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 쌓인 은행들, 비상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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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웅 기자
입력 2020-11-0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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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대銀 당기순익 9% 급감 최악 실적

  • 코로나 장기화…내년 전략짜기 고심

[사진=아주경제 DB]


주요 은행들이 내년 경영전략 짜기에 고심하고 있다. 올해 최악 실적이 예상되는 가운데, 내년 경영환경도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초저금리와 잇단 사모펀드 사태로 이자 및 비이자부문에서 고전이 예상된다. 무엇보다 코로나19 불확실성에 따른 리스크 악화 우려가 적지 않다. 일각에서는 '바이든 시대'를 맞아 은행업이 다시 살아날 것이라는 낙관론도 나온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주요 은행들은 내년도 경영전략 짜기에 돌입했다. 통상 은행들은 11월까지 실적을 바탕으로 다음해 전행 차원의 목표 실적을 설정한다. 현재는 각 사업그룹들이 '큰 그림'에서 내년도 전략 방향을 수립하는 단계다.

은행들이 바라보는 내년 경영환경은 부정적이다. 제로(0)금리 기조에 따라 예전만큼의 이자이익 성장을 기대할 수 없는 데다, 사모펀드 사태로 신뢰가 추락한 탓에 비이자 부문도 위축이 불가피해서다. 무엇보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리스크 관리 부문의 불확실성이 커졌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업은 시장경제에 후행하는 편인데, 코로나19 사태가 더 길어지면 현재 정상채권도 부실화 될 가능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래픽=아주경제]


이미 은행들은 올해 3분기까지 최악의 성적을 냈다. 5대 은행이 올 들어 9월 말까지 거둬들인 당기순이익은 7조576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0%(6822억원) 급감했다. 모든 은행의 순익이 일제히 줄었다. 같은 기간 우리금융을 제외한 다른 금융그룹들의 당기순익이 1.9~4.8% 늘어난 것과 상반된다. 주요 모든 은행이 한꺼번에 실적이 악화한 것은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부실에 대비해 쌓는 충당금을 대거 적립한 영향인데, 은행권은 충당금 이슈가 내년에도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대출에 대한 리스크 확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계기업 비중은 지난해 14.8%에서 올해 21.4%로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기업의 여신 규모는 지난해 116조원에서 올해 176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또 자영업자 30만 가구는 매출 감소가 1년 넘게 이어질 경우 유동성이 부족해져 문을 닫아야 한다. 이들이 보유한 금융부채는 59조원이 넘는다. 지난 6월 한은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담긴 내용으로, 코로나19 진행 상황에 따라 내년도 은행 건전성이 크게 악화할 수 있다는 의미다.

코로나19 특례대출 만기에 대한 추가 연장 가능성이 거론되는 점도 은행으로선 악재다. 은행권에서 대출만기를 연장한 금액은 51조3000억원, 이자상환 유예액은 391억원에 달한다. 현재 대출만기 연장과 이자상환 유예로 부실 인식이 이연돼 연체율 및 부실채권 비율 등 건전성 지표가 개선되고 있지만, '착시효과'라는 것이 공통된 지적이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내년 3월로 연기된 코로나19 대출 만기및 이자상환 유예가 한 차례 더 연장되면, 은행의 표면적인 건전성은 당장 나아지겠지만 은행은 더 큰 리스크를 감내해야 한다"고 말했다.

내년 은행업은 올해보다 좋아질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바이든 시대'를 맞아 교역이 살아나고, 대규모 재정정책으로 시중금리가 오를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한 금융그룹 고위 관계자는 "보호무역주의를 표방했던 '트럼프 시대'와 달리 바이든 시대에는 수출입 거래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며 "은행으로선 여·수신 다음으로 비중이 높은 수출입거래에 따른 이자 및 비이자부문 확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시중금리도 최근 저점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며 "미약하게나마 NIM(순이자마진)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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