실만 남기고 국회를 세종시로 이전하는 방안 추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인근 조치원읍 일대 부동산이 또다시 들썩이는 분위기다. 이른바 '세종천도론'이 언급될 때마다 비규제 지역이자 구도심지인 조치원은 집값이 덩달아 오르며 풍선효과 조짐을 보이고 있다.

10일 부동산 빅데이터 분석 업체인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세종천도론이 처음 거론된 7월부터 이날까지 세종시 최다 거래량 아파트 5곳 중 3곳은 조치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동안 가장 많은 거래가 이뤄진 단지는 조치원읍 죽림리 '조치원자이'(66건)였다. 

이어 아름동 '범지기10단지푸르지오'(65건), 연동면 명학리 '다산청정'(52건), 조치원읍 침산리 '욱일'(51건), 조치원읍 신안리 'e편한세상세종'(48건)이 뒤를 이었다. 

최다 거래량을 차지한 '조치원자이'는 올해로 입주 13년 차를 맞은 1429가구의 대단지다. 이 단지의 전용면적 129㎡는 지난 8월 4억1900만원으로 신고가를 찍은 후 줄곳 4억원대를 웃돌고 있다. 연초보다 2억원가량이 오른 수준이다. 현재 이 평형의 호가는 5억원까지 오른 상태다. 

'욱일'은 1996년에 지어진 오래된 아파트다. 이 단지의 전용 134㎡은 지난 9월 3억5000만원으로 최고가에 거래됐다. 지난해부터 직전까지 거래가로 형성된 1억8000만원에서 2배가량이 올랐다. 

세종천도론이 불거질 때마다 세종시의 집값은 전국 집값 상승률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천정부지로 치솟았다. 세종시 집값이 오르면서 사자 심리가 인근 지역으로 불붙으면서 조치원으로 풍선효과가 일어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부동산스터디 등 부동산 관련 커뮤니티에는 조치원 지역 아파트에 대한 매수 문의 글도 늘어나는 추세다. 

조치원읍 인근 H부동산 대표는 "7월에 처음 세종천도론이 거론되고 세종시 집값이 오르면서 조치원 관련 문의가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면서 "집값도 연초보다 1억5000만원에서 2억원가량 올랐다. 세종시가 오르면서 조치원 역시 계속해서 집값이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서울 집값의 폭발적인 상승이 노·도·강(노원·도봉·강북) 등 서울 저가 지역이나 부평·용인·분당 등 수도권 소외지역의 낙수효과를 이끈 것처럼 조치원에도 불안감에 의한 패닉바잉이 생겨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수요는 세종시 자체도 있지만, 세종시 내에서도 조치원이 틈새시장이 될 가능성이 크다. 세종시는 이미 너무 올라서 심리적 불안감이 있다"며 "조치원은 20년 이상된 노후아파트들이 포진된 비조정·비규제지역이다. 이미 조치원으로 관심을 돌린 수요자들이 꽤 있다고 알고 있다"고 전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수요자들은 단순히 주택시장 동향이나 합리적 판단보다는 '여기까지 오르면 어떻게 하나' 하는 심리적 압박이 작용해서 집을 사기도 한다"면서 "세종시는 전셋값·집값이 모두 많이 올랐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을 경우엔 아직 덜 오른 조치원·대전 인근 지역 등으로 매수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풀이했다. 

그러나 정작 세종시는 지난 9일 여당의 천도론 언급에도 아직 잠잠한 분위기다. 세종시 집값이 이미 오를 대로 오른 데다가 7·10 대책으로 거래 자체가 묶였기 때문이다. 

세종시 도담동 대한공인중개사사무소의 김동호 대표는 "7월에는 매수 문의가 폭증했는데 이번에는 그렇지는 않다. 천도 기대감은 여전히 높지만, 지금은 규제로 인해 거래 자체가 막힌 상황"이라면서 "이번에도 호가는 높아질 수 있으나, 실질적 거래량은 아직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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